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시장에서 유통의 힘은 여전히 막강"
"마이크로소프트(MS), 나모, 오토데스크, 어도비(Adobe), 이스트소프트, 안철수연구소, 시만텍(Symantec), 한글과컴퓨터, 오라클(Oracle), IBM"
모두 알만한 회사들입니다. 이 회사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생각이 나셨나요?
이외에도 몇몇 회사가 있습니다만 시간이 갈수록 패키지에 담겨져 고객을 찾는 제품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매크로미디어나 베리타스 같은 업체들은 어도비와 시만텍에 인수당해서 역사 속에서나 이름을 찾을 수 있죠. 이 업체들 중 언제 또 인수 합병이 되면서 혹은 다른 회사를 인수하면서 제품이나 사명이 역사속으로 사라질지 아무도 장담을 못합니다.
회사를 인수합병하면 규모가 커지기는 하지만 유사한 제품은 통합되거나 경쟁력이 없던 제품들은 내부에서 조정을 거쳐 사장시키니까 다양한 제품을 유통하던 업체들도 그만큼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지난해엔 인텔(intel)과 AMD 같은 CPU 업체들이 앞다퉈 듀얼코어다 쿼드코어다 해서 하나의 물리적인 CPU에 논리적으로 두뇌가 2개나 4개가 달린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소프트웨어 업체들에게도 이런 하드웨어 기술 변화에 따른 시장 변화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소프트웨어 유통 업체들은 올해를 손꼽아 기다려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많은 소프트웨어 업체 중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새로운 PC 운영체제인 윈도비스타를 비롯해 오피스 2007, 익스체인지 2007을 선보이기 때문이죠. 다우데이타의 경우 자사 매출 중 500억원 정도가 마이크로소프트 제품 유통에서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변화의 조짐도 보이는 군요. 올해는 단순 유통에서 벗어나 고급 엔지니어를 활용한 소규모 시스템 통합 형태의 솔루션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교육 부문도 강화하겠다고 합니다. 해외 사업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진환 다우데이타 이진환 사장은 “지난 15년간 우리는 국내 SW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자부하고 있고, 앞으로도 IT 서비스 기업으로서 디지털 산업의 중심에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비상(飛上)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IT 서비스 기업이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는 모르지만 지금부터 준비를 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다른 패지키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변화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 사전 준비도 서두르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본사 차원에서 비즈니스 인티그레이터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IT 업체가 아니라는 설명이죠.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아직 전사적자원관리나 고객관계관리 같은 분야에는 전력을 기울이고 있지는 않지만 언젠가는 관련 사업에 투자할 것이 뻔한 상황에서 지금부터 이를 서포트할 준비들을 하나씩 순차적으로 해놔야 한다는 시각입니다.
또 단순 유통에서 벗어나 이제는 각 산업별로 좀더 전문화된 채널들을 발굴하면서 고객에게 한발 더 다가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소프트뱅크커머스코리아의 경우 엔지니어들도 마케팅 팀으로 흡수해 고객에게 새롭게 다가서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구요.
이런 변화와 또 다르게 세일즈포스닷컴 같은 SaaS(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나 ASP(Application Service Provider)가 국내 활성화 될 때를 대비해서도 여전히 최고의 유통 파트너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관련 시장의 모니터링도 빼놓지 않고 있습니다.
소프트뱅크커머스코리아 마케팅사업부 이상국 부장은 "SaaS가 시장에 대세가 되더라도 파트너가 필요하다. 보험 회사처럼 고객과 계약을 하고 수수료를 받는 형태도 있을 수 있고, 개별 사업자로 등록해 사업도 할 수 있다. 어떤 변화가 오더라도 어떻게 고객에게 제공하느냐는 유통의 역할은 여전할 것"이라고 전합니다.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라는 말처럼 이들은 새로운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생존하기 위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국내와는 좀 다릅니다만 일본 소프트뱅크의 변신을 한번 살펴보는 것도 시야를 확장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전통적인 IT 제품의 유통에서 나아가 야후BB라는 초고속인터넷 사업과 이동통신 사업까지 뛰어들었습니다. 또 야구단도 인수했습니다. 일본 야후재팬이라는 독보적인 포털 업체도 확보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고객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전달하고 있고, 그 대상이 확장될 뿐이라고 합니다.
국내에선 이런 변화를 시도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무엇을 유통할 것인지, 자신이 속했던 영역에서 한발 더 나아가는 시야와 시도 또한 지켜볼 만한 일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