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가상화폐인 페이스북 크레딧이 7월1일부터 모든 게임에 적용된다.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게임, 전 세계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게임을 가릴 것 없이 페이스북 안에서 가상 화폐를 판다면, 페이스북 크레딧을 결제수단으로 무조건 써야 한다는 이야기다.

페이스북은 개발자 블로그를 통해 “페이스북 크레딧을 7월1일부터 본격적으로 적용한다”는 사실을 재확인하고 “게임사를 위한 지급 체계도 마련했다”라고 6월15일 밝혔다.

게임 플랫폼을 무료로 제공하는 페이스북으로서는 일종의 입점비를 거두는 모양새다. 실상은 F커머스의 핵심일 수 있는 페이스북 크레딧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으로 볼 수도 있다.

국내 게임사 중 페이스북에 소셜게임을 서비스하는 회사는 많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페이스북 크레딧을 무조건 써야 한다는 게 게임 업계에서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특히, 전세계 이용자를 대상으로 페이스북에 게임을 출시한 게임사는 담담한 분위기였다.

조만간 페이스북에 소셜게임 ‘더비데이’를 출시하겠다고 밝힌 컴투스는 “페이스북 크레딧을  결제 수단으로 두고, 페이스북으로부터 비용을 지급받는 과정은 큰 문제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게임사가 독자적으로 결제 수단을 두면 신뢰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이용자들이 게임 머니를 사려고 결제했는데 결제 과정이나 청구서에 잘 알지 못하는 결제 회사의 이름이 등장하면, 게임 머니를 구매하는 데 주춤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게임사 ‘라이포인터랙티브’는 이러한 점을 사전에 고민했다. 소셜게임 ‘트레인시티’를 페이스북에 출시하며 페이스북 크레딧으로만 게임 머니를 구매하게 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임정민 라이포인터랙티브 대표는 “페이스북 크레딧은 수수료가 30%라 수수료 부담은 만만찮다”라며 “이용자에게 페이스북 크레딧은 다른 결제 수단보다 신뢰도가 높고 편리하다”라고 설명했다. 페이스북 크레딧이 이용자에겐 신뢰를 주고, 게임사는 더 많은 게임머니를 팔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고 풀이되는 주장이다.

여러모로 편리하다지만, 지금까지 페이스북 크레딧의 지급 과정은 번거로운 편이었다. 라이포인터랙티브는 페이스북 크레딧 결제 대금을 지급받기 위해 해외 계좌를 개설했다. 국내 계좌로 지급받기 위해 페이스북과 논의하는 것보다 페이스북이 지급하기 편한 해외 계좌를 만든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게임사 중에는 해외 계좌를 만드는 게 정부로부터 탈세 의혹을 받을 우려가 있다고 알려온 곳도 있다. 이런 점에서 페이스북이 국내 게임사를 위한 결제 대금 지급 시스템을 마련한다는 건 고무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임정민 대표도 "국내 계좌에서 페이스북 크레딧 판매 금액을 지급받을 수 있고, 해외 계좌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건 환영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게임사는 페이스북 크레딧 도입을 페이스북이 발표한 날짜보다 늦춰서 도입할 전망이다.

크레이지피시는 페이스북이 발표한 7월1일이 아니라, 이보다 늦은 4~5일에 페이스북 크레딧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크레이지피시는 페이스북에 '고고!맞고'를 서비스하는 곳이다. 페이스북 크레딧 결제 시스템을 게임과 연동하고, 페이스북이 국내 게임사로 결제 대금을 지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시간이 걸린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이 페이스북 크레딧을 전세계로 확대하기 위해 일정을 무리하게 잡은 면이 없지 않다.  페이스북이 7월1일 페이스북 크레딧을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 13개국으로 확대한다고 밝힌 시점인 6월 중순 무렵까지는 국내 게임사를 위한 지급 체계는 마련되지 않았었다. 페이스북 크레딧의 본격적인 도입을 하루 앞둔 6월30일, 박세진 크레이지피시 마케팅 실장은 "결제 시스템은 이제 구축된 것으로 안다"라며 "페이스북 크레딧을 붙이는 것은 내부 테스트를 완료했지만, 연동 작업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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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페이스북 크레딧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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