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폰, 구글의 백일몽일까? 애플의 악몽일까?

발행일 2008-09-24 08: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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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안드로이드(Android) 모바일 플랫폼을 탑재한 T-Mobile G1 휴대폰(이하 G1)이 23일(현지 시각) 드디어 출시됐다.

미국의 이동통신업체인 T-Mobile을 통해 출시된 G1은 아이폰과 비슷한 터치 입력 방식의 3G 스마트폰. 320x480 픽셀 해상도를 지닌 3.2인치 LCD 터치 스크린을 채택, 크롬 라이트 브라우저를 통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며 애플 아이폰에는 없는 쿼티 키보드까지 장착했다. 이밖에도 Wi-Fi, MP3 및 동영상 재생, 300만 화소 카메라 등 다양한 기능을 내장했다. 또한, 구글답게 개방형 플랫폼을 채택, 사용자들이 더욱 자유롭게 G1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시판 가격은 2년 약정 옵션을 포함해 최저 179.99달러. 정식 시판은 10월 22일 경 이뤄질 예정이다.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 vs. 애플 앱 스토어

구글이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탑재한 G1을 통해 노리는 것은 우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시장 진출이다.
스마트폰에 설치, 작동하는 각종 소프트웨어를 뜻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은 사용자 입장에서 스마트폰의 기능을 확장시키고 활용의 재미를 더하게끔 한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역시 유료로 애플리케이션을 판매함으로써 수익을 올릴 수 있다.

g1_2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시장은 애플이 아이폰 판매를 통해 개척했으며, 현재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 중 하나. 아이폰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배포, 판매하는 애플 앱 스토어(Apple App Store)의 경우 게임, 유틸리티, 위젯 등의 애플리케이션이 0.99달러에서 9.99달러 내외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으며, 서비스 시작 석 달 만에 3천만 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구글 역시 G1 출시에 맞춰 애플 앱 스토어와 유사한 안드로이드 마켓(Android Market)을 열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유통 채널 역할을 한다는 점은 애플 앱 스토어와 같지만, 유통 정책은 다르다.

개발자가 애플리케이션을 등록하려고 구글로부터 사전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으며 자유롭게 등록할 수 있다. 게다가 애플리케이션 판매에 따른 수익금은 개발자와 이동통신사의 몫으로 돌아가며, 구글이 수익금의 일부를 취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애플 앱 스토어의 경우 판매된 수익금의 30%를 애플이 가져간다.

구글은 이 같은 개발자 우대 정책을 통해 애플 앱 스토어에 대항하는 온라인 유통 채널을 확보하고자 한다. G1 출시에 즈음하여 아마존이 AmazonMP3 서비스를 통해 안드로이드 마켓에 참여한 것을 보면 적어도 유통망을 독점하고 있는 애플에 비해서는 개방적이고 시장 친화적이다.

개발 능력, 개방형 플랫폼이 강점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을 지닌 구글은 G1 출시를 계기로 검색, 지도, 메일, 광고 등 다양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일 것으로 예정이다. 특히 G메일, 구글맵, 유튜브, 구글톡 등 구글의 웹서비스와 연동하는 애플리케이션 부문이 강점이다. 또한, 친구글 성향의 개발자 참여가 본격화되면 애플 앱 스토어 못지않은 다양한 서드-파티 애플리케이션이 안드로이드 마켓에 등록될 것이다. 애플리케이션 개발 참여 가능성 면에서는 애플보다 다소 앞서 있다.

특정 이동통신업체에 아이폰을 독점 공급하는 애플과 달리 구글은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원하는 통신사라면 어디든 구글폰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G1은 최초의 구글폰일 뿐 보다 다양한 휴대폰 단말기에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공급할 계획이다. 시장 수요에 따라 얼마든지 사용자는 자신의 통신사에서 공급하는 다양한 구글폰이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많을수록 개방형 플랫폼의 힘은 커진다.

구글폰의 발목을 붙잡는 걸림돌

반면, 불안 요소도 적지 않다. 일단 G1은 아이폰만큼 매력적이지 않다. 세련되고 슬림한 디자인을 지닌 아이폰과 달리 G1은 기능 위주의 간결한 디자인에 큼지막한 슬라이딩 방식의 쿼티 키보드가 장착돼 있다. 아이폰이 스마트폰 애호가뿐만 아니라 일반 사용자에게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반면, G1은 그럴 가능성이 크지 않다.

북미 시장에서 '일반 소비자용 스마트폰 = 아이폰', '기업용 스마트폰 = 블랙베리'이라는 등식이 성립해 있는데, G1의 제품 포지셔닝을 어디에 둬야 할지도 풀어야 할 숙제다. 아이폰을 직접 제작, 판매하는 애플과 달리 구글은 브랜드 컨트롤러로만 운신의 여지가 있다. 마케팅이나 영업적인 측면에서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g1_3인 스탯(In Stat),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 등의 시장 보고에도 아이폰 출시 당시의 상황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시장 반향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올 연말까지 40만 대 가량의 판매량과 미국 스마트폰 시장의 4% 내외의 시장 점유율을 기대하는 정도. 전형적인 후발 주자라는 얘기다. 이에 반해 애플 아이폰은 지난 7월 출시된 최신 아이폰 3G 제품 하나만으로도 500만 대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호환성 역시 짚고 넘어야 할 문제다.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개방형이라고는 하지만, 참여를 적극 유도한다는 의미일 뿐 다른 플랫폼(운영체제)과의 상호 호환성이 없다. G1이 출시되었다고 해서 안드로이드용 애플리케이션이 갑자기 쏟아지리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 개발로 방향을 잡은 개발자들이 얼마나 안드로이드 플랫폼 쪽으로 발길을 돌릴지도 현재로서는 가늠하기 어렵다.

구글 안드로이드, 모바일 맹주를 꿈꾸는가?

G1의 출시는 구글이 모바일 시장으로 향하는 첫발이지만, 종착점은 아니다. 애플과 달리 구글은 하드웨어 업체가 아니다. 검색과 웹서비스라는 간판을 내 건 온라인 광고 업체에 가깝다.

구글의 CEO 에릭 슈미트(Eric Schmidt)는 구글이 모바일 시장에 진출하는 근본적인 목적은 모바일 웹의 보급에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구글폰 이용자의 정보는 구글의 데이터베이스에 축적되며 모바일 인터넷 시장이 성장할수록 데이터베이스는 더욱 커지게 된다. 구글의 주요 수익모델인 타깃 마케팅과 온라인 광고에 직접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데이터가 쌓이는 셈이다.

검색 광고, 애드센스 등 온라인 광고를 주요 수익 모델로 삼는 구글은 앞으로 모바일 웹 시장에서도 같은 수익 모델을 마련하려면 사용자 인프라를 먼저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G1을 비롯하여 얼마 전 크롬 웹브라우저를 선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용자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곧 수익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G1 출시를 시작으로 구글폰의 등장에 대한 애플의 대응도 흥밋거리다. 그간 사업 영역이 달랐기에 구글과 직접 맞서 본 적이 없는 애플이 어떤 방식으로 시장을 수성할지도 관전 포인트라 할 수 있다.

SF 소설가 필립 K. 딕(Philip K. Dick)의 대표작이자,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원제목은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Do Androids Dream Of Electric Sheep?)'이다. 빗대자면 구글 안드로이드는 모바일 맹주를 꿈꾸는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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