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Apple)이 아이튠즈에서 클라우드(Cloud) 기반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라라닷컴이 이달 말로 폐쇄되기 때문이다. 라라닷컴은 지난해 12월 애플에 인수된 온라인 음악 서비스 업체다.

라라닷컴은 지난달 30일 사이트 첫 화면에 대문짝만하게 '라라닷컴이 문을 닫는다'고 공지했다. 더 이상 회원가입도 받지 않는다. 기존에 라라닷컴 회원들이 결제해 둔 금액은 아이튠즈 크레딧으로 환불하겠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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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라라닷컴 폐쇄 이후의 계획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을 피하고 있지만, 애플의 다음 행보는 불보듯 뻔하다. 라라의 결제금액을 아이튠즈 크레딧으로 환불하는 점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전문가들은 라라닷컴이 아이튠즈에 통합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알티미터 기술컨설팅의 미하엘 가르텐버그는 "애플이 라라에서 무엇을 인수했든 그것은 아이튠스에 결합될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라라의 클라우드 기술이 아이튠즈에 접목되면, 기존의 다운로드 방식 이외에 스트리밍 방식으로도 음악을 감상할 수 있게 된다. 더 이상 아이폰이나 아이팟의 메모리 용량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구입한 음악을 다운로드하기 위해 아이폰이나 아이팟을 아이튠즈에 동기화할 필요 없이, 언제 어디서나 와이파이나 3G망으로 실시간 스트리밍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라라닷컴을 포함해 모그 올 엑세스(Mog All Access)나 마이스페이스에 인수된 아이라이크(iLike), 이밈(Imeem) 등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는 업체들은 기존에도 많았다. 국내에서도 소리바다와 엠넷 등이 아이폰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고 있다. 그러나 라라닷컴이 아이튠즈에 통합된다면 그 여파는 단순히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하나 늘어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애플은 전세계적으로 실시간 스트리밍이 가능한 8천 500만 대의 단말기(아이폰+아이팟터치)를 보유하고 있다. 이미 다운로드 방식의 음원 시장을 꽉 잡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더군다나 애플은 음악을 넘어 모든 미디어의 클라우드화를 가능캐 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몇 안되는 회사다. 아이튠즈의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가 단순히 음악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애플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의 발목을 잡는 결정적인 문제가 있으니, 이번에도 AT&T의 3G 망이 골치거리다.

가트너의 마이클 맥과이어 애널리스트는 "AT&T의 3G 망에 대한 사용자들의 불만이 주요 이슈가 될 것"이라며 "애플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사용자들에게 신뢰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전 까지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트리밍으로 듣는 음악이 수시로 끊어진다면 차라리 다운로드 받아서 듣는 편이 나을 것이라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라라닷컴이 문을 닫는 시기(이달 말)와 애플이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는 시점(다음달 초)이 맞물리면서, 애플이 6월 7일부터 열리는 WWDC에서 차세대 아이폰을 공개하면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도 함께 선보이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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