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9월 10일 경 안드로이드 태블릿 '아이덴티티 탭(IDENTITY TAB)'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휴대용 와이브로-와이파이 단말기인 '에그'와 번들로 구입하면 24개월 약정으로 무제한50G 요금제(월 2만 7천 원)가입 시 무상으로 제공된다.
'아이덴티티 탭'은 컨버전스 기기 전문기업인 '엔스퍼트'가 개발한 제품이다. 그동안 가칭 '올레패드'로 널리 알려졌지만 엔스퍼트의 브랜드를 따 '아이덴티티 탭'으로 정해졌다.
아이덴티티 탭은 안드로이드 2.1 기반(추후 2.2 업그레이드 예정)으로 정전식 7인치 멀티터치를 채택했다. 갤럭시S, 갤럭시탭과 동일한 1GHz 허밍버드(S5PC110) CPU를 탑재했으며, RAM 512MB, 내장메모리 8GB로 하드웨어 사양은 준수한 편이다. 다양한 미디어 콘텐트를 사용하게 될 태블릿이 내장메모리가 8GB 밖에 되지 않는 점은 아쉽지만, SD카드 슬롯을 통해 추가로 확장이 가능하다.
그밖에 조도센서와 가속도센서, 지자기센서와 DMB, 300만 화소 카메라(후면부)를 탑재하고 있다. 3.5파이 이어폰잭과 HDMI 출력을 지원하며, 와이파이 802.11 b/g/n, 블루투스 2.1, USB 2.0을 지원하는 등 최근 출시됐거나 출시를 앞둔 태블릿 PC와 비교해 빠지지 않는 사양을 갖췄다.
무게는 445g으로 9.7인치의 아이패드(680g)와 비교해 가벼운 편이지만, 400g 미만으로 알려진 동일한 화면크기의 갤럭시탭과 비교하면 소폭 무거운 편이다. 배터리 용량은 4000mAh(리튬-폴리머)로, 연속 영상재생이 3.5 시간에 불과하다. 동영상 재생만 10시간 이상 가능한 아이패드와 비교해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단점은 해상도로, 갤럭시탭과 같은 800×480이다. 4인치 갤럭시S와 동일한 해상도인데, 7인치 화면에서 전반적으로 뿌옇게 흐려 보이는 수준이다. 영상이나 사진을 감상하기에는 무리가 없지만 텍스트 위주의 콘텐트를 장시간 읽기에는 불편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낮은 해상도는 비단 아이덴티티 탭만의 문제는 아니다. 갤럭시탭을 비롯해 출시됐거나 출시를 앞두고 있는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이 모두 갖고 있는 문제점이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마켓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이보다 높은 해상도를 채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애플 앱스토어가 9.7인치 아이패드를 위한 별도의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는 것과 달리, 아직까지 안드로이드 마켓은 7인치 이상의 태블릿 PC를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아이덴티티 탭은 KT의 쇼앱스토어의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으며, 오는 10월부터는 KT가 선보일 올레스토어를 통해서도 다양한 콘텐트를 구입할 수 있다. 아직 안드로이드 마켓을 사용하기 위한 구글 CPS 인증을 마치지 못했지만, 엔스퍼트와 KT는 오는 9월말까지 인증을 마치기 위해 구글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증 시점에 따라 조만간 안드로이드 마켓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밖에 기본 탑재된 앱을 통해 전자책과 웹서핑, 증강현실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으며, 문서확인과 편집, 멀티미디어 재생을 위한 앱과 위젯도 기본 탑재됐다. 트위터와 미투데이 앱도 탑재해 7인치 화면으로 다양한 SNS도 즐길 수 있다.
가장 눈여겨 볼 부분은 엔스퍼트의 모회사 인스프리트의 '컨버전스-원' 솔루션이다. 홈네트워크 기술인 DLNA(Digital Living Network Alliance)를 활용해 TV-PC-휴대폰 등 3스크린에서 무선으로 사진, 영상, 음악 등의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다. 태블릿에 저장된 콘텐츠를 DLNA를 지원하는 삼성전자와 소니의 최신 TV에서 볼 수 있고, 또 태블릿과 동일한 AP에 접속돼 있는 PC, 스마트폰에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전송할 수 있다.
가격 경쟁력도 우수한 편이다. 무약정으로 구입하면 40만원 대 후반(변동가능)으로 크게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KT의 휴대용 와이브로-와이파이 단말기인 '에그'를 24개월 약정으로 와이브로 무제한50G 요금제(월 2만 7천 원)에 가입하면 무상으로 구입할 수 있다.
에그 가입을 고려하고 있던 사용자라면 이 참에 아이덴티티 탭도 함께 장만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존 와이브로 가입자는 이와 같은 혜택을 활용할 수 없다는 는 점이 아쉽다.
KT는 9월 10일 경부터 서울과 수도권 19개 시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www.show.co.kr)에서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며, 향후 와이브로 커버리지 확대 시점과 연계해 판매 지역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10월까지는 5대 광역시에서 구입할 수 있게 되며, 와이브로 커버리지가 전국 84개 시로 확대되는 내년 3월에 맞춰 전국 규모로 판매될 예정이다.
이경수 KT 컨버전스와이브로본부 전무는 “모바일 인터넷에 대한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해 저렴한 가격에 우수한 성능을 갖춘 단말기를 선보이게 됐다”며 “KT는 앞으로도 태블릿PC와 같은 컨버전스 단말기를 지속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창석 엔스퍼트 대표는 "(아이덴티티 탭이) 고사양 제품임에도 KT의 결합상품과 연계돼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게 됐다"라며 "강력한 선점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 부족한 점이 있지만 앞으로 더욱 다양한 후속 모델을 출시해 세계 시장에서도 선전할 수 있는 중소기업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아이덴티티 탭 세부 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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