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운동에 필요한 후원금을 모으는 웹사이트가 등장했다. 진보네트워크센터(진보넷)가 온라인 후원 플랫폼으로 만든 ‘소셜펀치’ 이야기다.

소셜펀치는 소셜펀딩, 크라우드펀딩, 크라우드소싱 등으로 알려진 온라인 십시일반 후원 서비스와 모양새가 비슷하다. 진보넷은 소셜펀치를 만들며 특정 프로젝트와 활동에 대해 여러 사람들이 후원금을 납부해 지지하는 방식을 택했다. 사회 운동을 펼치는 단체가 후원을 받는 게 새삼 새롭게 보이는 건, 소셜펀치가 후원을 기다리는 단체의 활동을 모아서 소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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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cialfunch_20111121_4

국내외 예를 보면 소셜펀치와 같은 후원 모금 서비스는 주로 예술이나 기술 분야의 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춰 등장했다. 해외의 킥스타터, 셀어밴드, 국내의 텀블벅, 업스타트 등이 그랬다. 소셜펀치는 이들 서비스와 사용자 환경이나 서비스 운영 방식 등이 비슷하지만,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사회운동에 초점을 맞췄다는 데 있다. 이렇게 사회운동에 초점을 맞춘 크라우드펀딩 서비스로는 해외의 코지즈가 소셜펀치와 가장 비슷해 보인다. 소셜펀치는 사회운동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 외에도 여느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와 다른 점이 몇 가지 있다. 후원금을 모으는 기간과 목표액이 정해져 있지만, 기간과 금액에 상관없이 결제가 바로 이루어진다.

11월21일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소셜펀치가 첫 삽으로 택한 프로젝트를 살펴보자. 노동, 인권, 정보통신 3개 카테고리의 후원함이 소셜펀치의 문을 열었다. '후원함'은 소셜펀치는 후원 프로젝트를 일컫는 말이다.

이 가운데 노동 카테고리에 속한 후원함은 기타 제조업체 콜트콜텍의 해고노동자가 밴드를 결성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모으고 있다. ‘후원함 소개’란에는 후원금을 모으는 이유가 소개돼 있는데 ‘진행상황’과 ‘후원자 한마디’란은 앞으로 ‘밴드 <기타이야기> 프로젝트’가 후원금을 어떻게 쓸지, 계획 등을 이용자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후원함 페이지로 들어가면 오른쪽에 보이는 ‘홍보도 후원이다’라는 문구가 색다르다. 그 아래에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미투데이, 위젯달기 단추가 보인다. 이 단추들은 후원함을 곳곳에 홍보하는 나팔수 역할을 한다. 위젯달기 단추를 누르면 위젯 모양을 가로·세로로 조절하고 크기와 테두리 유무도 선택해 원하는 웹페이지에 넣을 수 있다.

소셜펀치를 제작한 진보넷의 오병일 정책활동가는 “이용자들이 해당 후원함을 알고 후원하는 접근 경로가 꼭 소셜펀치가 아니어도 된다”라며 이들 단추의 용도를 설명했다. “각 후원함마다 위젯을 만들어 블로그나 홈페이지에 붙일 수 있고, 이용자가 회원가입하지 않아도 후원금을 결제하도록 만들었어요. 그리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의 링크를 통해 후원함 페이지에 바로 들어가 그 자리에서 전자결제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진보넷은 소셜펀치를 통해 이슈가 되는 사회운동을 널리 알리고 후원금을 모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눈치다. 소셜펀치를 만든 이유에 대해 오병일 활동가는 “진보넷은 후원을 받기 위해 일일호프 행사를 열고 후원계좌를 웹페이지에 올려 홍보하기도 했는데, 보다 효과적으로 후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리고 사람들이 쉽게 후원하게 하는 방법을 고민했다”라고 말했다.

취지에 공감하고 후원하고 싶은 사회운동이라고 해도 실제 활동이 있는지 알지 못하면 함께할 수 없다. 안다고 해도 웹페이지에 적힌 후원계좌를 따로 메모해뒀다가 별도로 계좌이체하는 것도 번거로운 일이다. 인터넷 쇼핑하듯 후원금 결제도 편리하면 좋을 텐데 말이다. 이러한 고민이 바로 진보넷이 소셜펀치를 기획한 시발점이 된 듯하다.

소셜펀치는 신용카드와 휴대폰결제, 실시간이체로 후원금을 내도록 하며, 다양한 결제 환경을 지원한다. 후원금 결제는 윈도우와 매킨토시, 리눅스 운영체제에서 사파리, 인터넷 익스플로러, 파이어폭스, 구글 크롬 웹브라우저에서 가능하다. 결제된 금액의 3%는 소셜펀치 운영기금으로 활용된다.

진보넷은 소셜펀치를 앞으로 페이스북 응용프로그램(앱)으로도 만들 계획이다. 실시간으로 친구 소식이 뉴스피드와 지금이순간을 통해 공유되는 페이스북 오픈그래프가 특정 이슈를 홍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후원금을 모을 때 다양한 선택지를 마련하는 방법도 구상 중이다. 가령 소셜펀치를 후원할 때 서버 관리비, CPU,  디자인비 등으로 세분화해 후원하는 방식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진보넷은 현재 소셜펀치 외에 시민단체의 웹호스팅 서비스와 진보블로그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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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cialfunch_20111121_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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