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에서 큰 기대를 모았던 삼성전자의 차세대 스마트폰 '갤럭시S3'이 우리시간으로 5월4일 새벽 공개됐다. 팬택은 삼성전자보다 하루 먼저 '베가레이서2'를 소개했다. LG전자도 마음이 급했다. LG전자는 특별한 소개행사 없이 5월4일 아침 '옵티머스 LTE2'를 공개했다. 대만 HTC는 2012년 스마트폰 경주를 가장 먼저 시작한 업체다. HTC는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2'에서 쿼드코어 모바일 프로세서를 탑재한 'HTC 원X'를 공개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영국에서 갤럭시S3의 장막을 벗긴 직후였다.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스마트폰의 경쟁상대는 애플 '아이폰'이 아니라 같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인 셈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 국내 업체와 HTC까지. 2012년 하이엔드 스마트폰 경쟁은 그 어느 해보다 뜨거운 2012년 5월의 날씨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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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갤럭시S3', '베가레이서2', 'HTC 원X', '옵티머스 LTE2'


성능은 도토리 키재기

삼성전자는 갤럭시S3에 삼성전자의 모바일 프로세서 '엑시노스4 쿼드'를 탑재했다. ARM 코어텍스-A9 디자인에 기반을 두고, 32nm 공정에서 생산되는 모바일 프로세서다. 삼성전자뿐만이 아니다. 다른 업체의 스마트폰도 새로 디자인된 최신 모바일 프로세서를 달고 출시됐다.

LG전자의 옵티머스 LTE2와 팬택 베가레이서2는 퀄컴의 '스냅드래곤S4'를 달고 출시됐다. 스냅드래곤S4는 ARM 코어텍스-A15에 기반을 둔 듀얼코어 모바일 프로세서다. 전반적인 성능은 쿼드코어 제품에 뒤처진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지만, 4세대 이동통신규격 롱텀에볼루션(LTE)을 통합한 통신 통합칩이라는 장점이 있다. 통합칩은 모바일 프로세서와 LTE 칩을 따로 구성할 때보다 배터리 소모량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HTC 원X는 엔비디아의 쿼드코어 모바일 프로세서 '테그라3'이 적용된 제품이다. 테그라3 모바일 프로세서는 엔비디아 지포스 계열의 그래픽 처리 장치(GPU)를 내장해 특히 고사양 3D 모바일게임 구동에서 큰 강점을 보인다. 삼성전자부터 HTC까지, 엑시노스와 스냅드래곤S4, 테그라3으로 이어지는 각각 일장일단이 있는 모바일 프로세서를 선별해 탑재한 셈이다.

IT 소식을 주로 전하는 매체 안드로이드앤드미닷컴은 모바일 프로세서 성능을 비교 실험하며, 각각의 성능 차이는 인정 했다. 그러면서도 "실제 사용자가 일반적인 사용 환경에서 모바일 프로세서의 성능 차이를 체감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그만큼 모바일 프로세서의 성능이 상향 평준화됐다는 뜻이다.

2012년을 달굴 네 종의 하이엔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화면 크기도 비슷하다. 갤럭시S3은 1280×720 해상도의 4.8인치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가 적용됐고, 옵티머스 LTE2는 4.7인치 트루 HD IPS, 베가레이서2는 1280×720 해상도의 4.8인치, HTC 원X에도 1280×720 해상도 4.7인치 화면이 들어갔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 HTC 모두 향상된 배터리 이용 효율을 자랑거리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도 똑같다. 배터리 용량이 큰 순서로 나열해 보자. 옵티머스 LTE2가 가장 큰 용량을 지녔다. 2150mAh다. 갤럭시S3이 2100mAh, 베가레이서2가 2020mAh, HTC 원X는 1800mAh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4 쿼드 모바일 프로세서의 향상된 제조공정을 통해 갤럭시S3의 배터리 이용 시간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28nm 공정에서 생산되는 퀄컴 스냅드래곤S4를 탑재한 옵티머스 LTE와 베가레이서2도 2000mAh가 넘는 대용량 배터리와 함께 스마트폰 이용 시간을 늘렸다. HTC 원X는 엔비디아 테그라3 모바일 프로세서에 탑재된 저전력 컴패니언 코어 기술을 통해 배터리 이용 시간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2011년까지 출시된 스마트폰보다 더 오래가는 스마트폰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심지어 무게까지 큰 차이가 없다. 갤럭시S3과 베가레이서2가 133g, HTC 원X가 130g이다. 네 제품 모두 구글 안드로이드 OS 버전 4.0(아이스크림 샌드위치)이 탑재된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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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martphone_2012_2_500


NUI 도입과 편의 기능에 초점

하드웨어 사양에서 차별점을 찾을 수 없었다면, 각 제조업체가 기기를 통해 지원하는 특징을 비교해 볼 때다. 자연스러운 사용자 조작 환경(NUI)을 도입했거나 클라우드 저장 공간을 지원하는 등 차별화 노력이 엿보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3에서 동작인식과 음성인식 기술을 다양한 기능으로 구현했다. 눈 깜빡임을 인식해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지 판별하는 기술이나 사용하지 않던 갤럭시S3을 들었을 때 부재중 전화를 진동으로 알려주는 식이다.

음성으로 스마트폰을 조작할 수 있도록 돕는 'S 보이스' 기능도 적용됐고, 50GB 용량의 '드롭박스' 클라우드 저장 공간을 지원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셔터랙 없는 카메라 구동 성능, 문자 메시지나 웹서핑을 즐길 때도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팝업 플레이' 기능 등도 갤럭시S3의 차별점이다.

옵티머스 LTE2는 2GB 용량의 내장 램을 지원한다. 많은 응용프로그램(앱)을 동시에 실행해도 안정적으로 구동하도록 했다. '옵티머스 뷰'에 처음으로 적용됐던 '퀵메모' 기능이 적용됐고, 음성 조작으로 사진을 찍는 기능이나 셔터를 누르기 1초 전부터 5장의 사진을 미리 찍는 '타임머신샷' 기능 등이 포함됐다.

베가레이서2도 음성으로 조작할 수 있는 '스마트 보이스' 기능을 탑재했다. 음성으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 수 있고, '김치', '치즈' 등 목소리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했다.

베가레이서2부터 적용된 팬택의 '앱스 플레이'도 눈에 띈다. 앱스 플레이는 베가레이서2에 특화된 앱을 지원하는 팬택의 앱 장터다. 주로 게임이나 음악, 동영상 콘텐츠를 지원할 예정이다. 전문가가 직접 살펴본 전문 리뷰를 함께 제공해 앱 선택에 도움을 준다는 계획도 세웠다. 앱스 플레이는 베가레이서2 출시 직전 공개될 예정이다.

HTC 원X는 음향기기 업체 비츠바이 닥터드레와 손잡았다. 특히 음악을 즐기는 데 특화된 서비스를 지원한다. 스트리밍서비스와 전세계 5만여개 인터넷 라디오를 HTC 원X로 들을 수 있다. HTC 뮤직 허브는 사용자 취향에 맞는 음악 환경을 제공한다는 게 HTC의 설명이다. 또, '자동차 스테레오 클립'을 통해 스마트폰에 저장돼 있는 음악을 자동차의 음향 시스템으로 손쉽게 옮길 수 있도록 했다. 무엇보다 비츠바이 닥터드레의 빨간색 이어폰이 번들로 제공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갤럭시S3과 옵티머스 LTE2는 5월 말에서 6월이면 국내 시장에서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베가레이서2는 5월 10일부터 국내 이동통신업체 3사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HTC 원X는 아직 국내 출시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2012년 여름, 안드로이드 OS 스마트폰을 구매 예정인 사용자는 어떤 제품을 골라야 할지 벌써부터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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