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가 PDF스펙을 완전 공개하는 이유

2007-01-30     황치규






어도비시스템즈가 국제표준화기구(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 ISO) 인증을 위해 PDF(Portable Document Format)1.7 버전 전체 스펙을 기업콘텐츠관리협회(Enterprise Content Management Association: AIIM)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스펙에 대해서만 ISO 인증을 갖고 있던 것에서  전체 스펙을 아예 통째로 내놓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한마디로 PDF 규격에 대한 관리와 유지는 ISO가 주관하고 어도비는 새로운 기술을 제안하는 역할을 맡겠다는 얘기다. 



어도비가 문서포맷 분야에서 사실상의 표준으로 자리잡는 PDF스펙을 완전 공개키로 한 것은 변화하는 시장 흐름에 따르기 위한 것이다. 



최근들어 각국 정부기관들 사이에서  조달 품목 선정 기준으로 ISO 인증을 받는 문서 포맷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특정 기업이 들었다놨다하는 기술보다는 공개된 스펙이 들어간 제품이 낫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MS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는 오픈 도큐먼트 포맷(ODF)이 주목받고 있는 것도 ISO 파일 포맷 표준으로 정식 승인을 받았기 때문이다.



ODF는 오픈오피스(OpenOffice) 2.0,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스타오피스'(StarOffice) 8, IBM 워크플레이스 등 다수 제품에 적용돼 있다. 반면 MS는 오피스2007은 ODF 대신 오픈XML을 지지하고 있다.



어도비는 이번 PDF 스펙 공개를 통해 개방된 포맷이란 이미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따라다닌 '사실상의 표준'이란 꼬리표를 떼고 업계 표준으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어도비는 스펙 공개를 알리는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기관들이 점점 더 개방된 포맷을 요구하게 됨에 따라 외부 기관에 의한 PDF 스펙 유지는 지난 15년동안 발전해온 풍부한 PDF 환경을 확장시키고 지속적인 혁신을 자극하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정부 고객의 신뢰도를 끌어올리고 다른 업체들이 PDF스펙에 기반한 응용 솔루션을  많이 개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PDF 생태계의 뿌리를 튼튼하게 하겠다는 설명이다.


한편 어도비의 PDF 스펙 공개 소식은 MS가 '윈도비스타'와 '오피스2007'을 발표하기 하루전에 터져나왔다. 



MS는 현재 PDF와 경쟁할 가능성이 있는  XPS(XPS(XML Paper Specification)를 앞세워 어도비의 입지를 잠재적으로 위협하고 있는 상황. 운영체제(OS)와 오피스SW시장에서의 입지를 감안하면 어도비로선 부담스런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어도비는 스펙 공개 시점이 비스타 발표 하루전에 이뤄진 것과 관련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까마귀 날자 배떨어지는 상황을 보고있노라니 어느정도는 MS를 의식하고 꺼낸 카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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