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수다떨기]국산 SW의 생산성이 아쉽다

2007-01-15     도안구

오늘(15일) 국내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업체인 티맥스소프트가 올해 1천3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평균 759명의 직원수도 1천200여명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한다. 매출이 느는 만큼 그에 비례해 인원도 유사한 수준으로 늘고 있다. 단순 비교로 1인당 1.08억원의 구조다. 이런 수치는 핸디소프트도 엇비슷하다. 지난 2005년 핸디소프트는 220명 기준으로 24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1인당 1.09억원 정도다. 올해도 이와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이 급속도로 늘어났지만 수익면이 크게 개선됐다고 보기 힘든 구조다. 보안 소프트웨어와 보안장비 업체인 안철수연구소는 지난해 유니포인트의 인력 40명을 인수해 총 400명 정도의 인원이 근무한다. 안연구소는 2005년 350명 정도 인원으로 403억원을 달성했다. 다른 업체에 비해 그나마 나은 수치다.


단순 비교를 하기는 어렵지만 오라클의 경우 2006년 회계 기준(2006년 5월)으로 5만6000명이 143억달러(14조3000억원)를 달성했다. 1인당 약 2.6억원 수준이다. 인원수나 매출이 인수합병으로 급상승하기는 했지만 국내 기업들의 1인당 매출액과 비교가 된다.


이와 관련해 국산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해외 업체와 단순 비교는 곤란하다"고 입을 모은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여전히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의 토양이 척박한 상황에서 해외 업체와 일대일 비교는 너무하다"고 밝혔다. 또 시장 규모면에서도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사업을 벌이고 있는 외국업체들과 국내업체들을 비교하는 것은 억울하다고 입을 모은다. 


일순 타당한 것 같기도 하지만 기자의 입장에서도 반론을 제기하고 싶다. 척박한 국내 시장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해외시장 개척에 여념이 없다. 쉽지 않은 길이란 점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몇몇 업체들은 국내 대표적인 기업들을 집중 육성해 '스타 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자는 목소리도 있었다.


안방에서 확실한 시장 점유율이 뒷받침돼야 해외 진출도 그만큼 수월하다는 입장이었다. 이는 국내 제조업체들이 걸어왔던 길이다. "SAP가 독일 시장에서 80%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는 말도 증거로 제시된다. 


쉽게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는 별개로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국산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몇만명이되는 직원을 확보하고 운영체제와 데이터베이스, 전사적자원관리 같은 인프라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업체들과 국산 업체들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억울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타고난 운명을 한탄한다고 해결책이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최근엔 새로운 인력은 유입되지 않고, 그나마 있던 핵심 인력들은 포털 업체나 게임 업체들로 이직하고 있다. 내우외환의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생존'이 급선무지 '생산성 향상'은 배부른 소리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1999년말부터 IT 분야 취재를 해 온 입장에선 그 때도 위기였다. 아니, 위기가 아닌 적이 한번도 없었던 것 같다. 어차피 위기는 계속돼 왔다. 그정도면 위기 관리에 대한 적절한 해법도 마련돼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생존을 넘어선 새로운 비전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