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는 애플리케이션 회사와 친구"

2007-01-18     도안구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양경호 이사는 "통합 커뮤니케이션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기업 내 수많은 응용프로그램들과 네트워크와 통신 인프라와 접목이 필수적이다. 응용프로그램 개발 회사들과 협력하기 위해 시스코 유니파이드 애플리케이션 환경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인프라 구축에 집중했던 시스코시스템즈가 이제는 고개를 들어 응용 프로그램 업체와의 협력에 매진하려고 하고 있다. 시스코는 이미 본사 차원에서 이런 메시지를 전달할 바 있다. The Cisco Unified Application Environment  라 통칭되는 이 지원 정책은 그룹웨어 개발 업체들이 SIP 기반의 인프라와 밀접하게 연동될 수 있는 미들웨어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 미들웨어에는 애플리케이션 디자이너와 애플리케이션 서버, 미디어 엔지 등이 포함돼 기업 내 응용프로그램과 데이터를 음성과 비디오를 좀더 빠르게 연동하고 관리도 자동화시킬 수 있도록 돕는다. 전세계 그룹웨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IBM과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은 물론 각 나라별 그룹웨어 업체들과의 협력도 한층 탄력을 받아 기업들이 좀더 손쉽게 통합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수용하고 이를 통해 생산성 향상을 도모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시스코는 그동안 IP PBX나 IP 전화기 등 통합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분야에 집중해 왔다. 조직과 인력도 여전히 하드웨어 기반이다. 애플리케이션 업체들과의 협력을 단행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대해 양경호 이사는 "물론 그런 면이 없지 않지만 플랫폼 제공 업체들 중 애플리케이션 업체들을 끌어앉기 위한 행보를 한 곳도 시스코가 먼저다. 시스코와 협력을 하면 그룹웨어 업체들도 기존 고객은 물론 신규 고객 확보에도 상당히 유리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동안 기업들도 그룹웨어와 기업용 메신저를 사용해 왔지만 최근에야 통신 인프라와 연동하고 있다. 이는 SIP라는 새로운 표준 프로토콜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SIP는 수많은 IP 프로그램들이 통신 인프라 위에서도 가동될 수 있도록 마련된 표준안이다. 기존에는 통신용 특화 프로토콜들이 존재해 왔는데 이런 프로토콜을 사용해서 응용프로그램과 연동하기에는 쉽지가 않았다. 통신 인프라 개발자들은 IP 기반의 응용프로그램 이해도가 떨어졌고, 그 역도 마찬가지였다. 이제는 이런 벽이 허물어졌서 손쉽게 연동을 하면 된다. 이런 시장에 발빠르게 들어가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전략이다.


시스코는 지난 2006년 4월 말에 '시스코 IP폰 애플리케이션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한 바 있다. 시스코의 IP폰 위에 얹어질 2바이트 지원 한글 응용 프로그램들을 많이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면서 동시에 국내 개발자들에게도 시스코의 존재를 들어내면서 향후 시장은 SIP 기반의 응용프로그램이 주도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기획됐었다.


공모전에는 총 90여 명의 일반인, 대학생, 회사원들이 참여해 초기 행사에도 뜨거운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양경호 이사는 "올해도 관련 공모전을 진행할지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이런 행사를 통해 시스코가 애플리케이션 개발사는 물론 많은 개발자들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업체로 인식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시스코의 행보 중 지난해 10월 30일 인수합병한 이동통신용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오레이티브(Orative) 인수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스코는 자사의 통합 커뮤니케이션 포트폴리오를 휴대폰이나 스마트폰 등과 같은 이동통신 기기로 까지 확장시킬 수 있게 됐다. 단순히 기업 내 유선 통신 분야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오레이티브는 시스코 통합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의 커뮤니케이션과 협업 기능을 기업용 휴대폰 사용자에게까지 확장시키는 이동통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휴대폰 사용자들은 오레이티브의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회의를 조정하고, 동료들과 협력하며, 유니티(Unity) 음성메일 메시지의 정보를 확인하고, 원치 않는 전화나 스팸은 걸러내는 동시에 개인과 회사 전화번호부로 안전하게 접속할 수 있다.


시스코와 오레이티브는 통화 조절을 위해선 시스코 통합 콜매니저(Cisco Unified CallManager)를, 협업을 위해서는 시스코 미팅플레이스 (Cisco MeetingPlace)를, 그리고 음성메일 플랫폼으로는 시스코 유니티(Cisco Unity) 솔루션을 사용함으로써 휴대폰을 비즈니스 기기로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런 메시지가 고객들에게 얼마나 제대로 전달될 수 있을지가 올해 시스코코리아 행보를 지켜보는 관전 포인트다. 현재는 인프라 구축 자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고객들이 투자 대비 효과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어서다. 이에 대해 양경호 이사는 "고객들은 지금 사용하는 전화기와 IP전화기의 가격만을 비교해 투자 대비 효과가 낮은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일반 전화기를 사용할 때 투자되는 가입자 카드나 교환기, 교환기의 관리 이슈 등과 향후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할 수 있는 대목까지 본다면 충분히 투자 매력이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또 "단순히 전화기와 교환기를 교체한다는 시각에서 이를 교체할 경우 기업의 통신 문화가 바뀌고, 이미 구축된 수많은 기업용 응용프로그램들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으로 시야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