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힘주는 삼성전자, AI·로봇 '기술 인재·젊은 리더' 대거 발탁

2025-11-25     권용삼 기자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사진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최근 사장단에 이어 부사장 이하 임원 인사에서 인공지능(AI), 로봇, 반도체 등 분야에서 미래 기술 인재를 다수 발탁했다. 

환율 급등과 공급망 리스크 증가 등 대외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여전한 상황에서 미래 기술 투자에 초격차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래 기술 인재 대거 승진…산업 패러다임 변화 선제 대응

25일 삼성전자는 부사장 51명, 상무 93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6명 등 총 161명을 승진 발령하는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지난해 부사장 35명, 상무 92명, 마스터 10명 등 총 137명이 승진한 것과 비교하면 승진 규모가 커졌다.

삼성전자 정기 임원 인사 규모는 2021년 214명을 기록한 이후 2022년 198명, 2023년 187명, 2024년 143명, 2025년 137명으로 꾸준히 감소했으나 5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번 인사에 대해 삼성전자는 "산업 패러다임의 급속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AI, 로봇,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미래 기술을 이끌 리더들을 중용했다"며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주요 사업분야에서 성과를 창출한 인재들을 승진시키며 인사 원칙을 견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각을 나타내는 젊은 인재들을 과감히 발탁해 세대교체를 가속화했다"며 "불확실한 환경을 돌파할 차세대 경영진 후보군 육성을 지속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세트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과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서 각각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기술 인재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대표적으로 이윤수 DX부문 삼성리서치 데이터 인텔리전스 팀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부사장은 데이터 신기술과 비즈 모델 개발 등을 이끈 데이터 지능화 전문가다. 개인화 데이터 플랫폼의 갤럭시 적용과 AI 서비스를 위한 그래픽처리장치(GPU) 최적화를 주도했단 평가를 받는다.

MX사업부에선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생성형 AI 기술 개발을 주도한 이성진 랭기지 AI 코어기술개발그룹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또 최승기 스마트폰개발5그룹 상무도 이번 인사에서 이름을 올렸다. 최 상무는 다년간의 하드웨어 상품화 개발 경험 및 회로설계 전문성을 바탕으로 갤럭시Z 폴드7에 초슬림·초경량 기술을 성공적으로 적용했다.

 

갤럭시 Z폴드7과 갤럭시Z 플립7을 공개하는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 노태문 사장 /사진 제공=삼성전자

 

로봇 분야에는 최고은 삼성 리서치 로봇 플랫폼 팀장이 상무로 승진했다. 최 상무는 로봇 소프트웨어(SW) 기술 전문성을 보유한 개발 전문가로 자율주행 로봇 개발, 실시간 조작 기술력 등 로봇 분야 기술경쟁력을 확보했다.

DS부문에선 장실완 메모리사업부 솔루션 플랫폼개발팀장이 부사장으로 발탁됐다. 장 부사장은 SW개발 전문가다. 서버용 솔리드스테이드라이브(SSD) 펌웨어 및 아키텍처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차세대솔루션 플랫폼 개발 및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핵심 요소 기술 확보 주도했다.

시스템 LSI사업부에선 박봉일 시스템온칩(SOC)선행개발팀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박 부사장은 풍부한 모바일 SOC 제품 설계 경험을 바탕으로 커스텀 제품 개발을 리드하며 미래 사업 확대를 위한 교두보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연구개발 직군에서 기술 전문가를 임원급으로 대우하는 펠로우·마스터 제도를 두고 있다. 이번 인사 승진한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 반도체연구소 플래시 TD팀 이재덕 팔로우는 플래시 소자 전문가로 고성능 V-낸드 제품을 위한 신소자 개발을 주도하며 제품 특성, 셀 신뢰성을 확보해 차세대 제품 경쟁력을 제고했다.

 

성과주의 원칙 적용…30대 상무·40대 부사장 발탁

삼성전자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주요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리더들을 연공과 서열에 상관없이 승진시켜 성과주의 인사 원칙을 견지하고 미래 리더십을 강화했다.

DX부문에서 모바일 소프트웨어 개발과 스마트폰 기획 경험을 겸비한 상품기획 전문가로, 갤럭시 AI를 적용해 세계 최초 AI폰 등을 기획한 강민석 MX사업부 스마트폰PP팀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에선 이종포 상품화개발그룹장이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부사장은 TV 회로 설계 및 플랫폼  개발 등 풍부한 상품화 경험을 바탕으로 마이크로 RGB TV, 무안경 3D 모니터 등 차세대 제품 개발을 주했다.

DS부문에선 홍희일 메모리사업부 D램 PE팀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D램 평가·분석 전문가인 홍 부사장은 D램 동작 최적화 및 주요 불량 스크리닝을 통해 고대역폭메모리(HBM3E·4)를 비롯해, 고용량 DDR5, 저전력 LPDDR5x 등 주요 제품 완성도 확보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10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5'에 참가해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4와 5세대 제품인 HBM3E의 실물이 전시했다./사진=권용삼 기자

 

파운드리 사업부에선 김영대 제품기술팀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부사장은 반도체 평가분석 전문가로 웨이퍼 특성·불량분석 테스트 방법론 혁신을 통해 선단공정 수율 데이터를 적기 제공하며 2·3나노 수율 및 성능 확보에 기여했다.

또한 이번 인사에서는 두각을 나타내는 젊은 인재들을 과감히 발탁해 세대교체를 가속화하는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돌파할 차세대 경영진 후보군 육성을 이어갔다.

이에 따라 30대 상무는 2명, 40대 부사장은 11명이 배출됐다. 지난해 각각 1명, 8명이었던 데 비해 규모가 커졌다. 이 가운데 30대 상무 2명은 MX사업부 시스템 퍼포먼스그룹장 김철민(39) 상무와 DX부문 삼성 리서치 AI 모델팀 이강욱(39) 상무다.

김 상무는 시스템 소프트웨어 전반을 아우르는 기술 전문성 경험을 바탕으로 단말 경쟁력을 확보했고 이 상무는 생성형 AI 언어 및 코드 모델 개발을 주도한 AI 분야 전문가다.

 

여성·글로벌 인재 중용…다양성·포용성 확대

이번 인사에서 삼성전자는 성별이나 국적을 불문하고 성과 창출과 성장 잠재력을 갖춘 인재 발탁해 다양성과 포용성에 기반한 글로벌 인적경쟁력을 제고했다.

부사장으로 승진한 정인회 DX부문 지속가능경영추진센터 ESG전략그룹장은 ESG 분야 전문성과 국제기구 네트워크 등 폭넓은 업계 경험을 바탕으로 지속가능경영 관련 전략을 제시하고 주요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을 주도했다.

상무로 승진한 이인실 DA사업부 전략구매그룹장은 사업부에서 여성 최초로 생산법인 구매 주재를 역임한 구매 전문가로 원자재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가전사업의 구매경쟁력 확보에 기여했다.

DS부문에선 제이콥주 DSC 화남영업팀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제이콥주 부사장은 중국 영업 전문가로서 메모리, S.LSI 영업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중화시장 개척을 주도하며 중국 법인 거래선 확대 및 판매 극대화를 이끌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2026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경영진 인사를 마무리했다"며 "조만간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