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우와 직녀가 마침내 만났다. 야후는 마이크로소프트(MS)를 애타게 찾았고, MS도 야후에 목말랐나보다. 둘이 검색 동거에 들어갔다. 그것도 10년씩이나. 1년만 흘러도 몰라보게 바뀌는 세상인데, 10년을 동거하겠단다. 놀랍다.

둘이 겨냥하는 대상은 명확하다. 구글이다. 구글은 검색 황제다. 검색을 지배하는 자가 e세상을 지배하는 건 요즘 시대에 자명한 진리다. 그러니 뒤처진 자는 동맹을 맺어서라도 1등을 괴롭혀야 한다. 이 지점에서 MS와 야후의 이해관계는 맞아떨어진다.

제휴 내용은 이렇다. MS는 야후가 모아둔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고, 야후는 MS 검색엔진 '빙'을 활용한다. 이게 뭔가. 요컨대 검색엔진은 '빙'으로 가겠다는 얘기다. 세계 검색시장 2위 야후가 3위 MS의 '빙'을 검색엔진으로 쓰겠단다. 야후로선 굴욕이다. 그걸 감수하고라도 사인을 했다는 건 그만큼 사정이 절박하다는 얘기다.

야후는 좋은 검색광고 솔루션을 가졌다. MS도 '애드센터'란 검색광고를 갖고 있다. 둘이 포옹하면서 검색광고는 애드센터가 간택받았다. 이제 야후에서 검색하면 애드센터 광고가 뜨게 된다. 야후는 광고 영업을 맡는다.

물론 대가는 있다. 제휴 뒤 처음 5년동안 검색광고 매출의 88%를 야후가 차지하기로 했다. 현금은 챙기겠지만, 포기한 바도 크다. 야후는 검색 기술을 내놓았다. 자기보다 점유율도, 인지도도 낮은 MS에게. MS가 50조원을 주겠다고 제안했던 1년 전이 오히려 그립지 않을까. 돈도, 자존심도 적당히 챙길 수 있었을 테니.

돈은 그렇다 치자. 둘은 검색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을까. 닐슨 온라인 자료를 보자. 구글 검색 점유율은 65%다. 2위인 야후는 20%, 3위 MS는 8%에 불과하다. 둘이 합쳐도 30%가 안 된다. 구글 절반에도 못 미친다. 각자 싸우는 것보단 그나마 합치는 게 수치상 낫다고도 말한다. 허나 여전히 역부족인 모양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제휴 소식이 알려진 7월29일, 야후 주가는 12% 곤두박질쳤고 MS는 1% 올랐다. 투자자는 냉담했다.

관건은 그거다. 둘이 힘을 모아 구글을 놀래킬 검색 기술을 내놓을 수 있을까. 지금까지 둘의 행보를 보면 미심쩍다. 검색만큼은 '혁신'이란 단어를 독점하다시피한 구글에 대항하기엔 여전히 뒷심이 딸리는 모양새다. 그나마 최근 '빙'의 선전이 희망이랄까.

MS와 야후는 샴페인을 터뜨릴까. 궁금하다. 어떻게들 보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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