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락하는 팜, '가닛'으로 부활할까

2007-01-26     이희욱

▲ 팜OS 기반 PDA들


추락하는 PDA 명가 '팜'(Palm)이 부활의 몸부림으로 상표명을 변경하는 극약처방을 썼다. 새로 출시하는 '팜OS 6'(PalmOS 6)부터 이름을 '가닛OS'(GarnetOS)로 바꾼 것이다. 기존 슬로건인 'Palm Powered'도 'Access Powered'로 바뀌었다. 



아스 테크니카(Ars Technica)는 1월25일자 기사에서 팜OS의 상표명 변경소식과 함께 파란만장한 팜의 운명을 소개했다. 



기사에 따르면 팜의 역사는 굴곡과 유랑의 연속이었다. 원래 팜은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쓰리콤(3com)의 자회사로, 팜 하드웨어와 상표권을 모두 소유하고 있었다. 이후 쓰리콤에서 분사한 ㈜팜은 2003년 8월 팜원(PalmOne)으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하드웨어부문만 유지하고 팜OS는 팜소스(PalmSource)란 회사로 분사했다. 팜소스는 이후 '팜' 상표권을 3천만달러를 받고 팜원에 되팔았다. 이후 팜원은 다시 이름을 ㈜팜으로 변경했고, 1억5천만달러를 주고 2009년까지 팜OS를 계속 사용하기로 팜소스와 계약을 맺었다. 그 뒤 팜소스는 사명을 액세스 시스템(Access System)으로 바꿔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다.



팜 상표와 OS, 하드웨어 소유권을 둘러싸고 복잡한 매각이 반복되는 동안, 윈도우 모바일 기반 PDA는 팜의 영토를 야금야금 갉아먹었다. 위기를 느낀 액세스는 돌파구로 리눅스 기반의 새로운 OS로 갈아타는 방법을 택했고 '넷프론트'란 모바일 SW 플랫폼을 내놓았다. 미아신세가 된 '팜OS 6'은 코드명을 '가닛'으로 정하고 독자노선을 준비했고, 그 산물이 이번에 나온 것이다. 



하지만 팜의 몸부림을 지켜보는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아스 테크니카는 "상표명 변경이 가닛을 쇠락의 길에서 구해줄 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며 "이용자는 여전히 '팜'이란 이름에 익숙하며, 일부 마니아만 '가닛'이란 이름을 기억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액세스가 가닛을 대대적으로 프로모션할 지도 미지수"라며 "액세스는 심지어 상표명 변경사실을 언론에 보도자료로 뿌릴 능력도 없어 보인다"고 혹평했다. 



팜OS, 아니 '가닛OS'가 무너진 PDA 명가의 자존심을 세워주리라 기대하는 건 희미한 옛 추억에 대한 마지막 예의에 불과한가. 세계를 호령하던 팜의 초라한 현재가 안타깝지만, 시장은 연민을 허용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