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도 '오픈' 바람 불까?

2007-02-27     도안구

네트워크 업계에도 '오픈' 바람이 불고 있다. 이 바람이 광풍을 몰고 올지 아니면 찻잔 속 태풍으로 머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이제 미세한 날개짓 한번 했기에 더더욱 그렇다.


서버와 애플리케이션 분야에서 '오픈' 바람은 일반화됐다. 메인프레임이 여전히 시장에서 그 위세를 떨치고 있지만 유닉스 시스템으로 대변되는 오픈 시스템의 바람을 꺾지는 못했다. 리눅스의 등장은 '오픈'이라는 말의 위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또 수많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들이 상용 소프트웨어 업체들을 궁지에 몰아넣고 있으며 그 위세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보통 '오픈'이라는 말을 꺼내는 대상은 후발 사업자들이다. 선발 기업이나 독점적 지위에 있는 기업은 '오픈'이라는 말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 네트워크 업계에서도 1위 업체인 시스코보다 후발 업체들인 쓰리콤과 주니퍼, 익스트림 등이 오픈이라는 말을 곧잘 올린다. 시스코라는 걸출한 업체를 잡기 위해서는 일단 자신들이 가진 것을 시장에 먼저 공개하겠다는 전략이다.



오픈을 말하고 있지만 그 범위와 깊이, 행보는 사뭇 다르다. 쓰리콤은  ‘오픈 서비스 네트워킹’ 전략을 발표했는데 자사 운영체제에 대한 응용프로그밍인터페이스(API) 공개라고 보면 된다. 최근 NHN이나 다음커뮤니이션이 지도나 검색 API를 공개하고 메시업 경진대회를 갖는 것과 유사한 전략이다.



고객들은 특정 네트워크 장비와 또 다른 보안 장비들을 별도로 구매해 왔다. 만약 쓰리콤의 이 전략을 따르면 자사에 필요한 보안이나 네트워크 관리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장비를 별도 구매하지 않고 소프트웨어만 구매해서 쓰리콤이 제공하는 라우터나 스위치에 얹어서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장비 값을 줄일 수 있고, 또 오픈 소소 소프트웨어 중 필요한 것을 자사에 맞게 발빠르게 적용할 수도 있다.



한국쓰리콤의 한 관계자는 "네트워크 업체들이 자사의 운영체제 API를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하고 "고객들의 안심할 수 있도록 완벽한 테스크를 통해 고객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네트워크 모니터링 소프트웨어와 접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니퍼도 자사 시스템이 개방적이고 표준을 준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주니퍼는 라우터와 보안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스위치와 IP텔레포니 장비는 없다. 익스트림은 스위치 전문 업체다. 스위치를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없다. 



이들 업체는 각 분야 전문 업체들과의 협력을 강조한다. 당연히 자사의 시스템을 개방하고 표준화를 지향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익스트림네트웍스는 어바이어와 에릭슨 같은 각 분야 전문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 마크 카네파 익스트림네트웍스 회장은 “고객의 복잡한 네트워크 환경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관련 업체가 서로 시스템들을 개방하면서 유기적인 통합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향후 5년 안에 개방 이슈가 네트워크 분야에 불 것"이라고 전하고 "개방을 통해 고객에게 더 많은 이득을 준다"고 주장했다.



서버와 애플리케이션 분야에서는 개방의 바람이 시장을 변화시켰다. 이 바람이 네트워크 업계를 확실히 변화시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