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현재 기업가치는 111조원이지만, 사실은 기숙사 방에서 친구 4명이 만든 단촐한 서비스였다. 우리나라로 치면 다모임과 아이러브스쿨보다 더 단순한 형태였는데, 8년만에 70억 인구의 10분의 1 이상이 쓰는 거대한 서비스로 성장했다.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페이스북은 어떤 성장 과정을 거쳤을까.

페이스북은 2004년 2월 하버드 대학교 기숙사에서 이곳에 다니던 마크 주커버그와 더스틴 모스코비츠, 크리스 휴, 에두와르도 세브레인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당시엔 앨범, 뉴스피드, 그룹, 채팅, 앱 서비스 등은 페이스북에 존재하지 않았다. 처음엔 하버드 대학의 e메일 주소를 가진 사람만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었는데 출시 한 달만에 스탠포드, 콜롬비아, 예일대학으로 가입 대상을 늘렸다.

초기 페이스북은 이름대로 온라인 방명록에 지나지 않았다. 출시 시점에서 반 년이 지난 2004년 9월 서로 이야기를 남기는 '담벼락'이 출시됐다. 그 뒤 페이스북은 10개월만에 이용자 100만명을 확보했다. 미국 동부에서 탄생한 페이스북이 서쪽 끝 캘리포니아 주 팔로알토로 옮긴 것도 이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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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cebook_history_Timeline_20120202

이미지 : 페이스북 타임라인


페이스북에 대한 입소문은 대학생 사이에 퍼졌다. 페이스북은 '우리 학교도 이용할 수 있게 해 달라'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 급증하는 이용자와 트래픽, 서버를 감당할만큼 페이스북은 큰 규모가 아니었다. 결국 페이스북이 승인할 때까지 대기하는 대학도 있었다.

출시하고 1년이 지난 2005년 3월, 페이스북은 대학 수를 800개로 늘렸다. 미국 대학생들 사이에서 페이스북은 반드시 이용해야 하는 서비스가 되어버린 셈이다. 그 해에 고등학생도 회원으로 받기 시작해 2005년 12월 이용자 수는 600만명을 넘어가기 시작했다. 이 이야기는 2000년대 초반, 국내 대학생 사이에서 불던 '싸이 열풍'을 떠올리게 한다.

지금 페이스북의 기본 얼개가 된 모습이 등장한 때는 2006년이다. 그 해 5월 페이스북은 학교 네트워크 사이트에서 사회 관계도 맺는 곳으로 변화했다. 이보다 한 달 앞서 모바일 서비스도 지원하기 시작했다. 페이스북 API가 처음 만들어진 것도 이 무렵이다. 외부 웹사이트에서 페이스북 이용자 정보를 보여주고 공유하는 모습은 8월부터 등장했다.

당시 가장 큰 변화는 뉴스피드였다. 뉴스피드는 친구들이 나에게 남긴 글뿐 아니라, 친구의 활동까지도 내 페이지 안에서 모두 보여줬다. 이 특징을 이용자가 싫어했다면 지금의 페이스북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행히도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뉴스피드를 좋아했는지 2006년 12월 이용자 수는 1년 전보다 2배 늘어 1200만명을 바라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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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cebook_history_f8

이용자가 급속히 증가하는 와중에 페이스북은 '플랫폼 개방'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2007년 5월24일 페이스북은 개발자를 초빙한 행사에서 플랫폼을 개방하겠다고 밝히고 65명의 개발자와 85개 응용프로그램(앱)을 출시했다. 이 행사는 이후 f8이라는 연례 개발자 대회가 되어 페이스북의 중대한 변화를 알리는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2010년 소셜그래프라는 개념과 오픈그래프 API소셜 플러그인, 2011년 타임라인 등이 f8에서 발표된 서비스이다.

2007년은 페이스북이 첫 해외 사무소를 개소한 때이기도 하다. 2006년 9월 회원 가입 조건을 없애며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본격적인 수익모델도 이때 나왔다. 기업과 브랜드를 위한 페이지와 구글 애드워즈와 같은 광고 플랫폼은 2007년 11월에 출시됐다. 이렇게 숨가쁘게 서비스를 다듬으며 페이스북의 이용자 증가 곡선은 5800만을 그렸다.

런던 사무소를 개소하고 페이스북은 서비스를 해외로 확장하는 데 초점을 뒀다. 2008년 스페인어와 프랑스어, 독일어를 시작으로 현재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언어는 70개가 넘는다.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기 시작하며 이용자는 전년보다 3배 가까이 성장해  2008년 12월 1억4500만명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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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cebook_history_Timelline_like

페이스북은 이용자 1억명에서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서비스를 들고 나왔다. 초창기부터 페이스북 프로필의 귀퉁이를 차지하는 '콕 찍어보기' 단추처럼 콘텐츠를 찔러보는 '좋아요' 단추가 2009년 2월 모습을 드러냈다. 이 단추는 외부 웹페이지에 플러그인으로 제공되며, 페이스북의 상징이 됐다. 이 해, 페이스북 이용자는 3억6천만명이 됐다.

페이스북의 규모를 짐작할 만한 사건은 2010년 1월 발생했다. 페이스북은 독립적인 데이터센터를 미국 오레건주에 건설했다. 이용자가 직접 올리는 콘텐츠뿐 아니라 수시로 발생하는 좋아요 횟수 등 페이스북이 관리할 데이터가 증가했음을 나타낸다. 페이스북은 2010년 8월 실시간으로 이용자가 현재 위치를 공유토록 해 위치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해 이용자는 6억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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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cebook_history_Obama

지난해 페이스북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방문하며 주목을 받았다.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미국 대통령이 인터넷 회사의 젊은 대표를 찾았다는 점에 페이스북의 위상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 그리고 9월 이용자의 프로필 페이지를 대체할 '타임라인'을 발표하며 또다시 이목을 끌었다. 피드로 제공하던 이용자 정보를 자동 편집하고, 오픈그래프를 바탕으로 이용자의 생활이 페이스북에서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모습을 그릴 수 있게 됐다. 페이스북에 일상을 적는 게 아니라 일상이 곧 페이스북이 되는 플랫폼을 만든 셈이다.

이제 페이스북은 전세계 사람 10명 중 1명 이상이 쓰는 서비스가 됐다. 현재 페이스북의 액티브 이용자는 8억4500만명이다. 하루에 올라오는 좋아요와 댓글 수는 27억개, 사진은 2억5천만개가 넘는다. 페이스북 안에서 친구를 맺은 관계는 1천억건이다.

페이스북이 공개한 지난 역사를 돌아보면 페이스북은 쉬지 않고 성장을 거듭했다. 그동안의 성과가 과연 주식시장에서 얼마나 매력적일지는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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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cebook_IPO_20120202-1

페이스북 연혁과 이용자 증가 추이(이미지 : 페이스북 IPO 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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