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터포럼] 웹과 데스크톱의 융합…RIA발 '빅뱅'을 논하다
2007-01-14 황치규
리치 인터넷 애플리케이션(RIA)이 그 주인공입니다. RIA란 말은 한두번씩은 들어들 보셨겠지요? X인터넷으로도 알려진 RIA는 PC와 인터넷의 컨버전스(융합)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웹과 데스크톱의 장점을 결합해 인터넷 환경을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처럼 역동적이고 편리하게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브라우저를 거치지 않고 데스크톱과 같은 수준의 인터넷 애플리케이션을 쓸 수 있게 하는 것도 포함하고 있지요. 요즘 나오고 있는 각종 위젯 프로그램들은 RIA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첨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RIA 시대를 이끄는 대표적인 업체중 하나가 어도비시스템즈입니다. 플래시와 PDF로 유명한 어도비는 올 상반기 아폴로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인데, 아플로를 앞세워 데스크톱과 인터넷의 경계를 무너뜨린다는 야심찬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이에 블로터닷넷은 한국어도비시스템즈의 옥상훈 차장을 초청해 'RIA의 현재와 미래'란 주제로 제2회 블로터포럼을 진행했습니다. 국내 최대 자바 커뮤니티인 JCO회장으로도 활동중인 옥상훈 차장은 이날 포럼에서 RIA 기술이 몰고올 인터넷 환경 변화에 대해 의미있는 얘기들을 많이 해주었습니다.
-일시: 2006년 1월 10일(수) 오후 4시
-장소:블로터닷넷 사무실
-초청자: 옥상훈 한국어도비시스템즈 차장(JCO 회장)
RIA, 차세대 애플리케이션의 핵심이 될 것
블로터: 요즘 RIA란 말이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아직까지 명쾌하게 다가오지 않는 면도 있는데요, RIA에 대한 간략한 브리핑을 부탁드립니다.
옥상훈: X인터넷으로도 불리우는 RIA는 클라이언트/서버(CS)와 웹의 장점을 같이 누릴수 있도록 하는 것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CS처럼쓰고 싶은데, 아직 웹은 이를 받쳐주지 못하는 측면이 있죠. 사용자 편의성에서 보면 웹기반 애플리케이션은 데스크크톱에 비해 떨어집니다. 이를 극복한게 RIA입니다. HTML으로는 CS 환경처럼 만들 수 없습니다. 그러나 확장성표기언어(XML)이라면 가능해 집니다. 어도비의 경우 RIA 플랫폼으로 플래시 플레이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RIA는 앞으로 차세대 플로젝트에서 대세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가트너는 2010년에 이르면 신규 애플리케이션 개발 프로젝트중 적어도 60%가 RIA 기술을 채택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HTML이 없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HTML로 해야하는 것도 남아있을 테니까요.
블로터: 최근 RIA트렌드는 어떻습니까? 블로고스피어에서는 어도비와 MS의 경쟁을 많이 언급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옥상훈 : 크게 두가지 흐름이 있습니다. 하나는 웹에 데스크톱의 장점을 결합하는 쪽이고 다른 하나는 데스크톱에서 웹의 장점을 흡수하는 경우입니다. 전자는 어도비가 주도하고 있는 후자는 MS가 전략적으로 밀고 있지요. 디바이스 환경도 중요한 변화입니다. 현재 RIA는 PC중심에서 모바일 등 다양한 디바이스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휴대폰에 어도비 플래시 라이트 기술이 탑재되는게 대표적입니다.
MS는 아직까지 휴대폰은 점령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곧 넘보겠지요. 곧 무언가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구글은 웹기반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데스크톱과의 융합보다는 순수 웹기반을 향해 달리고 있는 것이지요. 아작스로 RIA 환경을 구현하기가 쉽지는 않는데, 구글이 내놓은 결과물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습니다. 이정도 상황을 현재 추세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블로터 :웹2.0이 확산되면서 RIA가 더욱 주목받고 있는 듯 합니다. 웹2.0과 RIA의 연계성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이런 가운데 웹2.0의 대명사로 불리우는 구글은 웹에 대한 인식을 확 바꿔놨습니다. G메일, 구글맵, 구글 캘린더 등은 PC에 설치하지 않고 웹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는데, 웹도 대량의 데이터를 볼 수 있고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또한 편리하다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이에 따라 사용자들은 앞으로 점점 윈도 애플리케이션과 같은 웹 환경을 요구하게 될 것입니다. RIA에 대한 요구도 더욱 올라가겠지요.
"웹과 데스크톱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블로터 : 사용자 입장에서 RIA의 확산은 어떤 의미로 봐야할까요?
옥상훈 : RIA가 확산되면 웹과 데스크톱과의 경계가 없어지게 될 것입니다. 웹을 쓰는지 데스크톱애플리케이션을 돌리고 있는 것인지 헷갈리게 될 것이란 뜻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기 위해 브라우저를 거칠 필요도 없어질 것입니다.
브라우저가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지금과 같은 위상은 갖지는 못할 것입니다. 브라우저보다 편한 방법이 있다면 그렇게 하는 사용자들이 늘어나겠지요. 사용자들은 쓰고있는게 데스크톱인지 웹애플리케이션이 알수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하다 보면 웹브라우저를 통해 인터넷을 쓴다는 생각은 많이 약화될 것 같아요.
지금은 컴퓨터와 휴대폰이 따로따로 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다같이 움직이게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어도비는 아폴로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아폴로는 브라우저를 거치지 않고 애플리케이션을 쓸 수 있는 운영 환경으로 보시면 될 듯 합니다.
블로터 : 블로거들 사이에서 말씀하신 아폴로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SW제국' MS와의 경쟁도 흥미로워 보이는데요.
옥상훈 : 아폴로는 플래시 플레이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아래 플랫폼을 확장하기 위해 내놓은 것입니다. 아작스로 구글처럼 만들기는 쉽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개발자들이 그렇게 하려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할 거에요. 이를 감안하면 플래시는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아폴로로 인해 개발자들은 폭넓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폴로는 플래시, PDF, HTML을 모두 지원하기 때문입니다. CS에서 웹으로 전환할 당시 CS 개발자들은 웹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면이 있었습니다. 지금에 와서야 웹에 겨우 적응해 있는 상황이라고 할까요. 이런 가운데 아폴로는 CS처럼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API를 제공하게 됩니다. 이렇게되면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도 많이 활성화되지 않을까 싶어요.
블로터 : 아폴로는 어떻게 배포할 계획입니까?
옥상훈 : 무료로 설치할수 있도록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할 것입니다. 아폴로도는 설치한뒤 바로 쓸 수 있어요. 윈도와 매킨토시용이 따로 배포될 예정입니다. 아폴로는 애플리케이션 매시업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블로터 : MS와의 경쟁을 좀더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좀더 구체적인 설명 부탁드립니다.
옥상훈 : MS는 지난해 12월 WPF 발표했는데, 잘만들었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습니다만 MS는 OS에서 웹으로 어도비는 플래시 기반 웹에서 데스크톱으로 접근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사용자들에게는 별 차이가 없을 거에요. 둘다 비슷 비슷하게 보일 겁니다. 결국 MS와 어도비는 직접적인 경쟁 관계입니다. 웹기반 중심주의를 고수하는 구글과는 다른 모델이구요.
지금 RIA 개발자층은 플래시와 닷넷 진영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아폴로와 WPF가 나온다고 해서 이 구조가 크게 흔들릴것 같지는 않아요. 어도비 개발자들은 아폴로를 MS 개발자들은 WPF를 받아들이겠지요. 관건은 신규 개발자들을 어떻게 붙잡느냐 하는 것입니다.
대학생들이나 프로그램 입문자들이 어느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입니다. MS로 가면 자바나 플래시 개발자들은 구하기 힘들어지겠지요. 어도비의 전략은 그 반대 상황을 연출하는 것입니다.
블로터 : JCO 회장으로 활동하고 계시잖아요? 자바 개발자 입장에서 아폴로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옥상훈: : 원칙으로 이 부분은 말하기가 좀 조심스럽습니다. 개발자 입장에서 전망은 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희소가치가 있으니까요.
블로터 : 어도비는 지난해 파이어폭스를 공급하는 모질라 재단과 손을 잡고 타마린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까요?
옥상훈 : 타마린은 어도비가 모질라에 '액션 스크립트 버추얼 머신' 소스코드를 기증하고 모질라는 이에 기반한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뛰운다는게 골자입니다. 개발자들이 어도비 플래시 플레이어와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를 위한 인터렉티브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거에요.2008년이면 어도비 엔진을 장착한 파이어폭스가 나올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자바와 액션 스크립트를 둘다 배워야 하는 개발자들의 불편은 없어질 것입니다.
타마린 프로젝트를 통해 어도비는 파이어폭스를 우군으로 확보하게 됐습니다. MS와는 대립각을 더욱 분명하게 세운 셈이죠. MS는 압박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셔도 될 듯 합니다.
블로터 : 오늘 말씀 잘들었습니다. 듣고보니 RIA로 인해 인터넷 사용 환경에 큰 변화가 몰려오고 있는 듯 합니다. 2007년은 그 변화가 가속화되는 원년이 될 것 같구요.
옥상훈 : 기술적인 설명을 하다보니 내용이 좀 어렵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RIA는 올해는 물론 앞으로도 계속 주목해야할 기술입니다. 인터넷 사용 환경에도 많은 변화를 일으킬 것입니다. 어도비와 MS와의 경쟁도 이미 시작됐습니다. 관심있게 지켜봐주셔도 좋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