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만 야구 열기 잇는다…컴투스, '컴프야V e스포츠'로 장외홈런 도전[테크체인저]
국내 프로야구가 1200만 관중 시대를 맞은 가운데 컴투스가 2026년 초 자사 야구게임 '컴투스프로야구(컴프야)V'의 소규모 대회를 시작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대규모 e스포츠 상설리그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실시간 플레이어간대결(PvP) 이용률이 급증하고 네트워크와 관전 시스템이 대폭 개선되면서 e스포츠화의 기반이 갖춰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5일 서울 금천구 컴투스사옥에서 <블로터>와 만난 홍지웅 BB제작총괄(상무)과 김정호 BB사업본부장(이사)은 "컴프야V는 실시간 대전과 관전의 재미가 매우 뚜렷한 구조"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내년 초 이용자 대상의 시범 e스포츠 대회를 준비 중이며 이후 점차 규모를 키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컴프야V' 이용자 30% PvP 즐긴다
컴프야 시리즈에는 '컴프야'와 '컴프야V'가 있다. 두 게임 모두 한국프로야구(KBO)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한 컴투스의 프로야구 게임이다. '컴프야'가 카드를 수집·육성하는 재미가 결합된 게임이라면 '컴프야V'는 팀플레이 기반의 캐주얼 게임이다. 이 가운데 e스포츠를 준비하는 작품은 '컴프야V'다.
'컴프야V'가 e스포츠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실시간 PvP가 핵심 플레이 요소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이 있다. 홍 총괄은 "'컴프야V'의 경우 전체 이용자의 30% 이상이 실시간 PvP를 거의 매일 즐긴다"며 "e스포츠로 확장할 충분한 기반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컴투스는 기술과 시스템을 고도화했다. 네트워크 지연 시간도 실시간 대전에 맞춰 최적화해 0.3초 이내로 줄였다. 게임 플레이를 TV중계처럼 보여주는 관전자 모드도 전면 개편했다. 홍 총괄은 "관전자 시점 전환, 연출, 화면 구성 등을 대폭 재편해 실시간 중계를 보듯 생생하게 구현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게임 내에서 대회를 열 수 있도록 필요한 기능 대부분을 정비해놓은 상태"라며 "우선 회사가 주관하는 시범대회로 시작해 장기적으로는 이용자 주도의 자율대회까지 이어지는 생태계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쟁 콘텐츠 확장도 e스포츠화를 염두에 둔 조치다. 컴투스는 '컴프야V'의 이번 시즌 '랭킹 챌린지'를 1024강까지 넓히며 경쟁구조를 강화했다. 김 본부장은 "초보 이용자도 상위권 진입이 용이하도록 진입장벽을 낮췄다"며 "향후 리그 운영의 기반이 될 중요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야구 인기 속 '높은 재방문율' 유지
'컴프야V'의 e스포츠 추진은 게임의 상승세와도 맞물려 있다. 김 본부장은 "올해 프로야구 관중이 1000만명에서 1200만명으로 20% 증가한 영향으로 '컴프야V' 이용자가 50% 늘었다"며 "매출도 그에 비례하거나 그 이상 높아져 내부적으로 매우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높은 리텐션(재방문율)도 성장동력이 됐다. 김 본부장은 "지난해 기록한 최고 수준의 리텐션이 올해도 이어졌다"며 "신규 유입도 증가했지만 기존 이용자 유지 효과로 전체적으로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최근 몇년간 '컴프야' 시리즈의 10대 이용자 비중도 꾸준히 늘고 있다. 내부 조사에 따르면 '컴프야V'의 10대 이용자는 약 35%에 달했다.
컴투스는 장기 라이브 서비스에서 피할 수 없는 진입장벽 문제도 인지하고 있다. 홍 총괄은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기존 자산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초보자 가이드와 보상 구조를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얼리티 확장'은 올해에 이어 내년 업데이트의 핵심이다. 컴투스는 올해 초 '컴프야V'에 국내 프로야구와 동일한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을 도입했다. 또 선수 얼굴은 3D스캔으로, 장비는 레이저스캔으로 구현한다. 실제 경기 결과 예측 이벤트, 구단·선수 중심의 영상 협업 확대에도 나섰다.
홍 총괄은 "오랜 기간 사랑받아온 '컴프야'가 앞으로도 이를 이어갈 수 있도록 향후 10년을 탄탄히 준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게임은 이용자와 함께 만들어가는 서비스라고 생각한다"며 "내년에는 이용자 의견을 보다 빠르게 반영해 리얼리티, 초보자접근성 강화를 유기적으로 연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