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에서 탈옥없이도 애플 앱스토어가 아닌 외부 애플리케이션을 마음껏 설치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마켓(앱스토어)이 등장했다. HTML5를 활용한 웹 애플리케이션(이하 웹 앱)을 한 데 모아 보여주는 '오픈앱마켓(OpenAppMkt.com)'이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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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앱 마켓 실행 화면. 모바일 웹이지만 브라우저의 네비게이션 바를 없앤 것이 특징이다


오픈앱마켓은 지난 7월말 개장한 따끈따끈한 웹 앱 전용 장터다. 다양한 웹 앱을 카테고리별로 구분해 진열하고, 상위 유료 앱과 무료 앱을 소개하고 검색 기능도 지원하는  등 기존 앱스토어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기능을 지원한다.

인터페이스가 애플 앱스토어와 유사하기 때문에 아이폰 이용자라면 큰 어려움 없이 쓸 수 있다. 이용 방법도 비슷하다. 오픈앱마켓에서 웹 앱을 고르고 '설치'(Install)를 누르면 사파리 브라우저로 연결된다. 안내에 따라 '홈 화면에 추가하기'를 누르면 바탕화면에 아이콘이 설치된다.

설치된 아이콘을 실행해보면 웹 앱이 사파리 브라우저의 내비게이션 바 없이 실행되기 때문에, 마치 기존 아이폰 네이티브 앱을 사용하는 것과 유사한 느낌을 받게 된다. 심지어 일부 웹 앱은 인터넷에 연결하지 않아도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해외 결제가 가능한 비자나 마스터 카드를 사용하면 유료 앱도 구매할 수 있다. 물론, 개발자들에게도 웹 앱을 유료로 판매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놨다. 개발자와 오픈앱마켓이 8대 2의 비율로 수익을 나누게 된다. 30%를 가져가는 애플에 비해 저렴하다.

오픈앱마켓은 현재 아이폰에서만 제대로 이용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폰으로 접속해보니 사이트를 볼 수는 있었지만, 앱을 설치할 수는 없었다. 오픈앱마켓쪽은 빠른 시일 안에 안드로이드폰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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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앱마켓에서 수도쿠 앱을 설치하고 실행하는 모습


지금까지 웹 앱은 특정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고 다양한 운영체제에서 두루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유통 측면에서 결정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안드로이드마켓과 같은 유통 장터가 없었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웹 앱이 등장해도 널리 알리기가 쉽지 않았고 유료 판매를 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애플이 예전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아이폰에서 작동하는 웹 앱을 모아 소개하기도 했지만, 간단한 소개와 함께 링크를 제공하는 수준이었다. 오픈앱마켓과 같은 장터 형태가 아니었으며, 당연히 유료 결제와 판매도 지원하지 않았다.

여전히 네이티브 앱은 그 성능과 화려함에서 웹 앱을 압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네이티브 앱은  고성능의 3D 그래픽을 구현할 수 있고, 멀티태스킹을 지원할 수 있으며, 가속도센서와 자이로센서 등 휴대폰의 다양한 하드웨어를 십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HTML5 기술이 자리를 잡으면 현재 네이티브 앱으로 제공되는 애플리케이션의 상당수는 웹 앱으로도 구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흐름 속에 HTML5를 활용해 브라우저의 내비게이션 바 없이 네이티브 앱과 거의 유사한 느낌으로 웹 앱을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이를 손쉽게 사고 팔 수 있는 오픈앱마켓이 출현한 것은 모바일 웹 기술의 발전과정에서 큰 한 걸음을 내딛은 것으로 평가할 만 하다.

무엇보다 오픈앱마켓이 앱스토어를 통해서만 앱을 설치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애플의 통제 정책을 아이폰을 해킹하지 않고도 합법적으로 우회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는 점에 주목할 일이다.

지난달 미국 저작권 사무국은 이용자가 합법적으로 획득한 애플리케이션을 아이폰에 설치하기 위해 탈옥(Jailbreak)하는 것은 합법이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여기에 탈옥을 하지 않고도 애플의 통제를 피할 수 있는 오픈앱마켓까지 등장하면서 자체 앱스토어를 통해 콘텐트 유통을 통제해보려는 플랫폼 사업자들의 노력은 중대한 고비를 맞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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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앱마켓 사용법 소개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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