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테나 역할을 하는 아이폰4의 테두리를 손으로 잡으면 수신율이 저하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스티브 잡스 애플 CEO가 "다른 방법으로 잡거나 케이스를 이용하라"는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일본 등 5개 국에서 아이폰4의 공식 판매가 시작된 가운데, 일부 구매자들을 중심으로 아이폰4를 손에 쥐는 위치에 따라 수신율이 저하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이폰4의 금속 테두리 왼쪽 아랫부분을 손으로 쥐면 무선 수신 감도가 눈에 띄게 떨어진다는 것. 여러 블로거들이 동영상으로 촬영해 인터넷에 올리고 있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전화가 끊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아이폰4의 수신 감도 문제는 블로그 기반 미디어를 중심으로 소개가 된 이후, 주요 외신에 까지 잇달아 보도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많은 소비자들과 블로거들이 스티브 잡스에게 메일을 보내 이 문제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자 스티브 잡스가 몇몇 메일에 직접 답장을 보냈는데, 답장의 내용이 논란을 진정시키기는 커녕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그가 "다른 방식으로 잡거나 케이스를 이용하라"는 식으로 책임을 사용자들에게 돌렸기 때문이다.

그는 '샘플 더 웹' 블로그를 운영하는 'C. K. SAMPLE III'라는 필명의 블로거에게 보낸 답장에서 "어떤 휴대폰도 안테나의 배치와 손에 쥐는 방법에 따라 안테나 성능이 감소할 있다. 무든 무선 휴대폰이 마찬가지다. 만약 당신이 아이폰4에서 이런 문제를 경험했다면, 왼쪽 아래 부분을 잡는 것을 피하고, 금속 테두리를 감싸두거나 케이스를 이용하라"고 말했다.

또 다른 메일에서는 "그러한 방식으로 잡는 것을 피해라(Just avoid holding it in that way)"라며 한 줄로 짧게 답변하기도 했다.

스티브 잡스가 어떤 휴대폰도 손에 쥐는 방법에 따라 안테나 성능이 감소할 수도 있다는 발언은 맞는 말이긴 하다. 그러나 아이폰4는 측면을 둘러싼 금속 테두리를 전부 안테나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휴대폰과 상황이 다르다.아이폰4는 측면의 금속테두리 부분을 절반으로 나눠 좌측 상단부는 블루투스와 와이파이, GPS의 안테나로, 나머지 부분은 이동통신 안테나로 활용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아이폰4를 공개하면서, 새로운 안테나 기술을 "전에 없던 대단한 엔지니어링 기술"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수신율 향상을 위해서 고안한 새로운 안테나 디자인이 잡는 방법에 따라서는 오히려 수신율을 감소시킨다니 아이러니하다.

한편, 아이폰4는 안테나 수신율 문제, 레티나 디스플레이 불량 문제 등 품질을 둘러싼 다양한 문제가 제기되는 것과 무관하게 스마트폰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팔려나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60만대 달하는 예약판매 물량을 합쳐 첫 날 판매량이 1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설계상의 문제와 함께 이를 사용자의 탓으로 돌리는 스티브 잡스의 발언이 나오면서 앞으로 아이폰4의 판매량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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