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MS의 싸움' 구경거리가 아닙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진다?'
새우 등만 터지면 괜찮지만 생명 자체가 위험하다면 어떨까? 국내외 중소 호스팅 업체들의 처지가 딱 이렇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벌이는 웹 기반 소프트웨어 서비스 전쟁 사이에서 말이다.
이런 구글의 행보는 마이크로소프트를 겨냥하고 있다. PC 플랫폼 기반의 소프트웨어 강자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웹을 플랫폼으로 한 소프트웨어 왕국을 건설하겠다는 게 구글의 속내다.
국내에서도 두 회사의 차세대 소프트웨어 서비스 경쟁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정작 속앓이를 하고 있는 곳은 중소 호스팅 업체들이다.
구글 앱스는 중소기업은 물로 소기업, 대학 등을 겨냥해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글 앱스를 사용하면 메일도 2기가 정도의 용량을 사용할 수 있고 POP3와 SMTP도 지원한다. 소기업들이 고민하는 일정 공유 문제도 쉽게 해결할 수 있고, 메신저를 통해 실시간 의사소통도 가능하다. 핸드셋이 있다면 음성 통화도 가능하다. 홈페이지가 없는 기업들을 위해 홈페이지 저작관리 도구도 무료로 제공해주고 있다. 최근엔 한국어 서비스도 제공하면서 국내 고객들도 구글 앱스를 좀더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다.
중소기업 처지에서는 메일 호스팅은 물론 인트라넷 시스템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참고로 블로터닷넷도 구글 앱스를 이용해 메일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바로 '오피스 라이브'다. 차이점이 있다면 한달에 19.95달러의 비용이 든다는 것과 아직 한국어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은다는 것. 하지만 중소기업을 겨냥하고 있는 것은 동일하다. 관련 한국어 서비스는 내년 1분기에 출시된다.
이같은 서비스는 SaaS(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의 한 영역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일반 사용자들이나 중소 기업, 대학들은 이런 서비스를 받으면서 관리자나 별도의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아도 된다. 이 때문에 이들의 행보는 국내 메일 호스팅 업체나 그룹웨어 호스팅 업체들, 패키지 제공 업체들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는 사실이다.
아예 이같은 상황변화를 눈치채지 못한 곳도 있다. 안타까운 사실이다. 국내 메일 호스팅 업체의 한 관계자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런 서비스가 있었느냐"고 묻는다. 가장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데도 어떤 서비스가 어떻게 제공되는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는 업체가 적지않다. 쩝.
국내에서는 대부분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 경쟁이라는 곳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어느 업체가 경쟁에서 승리를 하더라도 국내 중소 업체들의 피해는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좀더 차별화된 서비스나 국내 고객들에게 맞춤화된 새로운 기능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고객들은 쉽게 떠날 수 있다.
두 업체의 경쟁을 마냥 외국의 문제만으로 치부하기에는 시간이 별로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