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애플이 아이패드를 선보이자, IT 업계의 한 임원이 이렇게 말했다. "기업 임원진들에게 딱이네요. 회사 주요 지표나 고객 관리 현황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대시보드 애플리케이션만 만들면 손가락으로 쓱쓱 넘기면서 현황을 한 눈에 볼 수 있잖아요."

선견지명이었다. 29일(현지시간) 시스코가 기업용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선보이며 그의 말을 입증했다. 네트워크 최강자 시스코의 파격적인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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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코 '시어스(Cius, 사진)'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탑재한 7인치 태블릿 PC다. 시스코의 협업과 통신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고객들이 기업 내에서 편리한 모바일 비즈니스 환경을 구성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와이파이(802.11a/b/g/n), 블루투스 3.0, 이동통신망(3G, 4G) 까지 다앙한 네트워크를 지원하며, 시스코의 애니커넥트 시큐리티 VPN 클라이언트를 통해 VPN망에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다. 시스코의 쿼드, 쇼&쉐어와 웹Ex 등 다양한 솔루션을 활용하면 훌륭한 협업 툴로 활용할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이메일과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시스코의 가상 데스크톱 클라이언트를 활용해 사내의 클라우드 인프라에 접근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전면부 카메라로 HD 비디오(720p)를 전송할 수 있어, 시스코의 화상회의 시스템인 텔레프리전스 솔루션과 연동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전용 도킹 스테이션인 'HD 사운드스테이션'에 꽂으면 영락없는 화상회의 장비로 변신한다.

안드로이드 OS를 채택한 만큼 안드로이드 마켓에 있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기업용 솔루션을 활용할 수 있으며, 1.6GHz 아톰 프로세서와 32GB 플래시 메모리, HDMI와 USB 포트를 탑재하는 등 하드웨어 사양도 뛰어나다. 모니터와 키보드를 연결하면 가상 데스크톱 환경에서 데스크톱을 대체하기에 충분하다.

시스코는 앞으로 시스코 협업 솔루션의 API(Application Protocol Interface)를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도구(SDK)도 제공해, 안드로이드 개발자들이 시스코 솔루션을 활용한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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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우스는 데스크톱 가상화 솔루션과 다양한 출력단자로 높은 확장성을 제공한다


시스코는 "시어스는 데스크톱보다 훨씬 저렴한 유지 비용으로 클라우드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유연한 컴퓨팅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며, "고객들에게 PC 위주의 업무 환경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대안을 제공하게 됐다"고 밝혔다.

시스코는 올 3분기에 고객을 위한 시어스 트라이얼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며, 정식 출시는 내년 1분기로 예정돼 있다.

안드로이드 OS의 등장은 시스코로 하여금 또 다른 꿈을 꿀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여전히 B2B 시장에 머물기는 하지만 기업 내부의 다양한 협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스코가 모바일 디바이스 개발에도 눈을 돌렸다는 점에서 이번 행보는 관련 업계에 많은 파장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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