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오픈소스DBMS로 거듭난 큐브리드. 3월 1일은 큐브리드가 오픈소스의 길로 접어든 지 꼭 100일 되는 날이다. 이에앞서 지난 2월 13일에는 '큐브리드 R1.3'도 선보였다. 정병주 큐브리드 사장은 인터뷰 내내 '커뮤니티와 개발자'라는 말을 쏟아냈다. 큐브리드가 오픈소스로서 성공하느냐는 개발자와 커뮤니티에 달려 있다는 걸 강조한 말이다.

큐브리드가 진행하고 있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는 총 9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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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프라이즈 오픈소스 DBMS인 '큐브리드' ▲ 데이터베이스 운영과 진단, 최적화 등 관리자 기능과 질의의 입력과 수행, 편집 기능을 제공하는 큐브리드 매니저' ▲ DBMS 성능 측정을 위한 벤치마크 도구인 '엔벤치' ▲ 루비(Ruby)로 큐브리드에 접속해 질의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API 구현 모듈인 루비를 위한 큐브리드 API 모듈' ▲ 파이썬(Python)으로 큐브리드에 접속해 질의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API를 구현한 파이썬을 위한 큐브리드 API 모듈' ▲ 자바 응용프로그램에서 DB와 연동할 수 있는 API를 구현한 큐브리드용 드라이버인 큐브리드 JDBC 드라이버 ▲ PHP로 개발하는 프로그램에서 큐브리드 DB와 연동할 수 있는 모듈인 큐브리드 PHP 인터페이스 ▲ OLE DB 연결 방식을 지원하는 큐브리드 OLEDB 프로바이더 ▲ 닷넷(.Net) 응용 프로그램에서 데이터베이스와 연동할 수 있는 ADO.Net API를 구현한 큐브리드 ADO.Net 프로바이더.'

이 가운데 '큐브리드'와 '엔벤치'는 GNU GPL v2 라이선스, 나머지는 BSD 라이선스를 따른다. 큐브리드와 엔벤치의 경우 소스를 수정하면 모두 공개해야 되지만, 나머지 제품들은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응용해 다른 기능들을 첨가해도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와 개발자들에게 좀 더 빠르게 다가서기 위한 전략이다.

정병주 사장은 "매달 1,500건 정도 다운로드가 진행되고 있고 질문수도 한달에 60건 정도 올라옵니다. 외부 개발자들도 10명이 저희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동참해주셨습니다. 정말 기대 이상입니다"라고 밝혔다.

외부 개발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큐브리드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라는 게 정 사장의 설명이다. 내부 개발자들이 놓치기 쉬운 분야에 대해 지적해주고, 함께 공동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이런 성과들이 모이다보면 더 많은 외부 개발자들이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큐브리드는 올해 상반기에는 매달 2천건, 하반기에는 매달 3천건 씩 다운로드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간 3만건의 다운로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셈이다. 2006년 상용 DBMS의 라이선스를 없애고 서비스료 부과 방식으로 전환했을 때는 3만 건 다운로드까지 2년 5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오픈소스화 선언 이전과 이후의 반응이 수치적으로도 차이가 나고 있다는 점에서 정병주 사장을 비롯한 개발진들도 상당히 고무돼 있다.

큐브리드는 오픈소스 개발자들과 응용프로그램 개발자들과의 접촉을 늘려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병주 사장은 "응용프로그램 개발 회사에서 많은 문의가 있습니다. 중견중소 솔루션 기업들이 큐브리드 엔진을 사용해 ERP를 개발하는 경우도 이미 생겼습니다. 특히 다양한 부가 기능의 경우 BSD 라이선스를 따르기 때문에 상생할 수 있는 구조"라고 차별화를 강조했다.

데이터베이스는 시스템 소프트웨어지만 그 위에 다양한 응용프로그램들이 가미될 때 더 큰 폭발력을 발휘한다. 그런 면에서 응용프로그램 개발회사와의 협력은 큐브리드의 시장 확대 전략에 빼놓을 수 없는 분야다. 상용 응용프로그램이든, 오픈소스 프로그램이든 프로젝트에 적용 가능한 하나의 스택으로 자리잡아갈 때 고객들의 도입과 활동도 늘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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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사례가 '지눅스'를 비롯해 다양한 오픈소스 사업을 진행중인 SKCC와의 협력모델이다. 두 회사는 이미 2006년 부터 손을 잡아왔지만, 큐브리드가 오픈소스로 거듭나면서 이전과 다른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운영체제와 DBMS가 결합하고 제이보스 같은 오픈소스 미들웨어를 결합하면 LAMP(Linux, Apache, MySQL, PHP)에 견줄 만한 오픈소스 기반의 통합 플랫폼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최근 한국마이크로소프트도 오픈소스 진영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MS와의 제휴 모델과 관련, 정병주 사장은 "협력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할 일이 아주 많아지겠는 걸요"라며 웃는다.

지난 1월에는 '개발자 확산팀'도 꾸렸다. 개발자들과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직접 커뮤니티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전담 인력을 배치한 것이다. 현재 이 조직에서는 '매니아 양성 프로그램'을 준비중인데, 외부 참여자들에게 어떤 지원책을 마련해 제공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유대를 강화하는 것. 오픈소스의 성공이 여기에 달렸기 때문이다.

정 사장은 "개발자 확산팀 모두가 커뮤니티에 적극 참여해 개발자들의 견해를 청취토록 하고 있습니다. 찾아가는 방법이 가장 빠른 것이죠. 물론 이런 활동에 저도 예외는 아닙니다"라고 밝혔다.

개발자와의 만남도 두 달에 한번씩 오프라인 모임을 열 계획이다. 또 2월 28일 열리는 JCO 행사에도 참여하는 등 커뮤니티와의 접촉은 하나둘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 2월 11일, 큐브리드는 오픈소스 전환후 첫 고객을 확보했다. 'CUBRID 2008'을 기반으로 국세청 법령정보 시스템을 성공리에 구축한 것. 반가운 소식이지만, 한편으론 아쉬운 소식이기도 하다. 왜 시작은 항상 공공이란 말인가.

이에 대해 정병주 사장은 "조금만 더 기다려보세요. 앞으로 전할 소식이 많을 것"이라며 민간 분야에서도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음을 내비쳤다. 공공이 첫 사례가 됐지만 민간 분야에서 더 많은 기회가 있고, 그 분야에서 이미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큐브리드는 인터넷 분야에 최적화된 DBMS로 자리를 잡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NHN의 40여개 서비스에 적용돼 있고, "2010년까지 그 수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NHN이 밝힌 바 있다. 하지만, NHN 주도의 오픈소스 프로젝트기 때문에 정작 인터넷분야의 경쟁자들이 외면할 수 있지 않을까.

"서비스의 경쟁은 어느 곳이나 있지만 DBMS는 인프라에 해당하는 분야기 때문에 생각처럼 고객들의 거부반응은 별로 없습니다. 오히려 NHN에서 정말 사용하고 있는지, 어떻게 적용, 운영하고 있는지 물어보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정병주 사장은 NHN이 오히려 든든한 참조사례라고 설명한다.

새롭게 태어난지 100일. 최적의 인터넷 서비스 기반 인프라로 거듭나겠다는 '오픈소스' 큐브리드의 꿈과 비전이 조금씩 무르익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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