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인터넷전화(VoIP: Voice over IP)가 등장할 당시 누적 가입자 수는 33만으로 전체 유선전화 시장의 2%도 채 안됐다. 하지만 그로부터 5년 뒤,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인터넷 전화가 놀라운 성장 속도를 보여주고 있는 것.

7월4일 방송통신위원회와 통신업계는 “6월말을 기준으로 인터넷전화 가입자가 1009만 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원래 인터넷전화는 유선전화 대비 저렴한 요금, 문자 메시지, 무선인터넷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에도 불구하고 통화품질, 070 번호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으로 활성화 되지 못했다. 후발 사업자들을 견제하기 위한 KT의 역 마케팅도 시장 확산을 더디게 한 이유 중 하나였다. 또 새로운 번호를 부여받아야 하는 문제도 선뜻 인터넷전화로 갈아타지 못하는 이유였다.

당시 하나로텔레콤이나 LG데이콤 같은 후발 사업자들과 메신저 기반의 인터넷전화 사업에 뛰어들었던 포털 업체들이 이런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자 말로만 인터넷전화 활성화를 내세우던 정부 규제 당국도 더 이상 팔짱만 끼고 있을 처지가 아니었다.

여러 제도들이 마련됐으며 이후 2008년 10월, 방송통신위원회는 이용자 편의을 높이기 위해 ‘인터넷전화 번호 이동성 제도’와 ‘긴급통신 서비스’도 도입하면서 더 빠르게 시장이 형성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그 결과 2008년 말 248만 명이던 가입자가 2010년 말 914만 명으로 늘어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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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화 번호 이동성 제도는 기존에 사용하던 집 전화번호를 번호 변경 없이 그대로 인터넷 전화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해, 인터넷 전화 확산에 큰 기여를 한 제도다.

긴급통신서비스 역시 기존 유선전화에서만 가능했던 위치추적서비스였지만, 제도 도입 이후 인터넷전화 사용자도 119 같은 번호로 전화를 걸었을 때 자동으로 전화 건 위치가 파악돼 긴급 상황 발생 시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현재 전체 유선전화에서 인터넷전화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6년 1.4%에서 2010년 말 32.3%로 증가했으며, 시장 규모(매출액 기준)도 2542억원에서 2010년 8370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번호이동 절차 간소화 등 지속적인 제도 개선으로 이러한 증가세가 지속돼 올 연말에는 가입자가 11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제 인터넷전화는 대중화 시대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인터넷전화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인터넷전화 활성화를 통해 국민의 통신요금 부담이 경감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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