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시에스는 국내 웹 리포팅 관련 솔루션을 만들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키운 회사다. 포시에스를 보니 기회가 왔을 때 제대로 의사결정하고 잡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포시에스는 외산 SW를 유통하다가 진행했던 프로젝트의 성과물을 패키지로 만들면서 독자 솔루션을 확보했다. 기회가 와도 기회인 줄 모르고 그냥 흘려보낸 곳도 많은데 포시에스는 기회를 제대로 잘 포착했고 도전했다.

창립 17년을 맞은 포시에스는 롤러코스트를 제대로 탔던 업체이기도 하다. 1995년 창업해 지금부터 11년 전인 2001년 1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면서 업계의 기린아로 주목받았다. 외산 소프트웨어 유통과 독자 솔루션이 제대로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매출이 줄어들었다가 늘기를 반복, 속칭 매출이 게걸음을 해 왔다. 미국 시장 진출도 했지만 소기의 성과를 내지 못했고 그 여파도 컸다. 또 태양광 분야 업체와 합쳤다가 다시 솔루션 사업에 주력하기 위해 회사를 분할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2010년 매출이 다시 100억원을 돌파했다. 8여년여 만에 맛본 100억원 매출이면서 독자 솔루션 개발을 통한 매출이라는 점에서 예전이 매출이 갖는 성질과는 많이 달랐다. 그만큼 경영진들이나 내부 구성원들은 독자 솔루션 기업으로서의 ‘포시에스’에 더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조종민 포시에스 대표는 “우리야 말로 다시 뛰는 소프트웨어 기업”이라고 반갑게 기자를 맞이해 줬다.

최근 포시에스 공동대표 중 한 명인 여찬기 대표는 SW전문기업협회 신임 회장에 당선됐다. 그는 2009년에 포시에스 부사장으로 합류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포시에스는 2005년 9월에도 조정민 대표 이외에 업계 전문가를 영입,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한 바 있다. 국산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공동대표 체제를 가져가는 회사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에서 포시에스의 이런 시도가 궁금했다.

조종민 대표는 “여 대표를 2년 반 전에 모셨습니다. 제가 3년 정도 대외 활동을 잘 안하고 내부 시스템 정비에 신경을 썼기 때문에 대외 활동을 하는 전문가가 필요했습니다. 제가 못하는 부분은 공동대표 체제를 통해 채워나가야 한다는 생각입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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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루션 측면에 포시에스는 여전히 웹 리포팅을 기반으로 한다. 최근엔 '오즈 리포트 6.0'도 서보였고 점차 유관 패키지 제공에도 나서고 있다. ‘오즈 e-폼(Form)'이 바로 그것으로 이 제품은 서식 기반 전자문서 개발 솔루션이다. 기업들은 이 솔루션을 활용해 모바일 전자 청약, 전자 협약 등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인터뷰에 동석했던 박미경 포시에스 기술개발 본부 상무는 “리포팅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e-폼은 이미 OZ 리포트 일부 기능으로 구현된 것을 제품화 한 것입니다. OZ로 개발된 보고서에 입력 컴포넌트와 관련 스크립트의 추가만으로도 손쉽게 전자 문서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이 경쟁력이자 장점입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PDF가 아닌 서식 기반으로 개발돼 최초 다운로드 시 빠르게 자료를 받을 수 있으며, 입력된 데이터를 XML로 전달해 입력데이터와 보고서 데이터를 공유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중요한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웹 기반 기술의 확장된 형태의 솔루션으로 서버 부하 문제와 다양한 기기에서의 이식성에서 장점이 있다는 것.

조종민 대표는 “고객들이 왜 이제야 이 제품을 가지고 왔냐고 불만 아닌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고객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제품이라는 것이죠. 리포팅 툴을 사용하고 있던 기존 고객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제품 알리기에 나서고 있습니다”라고 자랑했다.

솔루션을 이야기하면서 조 대표의 자랑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그만큼 최근 3~4년 내부 역량을 다져온 결과물들이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인 듯 보인다. 그는 자사의 경쟁력은 제품 개발 전 과정을 철저히 프로세스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발 프로세스 역량 기준을 평가하는 SP(Software Process) 품질 인증과 CMMI 레벨 2 인증을 받고 지속적으로 이를 개선해 나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음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조종민 대표와 일문일답.

웹 리포팅 툴 한 분야만 파는 이유가 궁금하다.

한가지도 잘 못하는데 다른 것도 잘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다른 분야는 포시에스 말고도 더 잘하는 업체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웹 리포팅 분야만 한 우물 판 것이죠. 여러개 포트폴리오 제품을 갖고 가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리 좋은 전략은 아니라고 봤습니다. 물론 웹 리포팅 툴과 관련한 파생된 제품들은 꾸준히 내놓고 있습니다. 최근 고민은 웹 리포팅 툴 국내 리포팅 툴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기 때문에 반드시 해외로 나가야 한다는 겁니다. 쉽지는 않지만 포기할 수 없는 도전이죠.

다양한 분야 중 웹 리포팅을 선택한 이유는.

그 때 포털을 했어야 했습니다.(웃음)한다. 유니센터라는 CA의 시스템관리소프트웨어(SMS)을 국내 공급하고 있었습니다. 유니센터 제품군 중 아주 작은 규모의 제품도 있었는데요. 그런 제품들을 사용하는 관리자들이 한 눈에 볼 수 있는 대시보드나 사용자인터페이스(UI) 제품은 없었습니다. 그걸 개발해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프로젝트를 하게 되었죠. 그 프로젝트 결과물을 죽이지 않고 패키지화 했습니다. 특히 당시 클라이언트 서버 구조에서 웹 쪽으로 전환되고 있는 시점이었기에 그런 기술을 적용한 것이죠.

지난 1999년 36억원, 2000년 82억원, 2001년 107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나 2002년에는 105억원으로 전년 대비 2억원이 줄었고 2003년에 전년 대비 21억원이 준 84억원, 2004년에는 전년 대비 24억원 준 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무슨 문제가 있었던 것인가.

미국 시장 진출에서 아픔이 있었습니다. 미국 시장 진출 전, 일본에서 큰 성과를 거뒀습니다. 우연치 않게 큰 돈이 들어온 것이죠. 그러다보니 해외시장 이거 쉽구나, 별거 아니구나 하고 자만을 했습니다. 또 당시 많은 국내 기업들이 소프트웨어의 본고장인 미국 진출을 위해 공격적으로 나가기도 했습니다. 법인을 만들고 했는데 그거 쉽지가 않더라구요. 시작은 쉽게 했는데 끝내는 건 참 어려웠습니다. 거기에 많은 돈을 투자했다가 그렇게 된 것이죠.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시장은 뚫어야 할 곳이라고 봅니다. 미국 시장 이외에 동남아 시장도 공략중입니다. 하나의 사례라도 만들어 내기 위해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동남아 국가들의 인프라들이 대부분 서방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것들입니다. 차세대 은행 프로젝트에 저희가 참여를 하게되면 자연스럽게 코어 뱅킹 솔루션을 제공하는 유럽의 솔루션 업체와 인연이 생길 수 있습니다. 무조건 큰 곳만 노리지도 않습니다. 특화된 분야의 ERP 제품들과 연동되는 사례도 만들어 놓으면 그들도 우리 솔루션을 기억하게 되고 그렇게 인연이 생기고 기회가 만들어지는 것이죠.

초기 시장 진입할 때 돈을 보기보다는 고객을 얻는 것이 우리가 이기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야 고객과 그 다음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거든요. 고객이 없으면 그 다음에 풀 수 있는 것도 없습니다. .

지난해 매출이 꽤 좋았다.  전년 대비 66% 매출 성장이 있었다. 이제는 비상만이 남은 것인가.

모바일 이슈에 빨리 대응을하고 집중했습니다. 저희만큼 기술이 앞서 있는곳이 없습니다. 웹 리포팅 툴이다보니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다양한모바일 기기에 쉽게 적용할 수 있었죠. 원소스 멀티플랫폼 지원이 빠른 것이죠. 다른 곳들은 모바일 기기에 맞게 다시 다 개발해야 했거든요. 순수한 웹앱과 하이브리드 앱 등 고객의 요구 사항에 빨리 대처한 덕분입니다.

지난 2002년에 매출 100억원 달성하고 거의 10여년 만에 다시 매출 100억원 달성했습니다. 제 2의 전성기라고 하면 뭐하겠지만 지금 그런 시점인 것은 사실입니다. 회사가 가장 좋을 때입니다. 신제품도 반응이 좋고 매출도 아주 많이 성장 했습니다. 특히나 고객들의 요구를 제품에 빠르게 반영해서 순익 구조도 아주 좋아졌다는 점에서 2002년 당시의 매출 100억과는 질적 차이도 있습니다.

우리 회사 직원이 대략 100여명 되는데 꾸준히 시스템을 통한 관리에 많은 투자를 단행해 왔습니다. 제품 개발, 고객 지원, 영업 프로세스가 완전히 자동화되어 있고 지속적으로 이런 프로세스를 개선해 나가고 있습니다 . SP 인증이나 CMMI 인증 등이 대표적이지만 저희는 인증을 받았다고 자랑하기보다 정말 이런 프로세스가 모든 회사 업무에 녹아들어 있다는 걸 자랑하고 싶습니다.

소프트웨어 업체로 CMMI 레벨 2도 빨리 받았다. 프로세스 확립에 관심이 많았나.

국산 상용소프트웨어로 최초로 CMMI 레벨 2를 인증을 획득했습니다. 인증 받은 걸 마케팅 수단으로만 활용했다면 지금처럼 프로세스가 정말 내재화되지는 않았을 겁니다. 개발팀에서 개발할 프로세스를 따르도록 했습니다. 이런 것들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내는 것이죠. 모든 것들이 시스템으로 관리되니 당연히 원가절감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초기에는 정말 힘들었죠. 지금은 잘 돌아가니까 잘 된 것이구요. 지금까지 한 일 중에서 가장 잘한게 SP인증을 받아서 회사에 접목한 것입니다.

저희 회사는 실시간으로 프로젝트별 원가 분석이 다 되어 있습니다. 영업사원이 20명이 있고, 한 친구가 25개 프로젝트를 담당해도 바로 나옵니다. 개인별, 프로젝트별 원가 분석이 바로 되는 것이죠.

제가 초기 CA 제품을 국내 판매하다보니 그들과 자주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미 그 당시부터 그들은 모든 것들이 시스템화 돼 있었습니다. 이걸 우리 회사에 접목시켜야 겠다고 생각했죠. 쉽지 않았습니다. 사내에 프로세스를 녹여 내는데 7-8년 걸린 것 같습니다. 시스템은 계속 진화해 가고 있습니다.

공동 대표 체제를 상당히 선호하는 것 같다. 예전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렇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다양한 고객을 확보해야 되는데 약한 곳이 있습니다. 그래서 모시게 되었습니다 . 또 제가 대외 활동을 3년 정도 잘 안하고 회사에 은둔하고 시스템 정비에 주력하면서 대외 활동을 책임질 분이 필요했던 것도 이유 중 하나입니다. 제가 못하는 부분이 당연히 있습니다. 공동 대표 체제는 그런 문제를 해결해줍니다. 최근엔 새롭게 회사가 스핀오프되어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다들 더 열심히 재미나게 일하고 있습니다.

최근 오즈 e-폼도 선보였다. e-폼은 무엇인가.

최근 생명회사나 보험회사들은 전자 문서를 통한 청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예전엔 무조건 문서로 해야 되었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죠. 태블릿을 활용하거나 스마트폰을 활용하려고 합니다. 오즈 리포트는 단순 리포팅 툴로 보는 것만 되는 게 아니라 입력들도 가능했습니다. 그런 기능들을 더욱 보강해서 별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솔루션으로 출시한 것이 e-폼입니다. 서식 기반 전자문서 개발 솔루션입니다. 이미 이름만 대면 알만한 보험사들이 저희 제품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른 회사들의 제품들은 PDF 기반입니다. 이 기반은 약점이 좀 있습니다. 서버에서 양식을 만들고 서버에서 PDF로 변환해서 그 파일을 기기에 전달해주는 형태인데요. 순간적으로 2만~3만명의 보험 설계사들이 접속하게 되면 부하가 걸리게 되지요. 서버를 증설해야 됩니다. 우리는 서식 기반이라서 굳이 서버에 부하가 많이 가지도 않습니다. 또 다양한 양식을 만들어서 활용할 수도 있구요. 어느 회사는 왜 이제 이런 거 가지고 왔냐고 불평을 하시더라구요. 이 부분의 반응이 아주 좋습니다. 특히 기존 웹 리포팅 툴을 활용하시던 고객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제품도 소개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객을 찾아가는 건 다른 곳보다 한결 수월한 편입니다.

다만 홍보가 좀 늦었죠. 그래도 고객은 도망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관련 업체들이 이미 있어서 저희가 늦은 것 갔지만 저희들의 차별화된 기술력을 통해 기존 고객들에게 다가설 수 있기 때문에 결코 늦은 게 아니라고 직원들에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향후 SaaS(Software as a Service)로 내놓을 계획은 없는지 혹은 세일즈포스닷컴이 만들어 놓은 포스닷컴을 활용한 마켓 플레이스 입주는 생각해보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동석했던 박미경 상무가 답변했다.) 오즈 자체가 개발 툴이라서 SaaS로 제공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생각해 낸 것이 바로 관련 솔루션 업체들과의 협력입니다. 가령 특화된 시장을 겨냥한 ERP를 제공하는 업체가 SaaS 형태로 고객에게 ERP를 제공할 때 저희 제품이 자연스럽게 그 서비스에 탑재되는 것이죠. 산업별 특화 ERP 업체들이 있는데 이들과의 협력으로 자연스럽게 시장에 대응할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클라우드 시대에 대비해 엔진을 SaaS 형태로 개발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업을 하면서 가장 잘한 결정과 후회되는 결정은 무엇인가

결혼을 잘 했습니다. 실은 박미경 상무가 제 아내입니다.(웃음) 제가 영업하고 기술은 아내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기술 집약적인 회사입니다. 또 자랑하나 한다면 회사가 정말 투명합니다. 재무재표도 초등학교 6학년 생이 봐도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회계 감사를 받을 때도 반나절이 안걸렸고, 어느 때는 두 시간도 안들었습니다. 투명한 걸 좋아하고 회사를 그렇게 키워나가고 있는 것이 잘 한 것 같습니다. 투명해야 공정하게 됩니다.

이 대목에서 박미경 상무에게 남편 평을 부탁했다.

박 상무는  회사의 대표로서 판단이 아주 빠릅니다. 의사결정도 빠르구요. 실패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더 큰 기회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제품 개발에 있어 우리가 초반기에 자사 제품이 없었습니다. CA 제품을 지원하는 사업이었습니다. 그런데 프로젝트 후 그걸 패키지화 하자고 결정을 내린 것도 대표입니다. 실패가 분명 있을 수 있죠. 근데 지나고 보니 작은 실패가 있었지만 큰 이득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머뭇거릴 수 있는 지점이 있는데 과감하게 판단을 내립니다.

외산 솔루션에 대한 기술 지원 서비스만 했다면 아마 살아남기 힘들었을 겁니다. 시기 적절하게 잘 갈아탔습니다.

듣고 있던 조 대표가 다시 나섰다.

제가 남들보다 위험 관리를 좀 더 잘하는 편인 것 같습니다. 위험은 쓸데없이 오지 않습니다. 작은 위험들이 하나씩 쌓여서 큰 위기를 맞게 됩니다. 설마 설마 하다가 당하는 것이죠. 작은 위험이 있을 때도 관리를 잘 하고 있습니다. 사전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죠.

남편 자랑 아내 자랑에 기자는 그만 '밥 먹으러 가시죠'라고 하면서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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