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설비투자 숨 고르기...R&D·반도체 방점

2025-11-25     김덕호 기자
현대모비스 용인연구소 /사진 =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의 설비투자가 최근 3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반면 연구개발비는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대규모 설비투자에 집중됐던 투자의 축이 전동화 모듈·차량용 반도체 등 R&D 영역으로 이동했다. 

25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올 3분기까지 공장 신설·증설 및 보완에 9765억원을 지출했다. 전년 동기(1조5357억원)보다 36.4% 줄어든 규모다. 2023년(1조1920억원)보다도과 비교해도 18.1% 적다.  

 

자료=현대모비스 분기보고서

 

현대모비스의 설비투자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가파른 증가세를 보여왔다. 현대차그룹 확장에 맞춰 부품, 배터리 시스템 증설이 단행됐기 때문이다. 연도별 설비투자(CAPEX) 집행액은 △2021년 9555억원 △2022년 1조476억원 △2023년 1조8815억원 △2024년 2조1600억원으로 매년 17~34%씩 늘었다.

올해는 북미 공장 증설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며 투자액이 줄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자동차그룹 북미 전동화 공장(HMGMA)에 연간 30만 대 규모의 배터리 시스템 및 부품 모듈 공급 계약을 따냈다. 현재는 공장 건설 및 증설을 마치고 완공된 설비의 가동을 본격화하면서 자동화·효율화 작업에 초점을 맞추는 단계다.

연초 제시한 CAPEX 목표를 채우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국내외 법인에 총 2조4254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올 3분기까지 집행률은 40.3%에 그쳤다.

 

자료=현대모비스 분기보고서

 

연구개발비는 줄이지 않았다. 현대모비스가 올 1~3분기까지 지출한 연구개발비는 1조385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조2876억원)보다 7.6% 많았다. 연도별 연구개발비 집행액은 △2021년 8244억원 △2022년 9831억원 △2023년 1조1140억원 △2024년 1조2876억원 △2025년 1조3852억원으로 매년 증가추세다.

연구개발 방향도 다양해졌다. 내연차 부품, 샤시에 집중됐던 개발범위는 전동화 및 핵심부품, 배터리 시스템으로 확대됐다. 또 질적인 투자는 계속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 조성, 협업체계 구축을 공식화했고 최근에는 전력반도체 내재화 로드맵을 밝혔다. 

차량용 반도체 부문 연구는 제품 양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전동화 배터리 관리 반도체(BMS) △샤시·에어백 제어용 반도체 △램프용 LED 구동 칩 등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 등을 양산하고 있다. 또 2026년에는 전기차 인버터용 실리콘 IGBT(Si-IGBT), 2029년은 차세대 소재인 SiC(실리콘카바이드) MOSFET은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전기차 전환이 속도를 내면서 수요처들이 요구하는 부품, 모듈 종류가 다양해졌다"며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그룹의 반도체 내재화 비전에 맞추기 위한 연구개발 수요가 예전보다 많이 늘어난 상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