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천연색, 순결, 그리고 프로그래머
그간 봐왔던 우리나라의 60년대 사진은 물론 70년대 사진 대부분이 흑백 사진이었기 때문에 이 사이트에 올라 와 있는 40년 전의 총천연색 컬러 사진은 잠시 과거로 돌아간 듯 깊은 상념에 젖게 해준다. 여기서 총천연색 사진이라는 말이 언뜻 청량감을 주는 것은 이제는 총천연색 사진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거의 모든 사진이 흑백이었던 당시에는 컬러 사진이 ‘총천연색’이라는 형용사를 붙여도 될 만큼 대단한 것이었지만 지금은 모든 사진이 총천연색을 표현하고 있으니 언제부터인가 사진에 총천연색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TV나 컴퓨터 모니터에도 이제는 총천연색이라는 말을 붙이지 않는다.
순결이라는 단어도 그렇다. 어느 때부터인가 순결이라는 단어가 대한민국에서 시나브로 자취를 감추고 있다. 사랑하는 연인을 순결이라는 벽으로 갈라 놓고 이들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몸부림으로 독자들의 눈물을 쏙 빼던 것이 연예 소설의 단골 소재였었다. 그러나 지금은 3번 정도 결혼을 하거나 게이랑 결혼한 여자라든지 결혼한 채로 또 결혼해 두집 살림하는 여자 정도는 되야 책을 팔아 먹을 수 있을 지경이 되었다. 이대로라면 멸종한 도도새처럼 순결이라는 말도 멸종하는 날이 오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그 어느 분야보다 명멸이 많은 IT에서도 유독 시나브로 사라져 가는 말이 있다. 바로 ‘프로그래머’라는 말이다. 한때 대학 입시에서 가장 높은 커트라인을 기록하고 백만장자가 되는 가장 빠른 길이 바로 프로그래머가 되는 것이었던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말이 되어 버렸다.
이 같은 변화는 해당 분야의 바로미터가 되는 출판흐름의 변화를 보면 극명하게 드러난다. 시대 흐름에
의식하고 있지 않았었지만 필자의 지적으로 정말 그러네 하는 독자들이 상당수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그 많던 프로그래머들은 도대체 어디에 간 것이라는 말인가? 다음기사에 이어 살펴 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