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뇌관 점검] 롯데건설, 브리지론 보증금액 '3조' 우발채무 리스크

2025-11-25     나영찬 기자

건설사의 PF 우발채무를 점검합니다.

서울 서초구 롯데건설 본사 /사진=네이버 거리뷰

 

롯데건설은 2022년 말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은 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대수술을 감행했다. 올해 PF 보증금액을 2조5000억원까지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힌 후 외형을 줄이는 성과를 보였다. 다만 우발채무 현실화 가능성이 높은 브리지론 해소가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 부담이다.

 

PF 보증 감축 불구 브리지론 여전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PF 보증금액은 3조1337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3.77%(5005억원) 감소했다. 올해 정비사업을 포함한 PF 보증금액을 2조5000억원으로 감축하기 위해 본PF와 담보대출 전환, 사업권 매각 등에 나서 우발채무 규모를 줄일 수 있었다.

그러나 우발채무 현실화의 뇌관인 브리지론 보증금액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브리지론은 주로 미착공 사업장의 토지를 매입하기 위해 일으키는 대출이다. 사업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금리가 높고 우발채무가 실제 손실로 전이될 가능성도 높다.

 

9월 말 기준 롯데건설 PF 현황 /그래프=감사보고서

 

롯데건설의 브리지론 보증금액은 9월 말 기준 3조337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6.74%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 중 8209억원이 연내 만기 도래해 본PF 전환 또는 차환이 필요하며 7546억원은 내년 9월 전 만기를 맞는다. 1년 이상 만기가 남은 브리지론은 1조4282억원이다.

롯데건설은 PF 우발채무에 따른 잠재적 재무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는 6월 롯데건설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하향 조정하며 자본 대비 막중한 PF 우발채무를 지적하기도 했다.

 

홈플러스 등 위험 사업장 대응 관건

롯데건설의 PF 우발채무는 부동산 호황기에 공격적인 수주에 나서면서 빠르게 증가했다. PF 우발채무 규모는 2020년 말 3조6000억원에서 2021년 말 5조4000원으로 53.72% 늘었고 2022년 말에는 6조8000억원까지 확대됐다.

2022년 강원도의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로 PF 유동화 시장이 경색되면서 차환에 어려움을 겪으며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롯데케미칼 등 그룹 계열사의 도움으로 2조3000억원의 프로젝트샬롯펀드를 조성해 우발채무가 현실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PF 리스크를 차환과 선별 수주 등으로 줄이고 있으나 자기자본과 유동성 대비로는 여전히 과중한 수준이다. PF 보증의 상당 부분을 미착공 사업장이 차지하고 있어 우발채무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홈플러스 개발사업은 매장의 영업중단이나 임대료 미납 등으로 임대차 계약이 해지되고 기한이익상실(EOD)로 공·경매로 처분될 경우 후순위 보증인인 롯데건설의 자금보충 의무가 발생할 수 있다.

한기평은 "지방과 수도권 외곽, 홈플러스 개발사업과 관련된 PF 보증이 실질적인 손실로 전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롯데건설은 만기 연장과 본PF 전환 등으로 PF 리스크에 대응하고 우발채무 부담이 높은 사업장은 사업성 평가를 강화하며 관리할 예정이다. 또 사업 리스크와 재무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내부 시스템을 보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