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역삼 르메르디앙 개발 브리지론 2년 더...'1.3조 채무보증'
현대건설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추진하는 '르메르디앙 호텔부지 개발사업'의 브리지론을 2년 연장하며 설계변경 승인까지의 시간을 벌었다. 현대건설은 시행사 주주로 사업을 주도하고 있으며, 브리지론에 1조3200억원 규모로 채무보증을 약정해 리파이낸싱을 완료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르메르디앙 호텔부지 개발사업에 1조2500억원 한도의 브리지론이 조달됐다. 기존에 확보한 1조원대 브리지론의 만기가 26일 도래함에 따라 차환을 위한 대출을 새로 일으킨 것이다.
현대건설은 브리지론의 105.6%인 1조3200억원 한도로 채무보증을 약정했다. 브리지론 중 9000억원에는 책임착공·책임준공 미이행 시 채무인수, 3500억원에는 연대보증·자금보충 등 신용보강을 제공했다. 채무보증 기간은 최초 기표일로부터 24개월이다.
브리지론의 차주는 마스턴제116호강남프리미어PFV에서 비120PFV로 변경됐다. PFV 지분 55%를 확보해 최대주주였던 디벨로퍼 웰스어드바이저스가 지분을 넥스플랜에 넘기고 사업에서 물러난 데 따른 것이다. 웰스어드바이저스는 공사비와 기간 등에 대해 현대건설과 이견이 있었던 만큼 컨소시엄에서 빠진 것으로 보인다.
PFV의 지분을 넘겨받아 최대주주가 된 넥스플랜은 현대건설과 공동주택 사업에서 파트너십을 쌓아온 디벨로퍼다. 2017년에는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 등을 함께했으며 최근에는 하이엔드 공동주택 '에테르노' 개발, '용인 역삼 힐스테이트' 등에서 협업하고 있다.
PFV는 2021년 1월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120번지에 들어선 르메르디앙호텔 서울을 약 7000억원에 인수해 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다. 다만 2021년부터 대규모 브리지론을 이용한 만큼 금융비용 손실이 누적된 상태다. 지난해 이자비용으로만 580억원이 나가며 자기자본 –1540억원의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그러나 이번 차입구조 장기화로 설계변경 승인까지 여유를 갖게 됐다. 금융비용 손실이 누적된 만큼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설계변경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 창의혁신 디자인 인센티브를 받아 최고 층수와 용적률을 상향하고 오피스텔·호텔 객실도 늘리려 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PFV 지분 약 30%를 가진 2대주주로서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이전 브리지론을 조달할 때는 2027년 9월 착공이 목표였으나 설계변경 추진으로 변동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기존 설계로 인허가를 받아 착공계획을 세웠으나 설계변경으로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