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빠진 채 저널리즘 사라진 '서해 유조선 사고'
-  "서해가 유전입니까?"..'삼성' 살리고 태안 주민 희생양으로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난 26일, KBS의 시사정보 프로그램 '미디어포커스'에서는 최근 까지 '태안 기름유출 사건'으로 일관하고 있는 언론의 왜곡된 보도행태를 꼬집었다. 즉, 과거 '씨프린스호 사건'처럼 이번 사고의 원인과 가해자이자 책임 당사자인 삼성중공업이 대부분 빠져 '태안 지역'이 이슈화되며 사실상 태안 지역경제와 주민들의 생계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것.

이날 방송분 가운데, 염형철 환경운동연합처장의 말은 이번 서해안 유조선 충돌사고를 보도하는 언론사의 보도행태에 일침을 가한 듯하다. 언론사들이 초기에 지면 및 방송 헤드라인 구성할 때에 자연재해인 것처럼 태안지역을 부각하면서 '서해의 기름유출'이라 일제히 거론한 것이다.

26일 방송분에서 그는 "서해가 (무슨) 유전입니까? 거기서 느닷없이 기름이 유출이 되고 오염이 됩니까?"라고 반문하며 취재팀의 인터뷰에 응했다. "자원 봉사활동만 미화하면서 그 피해와 가해에 대한 책임에 면죄부를 주었다"고 전했다.

즉, 사고의 원인이며 가해자인 삼성중공업은 대부분 지면 기사 및 방송 헤드라인에서 제외되고, '태안지역 기름 유출'이라는 사실적 정보를 얻은 독자들이나 시청자들에게 태안 지역을 환경 재앙을 겪은 자연재해지역처럼 여기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 공중파 방송에서는 피해주민에 대한 보상 체계나 향후 지원책보다 '자원봉사자들이 띠를 잇고 있다'는 등으로 미화해 이러한 언론 보도들이 태안 현지 주민들의 생계권 보장은 물론 주변지역 경제를 마비시키는 데 일조를 했다는 지적이었다.

무엇 때문일까? '서해안 유조선 충돌사고'보다 '태안 기름유출'이라 선택한 이유가?
방송 직후 일부 시청자들은 편협된 시각이라는 지적도 했지만 최근 서해안 주민들의 처참한 현실로 미루어 볼 때, 각 언론사들은 이러한 의혹을 씻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헤드라인이나 이슈 초점을 '서해 (삼성중공업) 유조선 충돌사고'로 정정하고 대규모 피해로 이어진 사고 원인과 진실을 규명하는 동시에 피해주민들이 하루 빨리 사고 이전처럼 생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저널리즘' 아닐까.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