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ma 전세계 이동통신 가입자의 3분의 2를 커버하는 글로벌 통신사들이 내년 초 공동으로 애플리케이션 마켓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현재 애플리케이션 마켓이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플랫폼 업체 중심으로 구축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통신사들이 힘을 합쳐 모바일 생태계의 주도권을 되찾아 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동통신 사업자의 국제적 연합체인 GSMA는 15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되는 세계 최대의 통신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0에서 24개의 세계적인 통신회사들이 참여하는 ‘훌세일 앱 커뮤니티(Wholesale App Community, 이하 WAC)’을 창설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국내 통신사인 KT와 SK텔레콤을 비롯해 AT&T, NTT도코모, 오렌지, 버라이즌 와이어리스, 보다폰, 소프트뱅크 모바일, 보다폰, 차이나유니콤, 도이치텔레콤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통신사들이 전부 WAC에 참여한다. 이들 통신사의 가입자를 모두 합치면 전세계적으로 30억 명이 넘는다.

GSMA는 WAC가 "24개의 통신사들이 각각 흩어져있는 애플리케이션 마켓을 통합하고, 오픈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목적으로 설립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일부 통신사 간에 통합적인 애플리케이션 개발 환경을 구축하려는 시도는 여럿 있었다. 보다폰, 버라이즌, 차이나 모바일, 소프트뱅크가 설립한 JIL(Joint Innovation Lab)과 OMTP(Open Mobile Terminal Platform)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OS나 플랫폼에 관계없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통합 미들웨어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었다.

WAC는 기존 유사한 연합체인 JIL과 OTMP의 요구사항을 수용해 이를 빠른 시일 내에 단일 규격으로 통합하고, 궁극적으로 W3C 기반의 국제 단말 API(응용프로그램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규격을 수용하기로 했다. 기존 JIL을 주도하던 업체도 모두 WAC에 참여하기로 합의했으며, 이로써 총 24개 통신사, 고객수 30억 명에 이르는 초대형 애플리케이션 마켓 창설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이제 막 합의에 이른 만큼 WAC가 말하는 통합적인 애플리케이션 마켓이 어떤 형태를 띄게 될 지는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을 바탕으로 유추해보면 통신사와 OS에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미들웨어와 표준 API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세계의 개발자와 스마트폰 사용자를 연결해주는 초대형 애플리케이션 도매 장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전세계 애플리케이션 개발자에게는 표준화된 개발 환경이 제공되고, 사용자에게는 다양하고 혁신적인 애플리케이션이 풍부하게 제공되며, 이동통신 사업자에게는 각종 새로운 서비스와 사업 기회를 창출해 무선데이터 시장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는 셈이다. WAC 측은 스마트 폰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시작해, 향후 일반 휴대폰과 각종 모바일 디바이스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SMA의 이사진이자 CEO인 롭 콘웨이는 "이 소식은 모바일 업계에 엄청난 뉴스이며, 단말기와 통신사를 넘나드는 혁신적인 크로스 애플리케이션의 개발을 촉진할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밝혔다.

한편, 이번 WAC 창설을 두고 단말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에릭슨이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지를 밝힌 업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노키아와 애플 등과 비교해 모바일 생태계 구축에 뒤쳐져 있거나 스마트폰 시장에서 존재감을 찾아보기 힘든 업체들이다. 이들은 WAC의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협력함으로써 애플리케이션 마켓 경쟁에서 뒤쳐진 현 상황을 역전시키려 애쓰고 있다.

내로라하는 통신사들이 뭉친 WAC에 일부 글로벌 제조업체까지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앞으로 모바일 생태계의 주도권을 두고 한바탕 전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자체 OS를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탄탄한 애플리케이션 마켓을 구축한 애플, 구글, 노키아, MS 등 플랫폼 중심의 업체와 애플리케이션 마켓 경쟁에서 한 발 뒤져있는 통신사와 일부 단말 제조업체 연합군이 격돌하는 형국이다.

연합을 통한 규모의 힘으로 대반격에 나선 통신사들. WAC가 국가별, 업체별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얼마나 대단한 애플리케이션 마켓을 내놓을지, 또한 기존에 애플리케이션 마켓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애플, 구글, 노키아 등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 모바일 생태계를 둘러싼 전세계 업체들의 주도권 싸움이 흥미롭게 벌어지고 있다.

▲ 용어설명

○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응용 프로그램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 응용 프로그램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단말 운영 체제에서 제공하는 기능을 제어할 수 있도록 만든 인터페이스를 뜻한다.

○ JIL(Joint Innovation Lab) : Vodafone, Verizon, China Mobile, Soft Bank가 설립한 조인트 벤처로, OS나 플랫폼에 관계없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통합 미들웨어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 OMTP(Open Mobile Terminal Platform) : 사용자 지향의 모바일 서비스와 데이터 비지니스의 성장을 목적으로 이동통신사업자에 의해서 만들어진 포럼이다. BONDI는 OMTP에서 만든 브라우저 기반의 어플리케이션 혹은 위젯이 모바일 폰 기능을 보안적인 방법으로 접근하게 하는 모바일 웹 실행 환경 및 API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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