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운행되는 자동차에 웬만하면 대부분 내비게이션이 장착돼 있다. 또 통신사들은 일반 폰이나 스마트폰용으로 내비게이션 앱을 개발, 제공하면서 부가적인 서비스로 제공하기도 한다. 스마트폰 시장이 대중화되면서 전문 제조회사나 통신사들의 영역이었던 이 시장에 많은 모바일 앱 개발자 혹은 개발사들이 뛰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관련 앱들이 쏟아지고 있다.

멀티미디어와 임베디드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있는 포키비언도 이런 업체 중 하나로 현재 안드로이드용 앱인 카루(CaroO)를 선보이고 있다. 카루는 블랙박스 기능과 차량 진단 기능을 결합한 앱이다. 포키비언은 스마트TV용 엔스크린 플랫폼도 개발하고 있다.

포키비언은 2008년에 만들어진 회사지만 독자적인 앱을 선보인 것은 지난해부터다. 그동안 관련 기술 분야에서 외주 용역 사업을 위주로 하다가 독자적인 사업을 위해서 '모험'을 선택했다. 분당에 위치한 포키비언을 방문한 날 팀원들간 열띤 토론이 벌어지고 있었다. 근데 왜 차량과 TV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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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일 포키비언 대표는 "멀티미디어 기술을 일반 대중들을 대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을 찾다가 차량과 TV쪽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일상 생활에서 많이 접할 수 있는 분야로 진출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거든요"라고 밝혔다. 그는 87학번으로 꾸준히 멀티미디어 기술 분야에 집중해온 엔지니어다 .현재 대표와 연구소장을 겸직하고 있다.

지금은 안드로이드 앱을 선보였지만 초기에는 윈도우 모바일 기반으로 블랙박스 앱을 만들었었다. 20만원 이상의 블랙박스를 스마트폰으로 대체를 하면 사용자들도 좋아할 것이라는 진단에서였다. 그러나 윈도우 모바일은 대중화에 실패했다 .안드로이드 탑재 스마트폰이 대세이기 때문에 이 시장에 우선 집중했다. 많은 모바일 앱 개발사들이 애플의 iOS 기반 앱을 만드는데 비해 포키비언은 iOS용 블랙박스 앱은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이지웅 포키비언 이사는 "iOS의 경우 전화가 오면 다른 앱들의 실행이 전부 멈추게 됩니다. 블랙박스 앱으로 녹화가 되는 게 아니라 그냥 카메로로 스마트폰에 녹화 영상이 저장됩니다. 그래서 전화가 와도 블랙박스와 차량 진단 기능을 계속 활용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에 우선 집중을 했습니다. iOS 관련된 앱은 좀더 검토를 해서 사용자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들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중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일반 사용자들에겐 무료 앱으로 찾아가고 있지만 포키비언은 단순 앱 개발사가 아니라 플랫폼 회사를 꿈꾸고 있다. 자동차를 서로 공유하는 카쉐어링 움직임과 전기자동차에 대한 시범 서비스 운영 등에 필요한 운행 관제 시스템도 개발해 B2B(Business to Business)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관련 사업을 전개하는 대형 사업자들에게 필요한 플랫폼을 제공하면서 지속적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전략을 취했다.

장동일 대표는 "제주도 지역에 전기자동차 관련한 시범 서비스가 오는 4월 진행되는데 그곳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자동차들이 어떻게 운행되고 있는지 센터에서 전체적으로 모니터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 분야 전문 솔루션 업체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제조 업체들이나 외제차 업체들이 브랜드 앱을 만들 때 연락을 좀 받을 것 같다고 전하자 "접촉은 있지만 아직은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포키비언이 주목하는 또 다른 분야는 스마트TV를 비롯한 스마트홈이다. 스마트TV와 다른 기기들간 통신을 하고 멀티미디어 데이터들이 원할하게 교류될 수 있는 부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스마트TV를 통해 프로그램을 시청하던 시청자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통해 지인이나 친구들과 서로 정보나 콘텐츠들을 서로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분야에 주목하고 있다. 일명 소셜TV 플랫폼.

장동일 대표는 "야구 중계를 할 때 TV에서는 한 경기가 중계되는데 다른 구장 소식이나 선수 관련 정보를 시청자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방송사들이 전송할 수 있는 형태죠. 스포츠 같은 경우에는 모두가 모여 함께 시청할 때 즐거움이 배가 되잖아요. 앞으로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곳들에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은 내것이지만 TV는 우리 것이죠. 서로 다른 성질의 디바이스를 서비스로 잘 엮으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밝혔다.

포키비언은 전 직장 동료들끼리 의기투합돼 만든 회사다. 연구소에 있던 4명의 인력들이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뿔뿔이 흩어지는 것보다 독자적인 회사를 만들고 도전을 선택했다. 현재는 8명으로 모두 관련 분야에서 10여년 넘게 일을 해 오고 있어서 한 사람이 하나의 프로젝트는 물론 두세개도 가능하다고 장동일 대표는 웃으면서 말했다. 사람 수도 물론 중요하지만 어떤 사람, 어떤 경험과 기술을 축적한 사람이냐가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면서 동시에 자사의 경쟁력이 바로 이런 동료들에게서 나온다는 자랑이다.

포키비언은 조만간 카루 1.0 버전을 선보일 계획이다. 기자는 자동차가 없어서 사용해 볼 수 없지만 차량을 가진 운전자들이라면 한번 테스트 삼아 이용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다만 앞서 밝힌대로 안드로이드용 사용자에 한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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