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동영상 서비스, 해외로 넓히겠다"

2007-02-26     이희욱

동영상 UCC 서비스들의 춘추전국시대라지만, 엠군은 좀 남다르다. 판도라TV와 함께 국내 동영상 서비스의 맏형이라는 점 외에도, 합작법인 참여 파트너가 조선일보라는 사실 때문에 출범 당시부터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최근 일어난 엠군의 변화가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엠군은 지난 1월 중순에 회사를 둘로 쪼갰다. 기존 법인명인 유엠씨이(UMCE)가 각각 '태그스토리'와 '엠군미디어'로 나뉜 것이다. 60%의 지분을 가진 1대 주주 씨디네트웍스는 엠군미디어를, 지분 40%를 보유한 조선일보는 태그스토리를 각각 맡았다. 기존 대표이사였던 우병현 사장이 태그스토리 대표로 옮겨가면서 엠군미디어는 새로운 사령탑을 맞았다. 신동헌(36) 사장이다.

▲ 신동헌 엠군미디어 사장


신 사장은 씨디네트웍스에서 엠군 서비스를 탄생시킨 주역이다. 백지상태의 기획서를 들고 지금의 김덕조 엠군미디어 부장과 아이디어를 짜내고 발로 뛰며 시장조사를 했다. 2004년께의 일이었다. 



"수익분배 대신 최고의 이용환경으로 보답"

당시는 지식검색과 미니홈피가 인터넷 트렌드를 양분하고 있었다. 신동헌 사장은 동영상이 그 뒤를 이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주변에선 펄쩍 뛰었다. 포털사이트에 밀려 빛도 못 보고 사라질 것이라며 혀를 찼다. 남들이 고개 젓고 손사래치며 말릴 때도 신동헌 사장은 자신의 판단을 믿었다. 



서비스 뼈대를 세우고 브랜드를 띄울 참에 조선일보쪽에서 연락이 왔다고 한다. 지분을 투자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제안을 받고 정말 많이 고민했습니다. 우리가 미디어 파워가 약하니 조선일보의 브랜드와 콘텐츠가 필요할 것이란 판단으로 합작법인 설립을 받아들이기로 했죠." 조선일보가 세운 첫 합작법인이자, 1대 주주로 참여하지 않은 첫 투자회사는 이렇게 탄생했다.



그렇지만 앞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저는 엠군 서비스를 기획할 때부터 이용자들이 손쉽게 동영상을 올리고 편집하고 공유할 수 있는 B2C 기반 플랫폼을 꿈꾸었습니다. 그런데 파트너사는 기업 대상의 B2B 서비스를 원했어요. 서로 지향점이 달랐던 거죠." 



'아름다운 이별'이 필요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던 건 지난해 하반기였다. '엠군'과 '태그스토리'라는 이복형제가 한 집에 사는 것도 어색한 일이었다. 11월부터 내부 시스템 분리에 들어갔고 올해 1월 중순에는 법적인 '이혼'이 이뤄졌다. 약간의 길을 돌아왔지만, 어쨌거나 신동헌 사장은 다시 엠군의 조타수로 시험대에 섰다. 



"막상 분리하고 보니, 조직 입장에서는 목표가 더욱 명확해졌습니다. 그 동안은 각 서비스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불분명한 측면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인재를 데려오는 일도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목표가 서니 다음은 자연스레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졌다. "기본부터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업로드 용량을 무제한으로 늘리고 동영상 화질도 업계 최고 수준을 제공하자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동안은 품질이 좋다는 이유로 WMV로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이용자 친화적 서비스를 구현한다는 측면에서 플래시 기반으로 전환했고요. 품질 면에선 지금 최고의 경쟁력을 갖췄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서비스 품질 개선에 열을 올리는 데는 또다른 이유가 있다. "동영상을 올린 사람에게 수익을 돌려줄 계획은 없냐고들 많이 물어보시는데요. 그 점에선 우리 생각은 명확합니다. 수익을 얼마 돌려주기보다는 더 쉽고, 편리하고, 품질 좋은 서비스를 이용자에게 돌려주는 것으로 환원하고 싶어요. 돈을 쥐어주는 것보다는 다양한 방식의 혜택을 드리겠다는 얘기입니다."



그렇다고 그저 내키는 대로 들러 놀다 가는 것으로 끝나면 이용자를 놀이터에 묶어둘 수 없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인포테인먼트'란다. "우선 재미가 없다면 이용자는 안 오겠죠. 시간이 지나도 서비스가 지속되려면 지식과 정보가 결합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올해는 정보와 재미가 결합된 콘텐츠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집중할 계획입니다."



"플랫폼 글로벌화 추진하겠다"

신동헌 사장은 뚝배기같은 사람이다. 주변 직원들은 "목표가 서면 원칙대로 우직하게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라고 평가한다. 이 평가속에는 유연함보다 원칙이 앞서는 선장에 대한 존경과 아쉬움이 동시에 들어 있다. 이런 '우직함'이 줄 수 있는 거리감을 신동헌 사장은 '동료애'로 좁힌다. 



"결국 서비스는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잖아요. 사업을 제대로 하려면 사업 아이템과 전략, 자금과 인재 등 여러 요소가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사람이 없다면 나머지가 다 있어도 소용없죠. 주말과 자는 시간을 빼고는 대부분 회사에서 시간을 보내는데, 있고 싶지 않으면 얼마나 괴롭겠어요? 정이 있어야 일이 즐겁고 회사가 성장하는 것이죠. 거기에 꿈이 보태진다면 더할 나위 없고요."



사업에 대한 욕심도 인간미 못지 않게 깊고 진하다. "엠군은 동영상 플랫폼이니만큼, 해외 진출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웹서비스 가운데 해외에 나가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습니다. 포털이 부끄러워해야 할 대목입니다. 동영상은 해외에서 성공할 수 있는 주요 후보 가운데 하나입니다. 엠군 플랫폼을 어디에 가져다 심어도 국내외 이용자가 장벽 없이 어울려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 겁니다."



돈줄은 역시 온라인 광고다. "기획력에 따라 다양한 수익모델이 나올 가능성은 많겠지만 결국은 선택과 집중의 문제"라는 것이 신동헌 사장의 판단이다. "광고주들의 인식도 조금씩 변하는 것 같습니다. UCC 특성에 맞는 별도의 광고를 제작하는 광고주들이 하나둘 나오고 있습니다.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수익은 광고로 챙길 겁니다. 콘텐츠 유료화나 동영상 장터, 커뮤니티 아이템 유료화 등도 욕심나기는 한데, 아직은 너무 벌리는 것 같아서 엄두가 안나요."



올해 목표는 엠군을 동영상 서비스의 대표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란다. "우선 회원수를 지금의 35만명에서 올해 말까지 100만명 수준으로 올릴 겁니다. 하루 방문자도 100만명 정도를 목표로 삼고 있어요. 플랫폼도 단계적으로 바뀔 겁니다. 2분기 들어서면 화면부터 기능까지 많은 변화를 직접 보실 수 있습니다. 3분기께면 해외 이용자도 어우러져 놀 수 있는 글로벌 플랫폼이 되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