얼라인, 스틱에 고강도 주주서한 발송…"자사주 소각하고 승계 계획 밝혀라"

2025-11-24     신준혁 기자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국내 대표 사모펀드(PEF) 운용사(GP)인 스틱인베스트먼트에 공개 주주서한을 보내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요구했다. 10조원이 넘는 자산을 운용하면서 비효율적인 자본 배치와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고 지적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얼라인은 스틱의 정상화를 위해 2026년 1월 19일까지 이사회가 구체적인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할 것을 요구하며 6가지 핵심 제안을 내놨다.

스틱의 지분 7.63%를 보유한 3대 주주 얼라인은 스틱 이사회에 보낸 서한에서 "주가가 펀더멘털 대비 비정상적으로 저평가됐다"고 지적했다. 

얼라인은 "관리, 성과보수 등 안정적 운용수익을 창출하고 있고 장부상 자본총계 2416억원 가운데 GP 출자를 중심으로 한 순금융자산은 2073억원으로 자본총계의 86%에 육박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처럼 낮은 자본수익률은 정상적인 수준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상장사로서 주요 지표가 부진한 점도 꼬집었다. 스틱은 3분기 말 운용자산(AUM) 10조5000억원을 굴리고 있지만 자기자본이익률(ROE)은 0.3%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얼라인은 "지난 1년간 주가는 31.3% 상승했지만 PBR은 3분기 1.5배, 시가총액은 3630억원에 그쳤다"며 "10조원이 넘는 AUM, 우수한 투자 인력을 바탕으로 한 플랫폼 가치가 현금 등을 제외하면 1557억원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스틱이 자기주식 총수 대비 22.19%를 RSU로 부여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선 "핵심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주식보상으로 전환은 당사가 지속적으로 제안해온 사항"이라면서도 "누구에게, 왜, 어떤 조건으로 지급하는지를 상세히 소통하지 않은 것은 문제로 남았다"고 전했다.

 

사진 = 얼라인 파트너스

이에 얼라인은 △차세대 리더십 승계 계획 발표 △임직원 보상 목적을 제외한 잔여 자기주식 전량 소각 △보상 체계, 관리보수 손익 마진, 투자성과 △적정 레버리지 활용을 통한 운용자산 확대 및 수익기반 △중장기 기업 성장 및 주주가치 제고 전략 수립 및 공개 △이사회 독립, 전문성 개선을 요구했다.

얼라인이 주주서한에서 가장 강조하는 점은 자기주식 소각과 승계 계획이다. 얼라인은 스틱은 발행주식총수의 13.52%에 달하는 대규모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으나 이를 임의 처분할 수 있어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도용환 회장 등 핵심 경영진이 60세 이상인 점을 감안해 차세대 리더십 승계 계획을 조속히 발표하라고 주문했다. 펀드 운용 기간이 10년 이상인 업계 특성상 리더십 불확실성은 투자자(LP)들에게 불안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얼라인은 "한국 사모투자업계가 침체되고 있는 이 시점이야말로 스틱이 개선해야 할 과제 중심으로 내부 정비, 구조 개혁, 장기 성장 전략을 수립할 때"라며 "지금은 위기에 대응하고 다가올 기회를 선점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해야 할 골든 타임"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