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그룹 '어노니머스'가 또 재미있는 일을 벌였다. 이번엔 '어노니머스-OS'라는 데스크톱용 운영체제(OS)를 출시했다. 어노니머스 그룹은 3월15일부터 어노니머스-OS를 배포하기 시작했다.

해커그룹 어노니머스는 지난 2011년 4월, 7700만 사용자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이어진 소니 플레이스테이션네트워크(PSN)를 해킹한 용의자로 지목되기도 했던 단체다. 이란 정부 사이트를 해킹하거나 미연방수사국(FBI), 미중앙정보국(CIA) 등이 어노니머스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어노니머스는 최근 로마 교황청을 해킹해 주목받았다. 인터넷 세상의 '악동클럽'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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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onymous_os_1_500

어노니머스-OS는 어노니머스 그룹 해커들이 직접 개발한 OS라고 보긴 어렵다. 어노니머스-OS는 오픈소스OS 우분투11.10에 기반을 두고 있다. 우분투를 어노니머스 입맛에 맞게 수정한 OS에 가깝다.

어노니머스-OS는 각종 해킹 도구로 가득 차있다.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 시뮬레이션 도구 'DDOSIM'과 호스트 IP를 찾는 '파인드 호스트 IP', SQL 인젝션 공격을 할 수 있는 'Havij' 등 해커들이 이용하는 도구가 기본 설치돼 있다. 해킹에 최적화된 OS인 셈이다. 해커그룹이 만든 OS답다.

어노니머스-OS엔 '덕덕고(DuckDuckGo)'라는 이름의 검색엔진이 기본으로 탑재돼 있다. 덕덕고는 사용자가 입력한 검색어가 여러 의미로 이용되는 경우 사용자가 직접 의미를 선택해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한다.

검색 결과는 쇼핑이나 정보 등 카테고리를 나눠 보여준다. 애플의 음성인식 기능 '시리'에도 쓰인 인공지능 검색엔진 '울프람 알파'를 통해 복잡한 수학 계산 결과도 보여준다는 점도 특징이다.

어노니머스-OS에 대한 네티즌, 혹은 해커들의 관심이 뜨겁다. 어노니머스-OS는 배포를 시작한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총 4600건 이상 내려받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어노니머스 그룹은 주장했다.

어노니머스-OS는 무료로 누구나 내려받아 이용할 수 있다. 해킹 기술을 배우고 싶은 사용자나 독특한 OS에 관심 있는 사용자라면 내려받아 이용해도 좋다. 어노니머스 그룹이 제공하는 어노니머스-OS 이미지 파일을 내려받고, 리눅스 계열 OS를 부팅 USB로 만들어주는 'UNetbootin'을 이용하면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단, 어노니머스-OS를 이용하기 위해선 인증된 계정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어노니머스-OS를 시작하면 어노니머스 그룹과 손님, 기타 계정으로 로그인할 수 있는 화면을 볼 수 있다. 손님 계정은 누구나 로그인할 수 있지만, 손님 계정으로 로그인 하면 어노니머스-OS를 이용할 수 없다. 기본적인 우분투 OS만 나타난다. 물론, 어노니머스-OS를 이용해 해킹을 시도한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문제는 모두 사용자가 져야 한다.

어노니머스는 홈페이지에서 "어노니머스-OS는 교육과 웹페이지의 보안성을 검사할 용도로 개발했다"라며 "어떤 도구로도 웹페이지를 공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해킹은 감옥에 가는 범죄이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어떤 교육을 하려고 이 OS를 개발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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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onymous_os_2_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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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onymous_os_3_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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