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구글 TV 개발 계획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시작부터 소니, 인텔 등 수많은 파트너를 끌어 모으며, 삼성전자, LG전자, 파나소닉 등 가전업체와 케이블 TV, IPTV, 위성 TV 등 통신업계 등 관련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구글이 선보인 새로운 TV는 관련 산업군에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를 살펴보기에 앞서 우선 구글 TV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Google TV Home
▲ Google TV Home


구글 TV 홈스크린 (출처 : 구글 코리아)

구글 TV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크롬 웹 브라우저를 구동시킨다. 어도비 플래시 플레이어 10.1을 지원하기 때문에 유투브를 비롯한 다양한 인터넷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으며, 넷플릭스, 아마존 주문형 비디오 등 수백개의 방송 프로그램과 디시 네트워크의 위성 TV 콘텐트도 즐길 수 있다.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구매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구글 TV는 하나의 스크린에서 다양한 방송 및 유료채널, 디지털 비디오 레코더(DVR), 인터넷 서핑 등 다양한 콘텐트를 활용할 수 있도록 통합 검색 기능을 제공한다. 홈스크린에서 사용자들이 즐겨찾는 콘텐트를 사용자 취향에 맞게 개인화해서 보여주기 때문에, 콘텐트의 바다에서 원하는 영상을 찾아헤매는 수고를 덜어준다.

구글 TV는 시작부터 업계의 내로라하는 파트너들을 끌어 모으며 무서운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구글 TV가 첫 선을 보인 구글 I/O 컨퍼런스에는 인텔(CPU), 소니(TV), 로지텍(컨트롤러), 베스트 바이(유통), 디시 네트워크(위성 TV), 어도비(플래시) 등 관련 업계의 리더들이 대거 참석했다.

인텔은 구글 TV에 가전제품에 최적화된 아톰프로세서 CE4100을 제공하며, 소니도 올 가을 미국시장에 구글 TV를 활용한 '소니 인터넷 TV'를 출시하기 위해 구글과 밀접하게 협력하고 있다. 로지텍은 키보드와 리모컨을 결합한 신개념의 리모컨을 출시해 구글 TV를 지원할 예정이다.

위성 TV 업체인 디시 네트워크는 구글 TV에 적용되는 통합 시스템을 개발해, 일년 전 부터 공동으로 테스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어도비는 플래시 플레이어 10.1을 크롬 브라우저에 내장해 게임, 동영상, 애플리케이션 등 수많은 플래시 콘텐트를 감상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전자제품 유통업체 베스트 바이는 올 하반기부터 미 전역의 지점을 통해 구글 TV를 판매에 발벗고 나선다.

이처럼 구글 TV가 출시도 되기 전에 수많은 업계 파트너를 확보한 것은, 구글 TV과 가져올 커다란 변화를 관련 업계에서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다. 에릭 슈미트 구글 CEO는 "하드웨어, 디자인 및 소매유통 분야에서 수 십 년의 경력을 쌓아온 각계 최고의 파트너들과 함께 일하게 된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소감을 밝혔다.

Google TV Quick Search Results
▲ Google TV Quick Search Results


구글 TV의 쿽 서치 화면 (출처 : 구글 코리아)

구글 TV의 출현으로 LCD TV 시장의 판도는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LCD TV 3위 업체인 소니가 구글의 초기 파트너로 선택된 반면,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는 야후와 협력하고 있어 상황이 묘하게 흘러가고 있다.

삼성전자가 야후와 협력하는 수준으로 삼성앱스나 바다 플랫폼을 구글 TV, 안드로이드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반면 구글은 안드로이드폰에 이어 구글 TV를 선보이며 자사의 핵심 서비스를 얼마든지 새로운 스크린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물론, 구글 TV가 기존 LCD TV 업계에 무조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구글 TV를 계기로 커넥티드 TV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 삼성전자, LG전자 파나소닉 등 LCD TV 업체도 새로운 기회를 거머쥘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도 "구글 OS를 개발한 TV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는 발언을 해, 삼성전자도 구글 TV 개발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비록 소니가 초기 파트너로 선택됐지만, 다른 업체들에게도 얼마든지 가능성이 열려있다. 관건은 '누가 더 구글 TV를 잘 활용하느냐'다. 안드로이드 시장의 경우에도 HTC가 구글과 밀접하게 협력하며 넥서스원을 출시했지만, 시장에서는 넥서스원보다 다른 안드로이드폰이 훨씬 많이 팔려나가는 상황이다.

넷플릭스와 훌루와 같은 콘텐트 서비스 업체에게는 구글 TV가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구글 TV와 더불어 커넥티드 TV가 TV 시장의 주류로 자리매김한다면 이들이 활용할 수 있는 스크린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넷플릭스가 구글 TV를 선점한 만큼, 훌루 등 다른 콘텐트 업체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내 동영상 업체들도 커넥티드 TV 시대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구글 TV의 출현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곳은 IPTV, 케이블 TV, 위성 TV 등 TV 관련 통신 업계다. 이들이 자체 통신망을 기반으로 제공하는 TV 서비스는 구글 TV의 직접적인 경쟁자다. 장기적으로는 얼마든지 구글 TV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

시장조사기관 오범은 20일 공개한 최신 보고서를 통해 "구글이 (구글 TV 출시로) 이동통신업계를 넘어 통신업계 전체에 장기적인 위협을 가하는 회사가 됐다"며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IPTV나 케이블 TV업체에는 같은 업종의 경쟁사보다도 구글이 더 큰 위협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범은 "통신 업계가 구글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시스템과 소프트웨어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특히 사용자와 콘텐트, 애플리케이션 분야의 파트너 커뮤니티 구축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자체적인 플랫폼을 소유하기 보다는 구글을 적절히 활용하거나 보완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한편, 개발자들에게는 구글 TV가 또다른 기회가 될 전망이다. 구글이 개발자를 위한 TV용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곧 출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에는 구글 TV에 최적화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SDK)를 업데이트 할 계획이다.

구글 TV 프로젝트와 관련한 자세한 정보는 google.com/tv에서 찾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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