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위고비 성분, 알츠하이머 지연 효과 없다"…임상 실패

2025-11-25     최경미 기자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비만치료제인 위고비의 활성 성분이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억제 가능성을 검증하는 임상시험에서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사진 제공=노보노디스크

24일(현지시간) 노보는 두건의 임상시험에서 비만치료제인 위고비와 당뇨치료제인 오젬픽의 활성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가 알츠하이머의 진행을 늦추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노보는 두 건의 임상시험에서 알츠하이머 관련 생물학지표가 개선됐지만 세마글루타이드가 실제 질병의 진행을 지연시키지는 못 했다고 밝혔다. 당초 임상의 목표는 환자의 인지 저하 속도를 최소 20% 늦추는 것이었다. 

노보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와 세마글루타이드 복용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인 라이벨서스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 발표 전부터 해당 임상의 성공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해왔고 노보도 이를 “복권”에 비유했다. 

노보의 마틴 홀스트 랑게 최고과학책임자(CSO)는 “알츠하이머 분야의 상당한 미충족 수요와 여러 시사적 데이터 포인트를 감안할 때 성공 가능성이 낮더라도 세마글루타이드의 잠재력을 탐색할 책임이 있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알츠하이머는 고령화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환자 비중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치료가 매우 어렵다. 일라이릴리의 키순라와 바이오젠·에자이의 레켐비 등 현재 사용되는 치료제들은 질병 진행 속도를 최대 3분의1 늦출 수 있지만 심각한 부작용을 수반한다. 

이번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덴마크 증시에서 노보 주가는 한때 11% 급락하며 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노보 주가는 올해 들어 실적 전망치 하향과 경쟁 심화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투자자들은 이번 임상이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져서 주가에 반등이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제프리스는 “긍정적인 결과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았지만 성공 가능성이 일부 투자자들을 붙잡아두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결과로 단기적 상승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지난 18개월 동안 노보 주가는 급락한 반면 경쟁사인 릴리는 지난주 제약업계 최초로 시가총액 1조달러를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