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제가 그동안 값없이 받은 것들, 제가 소유하기엔 욕심인 것들을 내려놓고 다시 디지털의 강물 속으로 흘려 보내고자 합니다."




웹2.0이 소통의 플랫폼으로 주목을 받고, 사람들의 많은 참여를 이끌어내면서 이와 관련된 책들도 수없이 출판되고 있다. 웹2.0의 핵심개념인 소셜과 오픈을 설명하는 이런 책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마치 이 분야의 정통한 전문가가 잘 풀어놓은 개념서의 느낌을 받게 된다. 하지만, 책은 소통과 참여를 부르짖는데 실제로 그 책은 다른 책들과 다를 바없이 고전적인 출판을 고집한다.

그런 가운에 실제로 오픈을 실천하고 있는 책이 있다. 바로 <소셜 웹이다>.

이 책은 올 4월에 이미 책으로 출판되었다. 온라인에 게재하던 자신의 글들을 모아 책으로 출판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이처럼 책으로 출판한 이후 이를 온라인에 공개하는 경우는 드물다. 온라인 PDF버전의 책에서 작가는 '오픈의 변'을 가장 앞에 적어놓았다.

"~ 이제는 제가 그동안 값없이 받은 것들을, 제가 소유하기엔 욕심인 것들을 내려놓고, 다시 디지털의 강물 속으로 흘려 보내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래서 이 땅의, 이 하늘 아래, 어느 누군가 이 책을 통해서 찾고 있던 지식을 얻을 수 있다면, 그러한 나눔이 행해진다면 그것이 이 책이 태어난 작지만 큰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 "

외국에서는 이렇게 책을 온라인으로 공개하는 사례를 심심치않게 찾을 수 있다. 듀크대 법대 교수인 제임스 보일의 <퍼블릭 도메인(Public Domain)>,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인 조나단 지트레인의 <인터넷의 미래(The future of the internet)> 등도 온라인으로 공개된 대표적인 책들이다. (온라인으로 공개된 책들 : http://openknowhow.itcanus.net/page/30#sub780)

remix and public domain



최근들어 국내에서도 출판된 책의 온라인 공개가 줄을 잇고 있고 있다. 법정스님의 <무소유>, 조동성 서울대 교수와 김성민 아이웰콘텐츠 대표의 <장미와 찔레>(http://cfile236.uf.daum.net/attach/2011DB104BA9AA083A08B0) 등이 이번달 온라인에 공개되었다.

이들이 온라인에 책을 무료로 공개하면서 기대하는 바는 무엇일까?  <소셜 웹이다>의 작가 김재연은 이렇게 말한다.

"공유가 창작을 낳고, 개방이 혁신을 낳는 모습을 꼭 보고 싶습니다. 이번에 책을 오픈하는 것에는 두가지 목표가 있습니다. 먼저 제 책처럼 CCL(Creative Commons License)을 적용한 책을 오픈하는 경우에 일반인이 쉽게 접근(access)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에 기여하고자 하고, 두번째는 실제적으로 오픈 사례가 언제, 어떻게, 얼마나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지를 측정하고 자료로 남겨서 나중에 또 이런 사례를 만들고자 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사실 '공유와 나눔으로 더 나은 사회를 만들자'라는 취지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모두들 이에 동의하고 이 것이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 자신의 컨텐츠를 모두가 이용할 수 있게 자유롭게 나눠줄 것인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한다.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내가 이를 직접 실천하는 데는 넘어야 할 벽이 있는 것이다.

'진짜로 내가 공들여 만든 컨텐츠를 값없이 나눠줄 준비가 되었는가?' 이런 고민이 진지하게 이루어진 이후에 비로소 자신의 컨텐츠를 '실제로' 오픈 할 수 있다. 오픈의 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작가의 이런 고민과 이에 따른 실천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어려운 일이다.

'정보의 바다'라는 오래된 별명처럼 인터넷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현대인들에게 수많은 정보들이 제공되지만 오히려 이 같은 '정보의 홍수' 때문에 양질의 정보를 얻어내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다. 그래서 잘 짜여진 좋은 책들의 온라인 공개가 더 의미있는 것은 아닐까. 앞으로도 많은 책들이 온라인에 공개되어 이를 통해 '공유가 창작을 낳고, 개방이 혁신을 낳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소셜 웹이다>  PDF 버전 보기
(http://www.scribd.com/doc/34618923/소셜웹이다)

저자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행사가 마련된다. 저자 김재연님의 솔직한 생각을 들어보고 책의 오픈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새로운 가치 창출과 사회적 의미에 대해 들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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