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시·청각 장애인도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 오피스를 한층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MS 파워포인트 발표 자료에 들어간 동영상에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 삽입 기능이 들어가고, MS 워드로 작성한 문서도 쉽고 편리하게 시각장애인 전용 문서 형식으로 바꿀 수 있는 기능이 덧붙었다.

MS는 3월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고 맨체스터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장애인 정보통신 IT 박람회 'CSUN 2011' 행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공식 발표했다.

■ 파워포인트 동영상·오디오에 자막을! '스탬프'

이번에 발표한 '스탬프'는 MS 파워포인트 2010용 자막 플러그인이다. 그동안 청각장애인은 MS 오피스를 쓰면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특히 MS 파워포인트 발표 자료를 만들거나 볼 때, 자료에 삽입된 동영상이나 오디오 파일 내용을 확인하지 못해 난감한 경우가 적잖았다. '스탬프'는 이런 청각장애인의 어려움을 덜어주고자 MS 파워포인트 동영상과 오디오에 자막을 직접 삽입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용 방법도 쉽다. 먼저 MS 웹사이트에서 MS 파워포인트 2010용 스탬프 플러그인을 내려받아 설치한다. 그러면 파워포인트 리본 메뉴 '재생'에 'Add Caption' 기능이 덧붙는다.

자막을 넣는 방법은 두 가지다. 동영상 구간을 설정해 직접 '자막 편집기'로 자막을 넣거나, 미리 PC에 만들어둔 자막 파일을 지정하면 된다. 자막 파일은 TTML(Timed Text Markup Language) 형식을 지원한다. TTML은 월드와이드웹 컨소시엄(W3C)이 권고하는 자막 표준 파일 형식이다.

'스탬프' 플러그인은 청각장애인 뿐 아니라 교육 현장에서도 유용하다. 짐 더킨 MS 오피스 사업부 수석 제품 매니저는 "자막 기능만 달아도 교육 효과가 20% 이상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라며 "교육 현장이나 공공기관 등에서 디지털 정보 보관 작업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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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_office_s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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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_office_sub_02



■ MS 워드, 시각장애인 앞으로…'DAISY 저장' 기능

MS는 MS 워드 2003부터 시각장애인을 위한 'DAISY 파일로 저장' 기능을 제공해왔다. DAISY는 '디지털 접근 정보 시스템'(Digital Access Information System)의 약자로, 시각·독서장애인을 위한 국제 디지털 표준 문서 형식이다. DAISY 형식으로 만든 문서는 MP3이나 HTML, 점자나 큰 활자 인쇄 등으로 변환할 수 있어 시각장애인이 쓰기에 유용하다.

MS가 소나타소프트웨어, DAISY 컨소시엄과 함께 만든 MS 워드용 DAISY 플러그인을 이용하면 시각장애인도 손쉽게 MS 워드 문서를 DAISY 파일로 변환해 오디오북 형태로 이용할 수 있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DAISY 플러그인은 기존 MS 워드 2003·2007에 이어 2010을 지원하며, 이용 방법도 쉽고 간편해졌다.

이는 단순해보이지만 중요한 요소다. 시각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복잡한 디지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장애인에게 접근성을 보장하는 것은 단순한 정보 호기심을 충족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정보 접근성 격차는 곧 직업이나 삶의 질에서 격차를 벌리는 원인이 된다.

시각장애인들은 지금껏 일부 서점이나 비영리단체가 자원봉사 형태로 제공하는 오디오북에 의존해 독서 욕구를 충족해 왔다. 이런 오디오북은 종류도 많지 않을 뿐더러, 대개 고전 명작에 한정돼 있기 마련이었다. MS 워드 2010용 DAISY 플러그인을 이용하면 시각장애인도 MS 워드로 제작된 다양한 책이나 전문 보고서, 논문과 국가기록물 등을 손쉽게 오디오북으로 변환해 읽을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제대로 읽기 어려웠던 도표나 이미지 정보도 손쉽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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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_word_save_as_DAISY


로버트 싱클레어 MS CAO(최고접근성책임자)는 "그 동안 MS는 주요 제품에 장애인 접근성을 강화하고자 여러 정부기관과 기업, NGO와 의견을 주고받고 이를 제품에 지속적으로 반영해 왔다"라며 "이번 스탬프와 DAISY 플러그인도 이같은 협력과 기술, 교육의 결과로 탄생했으며 앞으로도 꾸준히 의견을 나누며 장애인 접근성을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백남중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 정보화교육팀장도 “시각장애인은 자신에 맞는 파일 형식을 얻기가 매우 어렵지만, DAISY로 저장하면 한 파일을 시각장애인 개인 욕구에 따라 텍스트, 음성, 점자, 확대문자 중 적합한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라며 “MS 워드에서 손쉽게 DAISY 형태로 문서를 저장할 수 있게 된 것은 파일 변환 시간을 줄이고 시각장애인의 문서 접근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MS 오피스 2010용 스탬프 플러그인과 MS 워드용 DAISY 플러그인은 누구나 기능을 고치거나 덧붙일 수 있도록 오픈소스로 공개돼 있다.

MS는 이 밖에도 MS 오피스 워드·파워포인트·엑셀 2010에서 장애인 접근성 준수 여부를 자동으로 확인해 알려주는 '접근성 검사'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리본 메뉴에서 '파일→정보→문제확인→접근성 확인'을 선택하면 해당 문서에서 장애인이 읽기 어려울 수 있는 콘텐츠를 찾아 알려준다. MS 오피스 주요 제품에서 접근성을 지원하는 기술을 소개하는 'MS 접근성' 웹페이지도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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