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를 위협하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서비스의 추격이 무섭다. 가트너는 서비스 복잡성 때문에 NFC 결제 서비스가 활성화되려면 4년은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구글과 비자 등을 비롯한 해외 업체들과 국내 카드사와 통신사들은 NFC 결제와 관련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구글은 NFC 기반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구글지갑 서비스를 개시했다. 시티그룹과 마스터카드가 참여한 이 서비스는 가맹점에 설치된 단말기에 스마트폰을 대기만 하면 결제가 된다. 삼성전자의 넥서스S 4G가 최초로 이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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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ogle wallet

미국 주요 이동통신 3사도 NFC 기반 결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따. 버라이즌, AT&T, T모바일 등은 아이시스라는 조인트 벤처 회사를 설립해 NFC 결제 스마트폰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 통신사는 아이시스에 1억달러의 자금을 조성해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비자는 페이웨이브라는 자사 시스템을 통해 NFC 결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애플과 리서치인모션(RIM), 마이크로소프트(MS)도 NFC 서비스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피시월드는 “아직은 소문에 불과하지만, 애플과 RIM, MS도 조만간 이 서비스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NFC를 향한 업체들이 열기가 뜨겁다”라고 전했다.

한국도 NFC 결제 서비스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그랜드 NFC 코리아 얼라이언스’를 통해 NFC 모바일 결제 인프라와, 서비스 구축을 준비중이다.

내년 명동 시범서비스 시작으로 확대

국내 NFC 결제 서비스 구축 진행 상황에 대해 홍진배 방통위 네트워크정책국 인터텟정책과 과장은 “카드사도 NFC 기반의 발급 체계를 갖춰나가고 있고, 관련 마케팅도 준비하는 등 잘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는 NFC 가맹점을 모집해 이들 가맹점들의 NFC 결제 서비스 구축을 도와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애당초 방통위 계획에 따르면 9월 말부터 12월까지 약 4개월간 명동지역의 음식점, 커피전문점, 편의점 등이 NFC 인프라를 구축하고 시범사업을 선보이기로 했다.

이에 대해 홍진배 과장은 “시범서비스를 준비하면서 가맹점들의 포스 작업에 시간이 조금 걸리고 있다”라며 “시범서비스가 조금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명동지역 시범사업은 단순히 NFC 결제 서비스를 시현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드는 일이 아니다. 방통위는 사용자들이 명동 지역에 실제 위치한 업체에서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워낙 많은 가맹점과 통신사, 카드사, 관련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모여 서로 NFC 결제 시스템 구축과 관련해 협의하느라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방통위쪽은 서비스가 늦어지는 배경을 해명했다.

홍진배 과장은 “조금만 더 기다리면 적어도 4분기에는 명동에 한해서 NFC 결제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현장 테스트를 기반으로 이르면 내년께 NFC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범서비스가 끝난 직후 어떻게 바로 본 서비스 가능해질까. 홍진배 과장은 “명동을 시범 지역으로 진행 중에 있지만, NFC 결제 서비스를 진행하기로 한 가맹점들이 본사에 프로세스를 구축하기 때문에, 시범 사업 이후 본 사업 개시까지 시간이 단축된다”라고 설명했다. 각 가맹점들의 중앙 서버에서 결제 서비스를 구축하기 때문에 시범 사업 종료 후 단말기만 설치하면 바로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SKT·KT는 적극, LG U+는 신중

국내 통신사들도 NFC 결제 서비스를 위해 나섰다. 현재 국내에서는 넥서스S, 갤럭시S2, 베가레이서 등을 이용해 NFC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들 휴대폰 외에는 NFC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것일까. 이에 관해 각 통신사들이 나름의 해결책을 내놨다.

SKT는 NFC가 내장된 유심칩 상용화를 통해 NFC 기능이 없는 스마트폰에서도 해당 결제를 이용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 SKT 측은 “NFC관련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NFC가 내장된 스마트폰을 또 사기란 고객 입장에서 부담될 것”이라며 “이런 고객들을 위해 NFC 칩이 탑재 되지 않은 스마트폰 사용자도 해당 서비스를 연내 이용할 수 있게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KT는 아이폰4에 한정됐지만 NFC 내장 스마트폰 케이스를 통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의사를 밝혔다.

LGU+는 NFC 결제 서비스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앞서 2월초 LGU+는 ‘스마트SD’를 통해 NFC칩이 내장된 마이크로SD카드를 출시한 적 있다. SD카드를 스마트폰에 삽입해 NFC 결제 활성을 꾀하겠다고 나섰지만, 주춤했던 시장 반응 탓에 서비스를 중단했다.

LGU+쪽은 “NFC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아직 보편화된 단계는 아니다”라며 “NFC 서비스가 보편화된 이후에 관련 서비스를 출시해도 괜찮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하나SK카드, BC카드 등은 통신사와 결합해 NFC 관련 서비스 구축에 나서고 있다. 통신사와 결합해 NFC 결제 애플리케이션 출시를 통해 금융거래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제조사와, 이동통신사, 카드사가 NFC 결제 서비스에 대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다날과 모빌리언스 같은 통신과금서비스제공자들은 때를 기다리고 있다.

과거 모네타 등 서비스가 반짝 유행했다가 사라진 것을 경험한 이들로서는 ‘바코드 결제’, ‘휴대폰 소액 결제’ 등 안정적인 사업을 두고 섣불리 NFC결제 서비스에 나서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통신사와 카드사가 NFC 결제 서비스를 주도하고 있어 섣불리 끼어들 수도 없다.

이들 업체들은 “아직까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NFC 서비스 관련해 그 어떤 지침도 받지 못했다”라며 관련 사업 준비에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구글 같은 서비스 업체가 NFC 결제 시장을 주도하는 해외 사례와 매우 대조된다. 북미 중심의 NFC결제 서비스가 개방적인 형태로 서비스 경쟁을 벌이며 NFC결제 환경을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와 일본의 경우는 통신사와 카드사를 중심으로 통합적이고 폐쇄적이 형태로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만 해도 마스터카드 같은 카드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비자는 통신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상호 경쟁적인 서비스를 선보이려고 하고 있다.

어떤 환경이 더 NFC 결제 서비스 발전에 기여할지는 모른다. 다만 과거 모네타의 실패를 교훈 삼아 국내 NFC 결제 서비스 환경은 활성화 됐음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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