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은 독인가 약인가?

2007-01-12     ksw1419
부시 대통령이 어제(11일) 이라크 병력 2만1000명 증원을 전격 발표, 정치적 핵심 쟁점사항으로 급부상 한 가운데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최저임금 인상문제가 미국의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 문제는 미군의 추가 파병 등 부시의 대 이라크 정책을 둘러싼 논란에 가려져 큰 주목을 받지는 못하고 있지만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책목표 가운데 하나로 미국 경제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중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현재 미국의 최저 임금은 지난 97년 이후 10년간 한 차례도 인상되지 않은채 시간당 5.15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이를 시간당 7.25불로 인상, 열악한 노동환경 및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여전히 공화당이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고 있는 데다 CNN 등 상당수 미국의 보수언론들도 최저임금 인상에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아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저녁 7시와 9시에 방송되는 CNN의 시사뉴스프로그램 ‘글렌 백’에서는 10일(현지 시각) '리얼 스토리'란 코너를 통해 "최저 임금 인상은 사실상 정치적 이슈에 불과하다"며 "최저임금 인상을 지지하는 의원들은 빈곤층을 대변하는 것처럼 포장되고 또 최저임금 인상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빈곤층의 고통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로 매도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최저임금 인상은 물가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에게 불이익을 초래하는 한편, 최저 임금제도에 의거 종업원들의 월급을 주고 있는 중소기업 및 식당 등지의 일자리 감소를 초래, 결과적으로는 고용불안을 가져와 결코 노동자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는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대해, 최저 임금의 인상에 찬성하는 정치인들과 시민단체들은 우선 열악한 노동환경 및 빈곤에서 고통받는 최하층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최저 임금의 인상이 단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또 지난 10년간 가파른 물가상승과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최저 임금이 동결된 것은 지나치다고 역설하며 최저임금 인상이 중소기업체의 일자리 감소를 유도해 고용불안으로 이어진다 주장은 증명되지 않은 억측에 불과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사실, 현재 미국의 최저임금은 몀목상으로는 시간당 5.15달러이지만 많은 불법체류자 신분의 노동자들은 이에도 훨씬 못미치는 시간당 3~4달러를 받으며 많은 사람들이 기피하는 소위 3D업종에 종사하며 미국 경제의 한 축을 떠받치고 있다. (메사추세츠 등 일부 미국의 잘 사는 주에서는 연방의회가 정한 최저 임금보다 높은 수준의 최저임금을 주법으로 보장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더욱이 앞서 말한대로 지난 10년간 미국경제는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보여왔으며 물가도 크게 올라 최소한의 삶을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도 크게 늘어난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최저임금 인상 문제가 나오기만 하면, "최저 임금 인상은 소비자 여러분의 피해로 돌아올 것이며 일자리 감소로 노동자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들 것"이라는 거의 협박에 가까운 반대 목소리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과연, 최저임금 인상은 경제에 독일까 약일까? 이에 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최저임금 인상이 노동자들의 삶의 질과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선행되어야 할 듯 싶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최소한의 삶의 질도 보장하지 못하는 최저임금을 받는 많은 노동자들의 피와 땀을 딛고 있는 경제성장은 과연 정당한 것이가라는 질문도 같이 던져야 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