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셋톱박스 업체들의 가장 큰 경쟁력은 한국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로 뛰어나간 데 있다고 봅니다."

이재익 한국NDS 이재익 차장의 말이다. NDS는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TV와 셋톱박스, 디지털비디오녹화기(DVR), PC, 휴대폰 등 다양한 가입자 단말로 전송되는 디지털 콘텐츠를 안전하게 전송할 수 있도록 디지털 유료방송 솔루션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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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익 차장은 컨슈머 디바이스 매니저로 한국에서 근무하지만 아태지역을 담당하고 있다. 그의 역할이 재밌다. 그는 국내 셋톱박스 업체들이 아태지역 유료방송 사업자들과 긴밀하게 사업을 진행하도록 돕는다. 한국NDS 연구개발(R&D) 센터와 아태지역 비즈니스 팀과 소통을 통해 셋톱박스 업체들에게 기술 지원과 사업기회를 제공한다. 또 큰 잠재력을 지닌 장비 업체들을 발굴해 사업이 가능토록 연결해주기도 한다.

물론 아태 담당이다보니 이 지역의 다른 제조사들도 만난다.

한국NDS에 아태지역 연구개발센터가 마련돼 있는 이유도 그를 더욱 바쁘게 한다. 한국NDS 연구개발센터는 2002년 설립돼 현재 100명 이상의 고급 개발 인력들이 아태지역 뿐아니라 유럽 미주 지역의 NDS 글로벌 고객을 위해 70여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국내 셋톱박스 업체들의 매출 중 85% 가량이 해외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그만큼 국내 기업들의 제품이 전세계 통신사나 방송사업자들에게 좋은 제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는 것. 하드웨어 엔지니어들이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고, 임베디드 분야에서도 국내에 유능한 인재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물론 여전히 중국 기업들과 2-3년의 기술 격차가 있기는 하지만 방심해서는 안된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최근 추세 중 하나는 TV 제조사가 셋톱 박스를 직접 제공하겠다고 움직이는 것이죠. TV에 직접 넣기도 하고 한 셋트로 넣기도 하죠"라면서 "국내 셋톱박스 업체들은 통신사나 방송 사업자들이 어떤 사업을 전개하려는 지 미리미리 파악하고 사전 컨설팅을 겸하면 더 좋은 것 같다"고 조언했다.

장비를 만드는 장점은 이어가면서 각 사업자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진정한 파트너로 성장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이동통신사나 방송 사업자들은 자사의 가입자나 시청자들에게 하나의 콘텐츠를 서로 다른 디바이스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SK텔레콤의호핀이나 CJ헬로비전의 티빙이 대표적이다.

이전에도 이런 사례는 많았지만 제대로 안착된 사례가 거의 없다.

이에 대해 이재익 차장은 "단말의 문제, 통신 인프라의 문제 등이 N스크린에서 무척 중요했는데 예전엔 이런 인프라가 거의 갖춰져 있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스마트폰, 태블릿, IPTV나 스마트TV 등이 일반화되고 있고 이동통신사들도 LTE를 구축하고 있다. 조금씩 좋은 사례들이 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하드웨어적으로도 많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스마트TV에 탑재되던 ARM 기반의 칩셋들이 향후 셋톱박스에도 탑재될 예정이다. ARM 기반의 거대한 생태계가 모든 단말단에서 이뤄지면 서비스 사업자들로서도 한결 수월해진다. 셋톱박스에서 모바일과 태블릿 등과의 연동도 손쉽게 가능해지는 것. 인텔도 아톰프로세서를 통해 이런 생태계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셋톱박스 진영에서도 또 다른 기술 변화가 있는 것.

그는 나날이 바빠지겠 됐다면서 웃었다.

한편, NDS가 많은 솔루션들을 제조사와 서비스 사업자에게 제공하고 있어 가운데 중재자 역할로서 더 큰 꿈도 꾸고 있다. NDS발 앱스토어가 그것으로 이재익 차장은 "NDS가 제공하는 솔루션들이 아직까지 한번도 해킹 당한 적이 없을 정도로 보안에 철저하다"면서 "이런 생태계 구축에 솔루션만 제공하는 데 머물지 않고 서비스도 만들어 기존 사업자들에게 제공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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