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쇼크 3개월만 회복... 우리은행 해외법인, 'V자' 반등 배경은
우리은행의 주춤했던 글로벌 사업 부문 실적이 만회하는 양상이다. 대규모 충당금 이슈로 상반기 적자를 냈던 해외 실적이 3개월만에 흑자로 돌아서며 기초 체력을 입증했다. 특히 베트남과 미국 등 핵심 거점의 누적 실적이 고공 행진하는 가운데, 각종 위험요인(리스크)을 털어낸 인도네시아 법인이 분기 흑자로 화답하며 반등의 모멘텀을 확보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해외법인 11곳의 3분기 순이익은 361억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34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석달 만에 회복세를 보였다. 금융권에서는 우리은행이 선제적인 비용 처리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하반기부터 다시 '수익 경영' 드라이브를 건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실적 반등을 이끈 주역은 단연 베트남과 미국이다. 두 법인은 고금리와 경기 변동성 속에서도 누적 기준 역대 최대 실적 흐름을 이어가며 우리금융 해외사업의 효자로 자리 잡았다.
베트남우리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51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누적 실적(418억원)보다 24.3% 성장한 수치다. 3분기 단독으로 봐도 161억원을 벌어들여, 전년 동기(133억원) 대비 이익 폭을 키웠다. 현지화 전략에 기반한 리테일 영업과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이 시너지를 내며 외형과 내실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의 질주도 매섭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누적(254억원) 대비 43.8% 급증했다. 3분기 단독 실적 역시 112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85억원)보다 31.7% 늘었다. 철저한 현지 우량 기업 위주의 영업 전략이 적중하며 수익성이 구조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시장의 우려를 샀던 인도네시아 법인도 '정상화' 신호를 켰다. 우리소다라은행은 3분기 단독 기준 75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흑자로 돌아섰다. 2분기 금융사고 관련 충당금을 대거 반영하며 739억원의 순손실을 냈던 충격에서 벗어난 셈이다.
비록 우리소다라은행이 상반기 손실 때문에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529억원의 적자를 기록 중이지만, 3분기 들어 본업인 은행 영업에서 다시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
캄보디아 법인의 체질 개선도 눈에 띈다. 캄보디아우리은행은 3분기 순이익으로 누적 기준 1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으로 118억원의 순손실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턴어라운드다. 다만 3분기 단독으로는 50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우리은행의 해외 포트폴리오가 특정 지역의 변동성을 다른 지역의 성장으로 상쇄할 수 있는 '균형 잡힌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인도네시아가 잠시 주춤할 때 베트남과 미국이 빈자리를 채우고, 다시 인도네시아가 분기 흑자로 복귀하며 전체 파이를 키우는 선순환 구조가 확인됐다는 것이다.
또 3분기 순이익 흑자 전환은 향후 실적 퀀텀 점프를 위한 바닥을 다졌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중국 법인 등이 아직 조정기를 거치고 있지만, 핵심인 동남아와 미주 라인이 견고해 내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오히려 높아지는 분위기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2분기에 잠재 부실 요인을 보수적으로 반영해 털어낸 만큼, 3분기부터는 경상적인 이익 체력이 온전히 숫자로 증명되고 있다"며 "베트남과 미국의 고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인도네시아의 영업력을 회복해 글로벌 부문 이익 기여도를 지속적으로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해외법인은 △우리아메리카은행(미국) △홍콩우리투자은행(중국) △중국우리은행 △러시아우리은행 △우리소다라은행(인도네시아) △브라질우리은행 △우리파이낸스미얀마 △우리웰스뱅크필리핀 △베트남우리은행 △캄보디아우리은행 △유럽우리은행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