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웍스가 출시한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스캔서치'가 연일 화제다.

스캔서치는 영상인식 기반의 이미지 검색 애플리케이션이다. 책 표지, 음반 자켓, 영화 포스터 등을 카메라로 찍으면 이미지를 분석해 관련 정보들을 모아서 보여준다. GPS를 활용한 거리 검색 기능도 있어 카메라로 거리를 비추면 주위의 상점 정보를 자동으로 찾아주고 전화번호와 웹 사이트, 지도 정보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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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an search 2

스캔서치는 출시되자마자 앱스토어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출시 3일 만에 1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무료 애플리케이션 전체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애플 재팬이 '베스트 앱 2009'로 선정한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 '세카이 카메라'의 기록(4일에 10만 다운로드 돌파)를 뛰어넘는 기록이다.

스캔서치는 앱스토어에서 평점 5점 만점에 4.5점을 기록하고 있으며, 500개가 넘는 리뷰도 호평 일색이다.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 중에 가장 큰 인기를 끌었던 '레이어(LayAR)'나 구글이 만든 안드로이드용 이미지 검색 애플리케이션 '고글스'와 견줘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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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서치의 돌풍의 이유는 무엇일까? 스캔서치를 만든 올라웍스의 이구환 대표(사진)와 인터뷰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이 대표는 스캔서치가 모바일이라는 환경이 가져올 검색 기술의 변화를 면밀히 연구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PC 환경에서는 검색엔진에 키워드를 입력해 관련 정보를 찾는 방식으로 검색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렇지만 모바일 환경은 다릅니다. 이동 중에 텍스트를 입력하는 것이 불편하기 때문에 이미지나 음성과 같이 보다 손쉬운 검색 방식을 더 선호하게 될 것입니다."

사용자들이 정보를 탐색하는 과정을 면밀히 검토해 스토리가 있는 사용자 경험도 만들어냈다. "모바일 환경에서는 사용자들이 언제나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동 중에 특정 장소에 도착하면 먼저 그 장소가 정확히 어디쯤인지를 파악하고 이어서 주변 정보를 찾게 되죠. 주변에 있는 사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그 다음입니다."

스캔서치는 이에 맞춰 사용자들이 GPS를 활용해 자신의 현재 위치와 주변 정보를 살펴본 다음, 책, 음반, 영화포스터 등 주변 사물을 검색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처음에 스캔서치를 사용했을 때는 증강현실과 이미지 검색을 효과적으로 버무려 놓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것이 다 사용자들의 정보 검색 패턴을 고려해 구성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검색 결과에서도 사용자들의 요구를 배려한 점을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책을 검색할 경우 가격 비교와 리뷰 뿐만 아니라, 책을 구입하려는 독자들을 위해 친절하게 근방 1Km에 위치한 서점의 위치까지 알려준다. 네이버, 다음 등 포털의 검색 결과를 링크한 것은 물론 '관련 책 보기', '이 지역 사용자가 많이 검색한 책'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좀 더 폭넓은 정보를 찾고자 하는 사용자도 배려했다.

인터페이스에서도 사용자들의 이용습관을 철저히 분석한 것을 알 수 있다. 거리 검색의 경우 편의점, 커피숍, 식당, 약국, 은행 등 사용자들이 선호하는 카테고리 별로 손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했고, 하늘을 비추면 날씨를, 땅을 비추면 레이더뷰를 보여줘 그 장소와 관련된 정보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올라웍스는 얼굴 인식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전반적인 영상 인식 전문 업체로 발전하고 있는 과정입니다. 이러한 영상 인식 기술을 증강현실과 결합한 결과가 바로 스캔서치죠."

올라웍스는 2006년 설립 당시부터 영상인식 분야를 연구해온 전문기업이다. 사람의 얼굴을 분석해 인물을 인식해내고, 눈 깜빡임이나 표정을 포착하는 등 다양한 영상인식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의 블루 윙크 카메라에 탑재된, 웃는 얼굴을 포착해서 사진을 찍어주는 기능이 바로 올라웍스의 기술이다.

올라웍스가 스캔서치를 준비해 온 과정을 들어보니 완성도 높은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해 필요한 다양한 요소를 충족시킨 좋은 사례로 평가할 만했다. '어떠한 기능을 제공하겠다'는 회사의 확고한 철학과 이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기반 기술, 그리고 사용자 시나리오를 제대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어우러져 스캔서치라는 결과물이 나온 것.

사용자들이 '증강현실 앱 중 최고의 아이디어 제품', '완성도, 인터페이스, 편리성 모두 압도적'이라는 리뷰를 쏟아내며 트위터와 블로그를 통해 자발적으로 입소문을 내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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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서치로 책을 검색하면 가격 비교와 함께 다양한 정보를 손쉽게 검색할 수 있다

스캔서치는 어떤 형태로 더 발전하게 될까. 이 대표는 다음달 초 스캔서치의 업그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강현실이라는 사용자 인터페이스 아래에서 이미지를 키워드로 하는 모바일 검색이라는 큰 방향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다양한 기능을 추가해 나갈 것입니다. 지금은 책, 음반, 영화포스터, 거리 네 가지 항목에 대해서만 검색할 수 있지만 앞으로 추가해야 할 분야가 더 많습니다."

중요한 문제는 데이터베이스(DB)다. 이 대표는 "이미지 검색에서는 단순히 많은 DB를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누가 더 정확한 DB를 가지고 있느냐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올라웍스의 계획과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적절히 조합해 추가할 DB의 우선순위를 선정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더 많은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스캔서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더 확대해 가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스캔서치는 앱스토어에 가장 먼저 선보였지만 안드로이드 버전도 개발을 마친 상태다. LG전자는 안드로이드폰 'LU2300'의 출시를 앞두고 스캔서치를 기본 탑재하기로 결정했다. 윈도우 폰 시리즈는 윈도우 폰 7의 출시에 맞춰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스캔서치의 성공으로 이를 개발한 올라웍스도 다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올라웍스는 2007년 기술력을 인정받아 진대제 펀드로 유명한 스카이레이크인큐베이스 등에서 400만 달러를 투자받으며 큰 화제를 모았던 회사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뛰어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그 기술을 바탕으로 시장 파괴력이 있는 제품을 출시하는 부분에서는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이러한 평가를 잠재우고 사업 행보를 재정비하기 위해 지난해 2월 영입한 인물이 바로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출신의 이구환 대표다. 인터뷰를 마치며 이 대표에게 취임 1년을 넘긴 소감과 그 동안 올라웍스에 있었던 변화에 대해 물어봤다.

"올라웍스에 처음 와서 그 기술력에 놀랐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제가 큰 역할을 했다기 보다는 기존에 좋은 기술을 갖고 있는 올라웍스의 구성원들이 더 높은 비전을 찾기를 바랐고, 그 기술의 사업화에 힘을 실어주고 싶었습니다. 그 첫 번째 열매가 바로 스캔서치입니다."

그는 스캔서치에 대해 사용자들이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주셔서 올라웍스 개발자들이 큰 힘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앞으로 모바일 이미지 검색에 꿈과 열정을 가지고 있는 인재들을 더 모아서 스캔서치를 더욱 좋은 서비스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약속도 있지 않았다.

"스캔서치는 모바일 이미지 검색 분야에서 이제 막 작은 눈송이를 굴리기 시작했을 뿐입니다. 더 좋은 사람들, 능력 있는 분들과 함께 구글 고글스에 견줄 수 있는 커다란 눈덩이로 키워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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