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9월 주택가격 상승 둔화…AI 파급효과?
미국의 주택가격 상승률이 둔화를 이어가는 가운데 그 배경에 인공지능(AI) 열풍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전역의 주택가격을 나타내는 스탠더드앤푸어스(S&P) 코털리티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지난 9월 전년 동월 대비 1.3% 상승했다. 이는 8월의 1.4% 상승에서 낮아진 수치다.
일각에서는 주택 가격이 임금 대비 과도하게 오르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상당수의 잠재적 구매자가 시장에서 이탈해 상승세가 둔화됐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또 다른 요인으로 AI 도입으로 인한 고용 둔화를 꼽는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부동산·금융학과의 수전 왁터 교수는 최근 주요 기업들이 대규모의 감원을 단행하고 채용을 줄이며 경제 전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며 주택 수요가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사람들은 앞으로 무엇이 다가올지에 대해 걱정하는 것 같다”며 “이런 불확실성이 구매자들이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왁터는 주택가격이 소득계층 간 소비 양극화가 심화되며 나타난 이른바 ‘K자형 경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소득층은 올해 AI 열풍으로 인한 증시 호조와 주택 가격 상승 덕분에 지출을 이어가고 있지만 저소득층은 고물가 장기화와 고용시장 위축으로 소비를 줄이고 있다.
왁터는 많은 소유자들이 집을 팔지 않아 매물이 부족한 가운데 주택을 구매할 여력이 있는 사람들이 높은 가격을 감당할 수 있어서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완만하게나마 상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AI 중심 경제의 강세가 가격을 떠받치고 있지만 동시에 AI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주택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질로우의 올페 디붕기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12개월 동안 주택가치지수가 1.2%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그는 이 수치가 고용시장 상황이 안정적이라는 전제 하에서 나온 것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예측은 무의미해진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