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터포럼] 모바일 시대, 온라인게임 생존법

발행일 2012-05-06 16:56:16
모바일게임 시장이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 모바일 기기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이다. 애플이나 구글 응용프로그램(앱) 장터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리는 콘텐츠도 바로 게임이다.

사용자가 모바일게임을 많이 즐기게 됐다는 사실을 좀 더 깊게 살펴봐야 한다. 모바일게임을 즐긴다는 것이 기존 PC게임 시장에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에게 시간은 똑같이 주어지는데 모바일게임이라는 새로운 놀 거리가 생겼다면, 과연 게이머들은 PC를 켜고 기존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시간을 이전과 같이 유지할 수 있을까. 물음은 바로 여기서 출발한다.

국내 게임 개발업체 엔도어즈는 모바일게임과 기존 PC게임의 상생을 외친 업체다. 김태곤 엔도어즈 상무는 지난 4월 열렸던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 2012'에 참석해 PC와 모바일 기기 모두 똑같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기존 PC 게이머가 모바일 기기로 이탈하는 현상도 막고, 모바일 기기를 통해 새로운 게이머 층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엔도어즈는 현재 '삼국지를 품다'를 개발 중이다.

모야소프트는 웹게임에 기반을 둔 '갓워즈'와 모바일 기기용 '갓워즈'를 따로 서비스하고 있다. 똑같은 콘텐츠를 PC용 웹게임과 모바일 기기용으로 내놓았지만, 똑같은 내용을 담고 있진 않다. 모야소프트는 장기적으로 PC 플랫폼보다는 모바일 기기 쪽으로 집중한다는 전략을 구상 중이다.

VTC코리아는 웹게임 '웹삼국지'를 국내 서비스하고 있는 업체다. VTC코리아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확산되기 시작한 초기 '웹삼국지'를 모바일 기기용 콘텐츠로 제작하려고 계획하기도 했다. 중국 개발업체의 의지가 약해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VTC코리아도 모바일 기기 시대 기존 온라인 웹게임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

이처럼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모바일 기기와 PC용 게임에 똑같은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 그렇다면 PC에서 구현할 게임은 기존 클라이언트 방식을 선택할 것인지 웹게임을 기반에 둬야 할 것인지 등의 문제다.

블로터 포럼에서 모바일 기기 시대 PC 온라인게임이 어떤 길을 찾고 있는지 알아봤다. 물론, 이날 토론에서도 정답은 없다. 고민과 도전이 있을 뿐이었다.





  • 일시 : 2012년 5월4일 금요일. 오후 4시30분.

  • 장소 : 서울 양재동 블로터 아카데미 교육센터.

  • 참석자 : 오준경 엔도어즈 T.L 스튜디오 과장, 장준호 VTC코리아 운영본부 팀장, 홍영준 모야소프트 대표, 오원석 블로터닷넷 기자.


  • 오원석 : 먼저 각 업체에서 서비스하고 있거나 서비스할 예정인 게임들의 모바일 플랫폼 전략을 듣고 싶다. '삼국지를 품다'의 경우 일정한 방향이 정해진 것으로 안다.

    오준경 : 우리는 앞으로 모바일게임 시장이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기존 PC게임 이용자들의 지속적인 이탈이 생길 것이라는 게 우리의 의견이다. 도스가 윈도우로, 2D 게임이 3D로 시대의 흐름에 따라 급격한 변화의 바람이 불지 않았나. 모바일게임과 PC 온라인게임도 이 같은 변화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어떻게 모바일게임과 PC 게임을 공존하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모바일게임을 적으로 돌리는 게 아니다. 그렇다고, PC 게임의 일부 기능을 모바일게임에 적용하는 방식도 아니다. 모바일게임이 PC 게임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두 플랫폼에 완전히 똑같은 기능을 넣자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 '삼국지를 품다'는 PC 영역에서 웹게임에 집중했다. 모바일 플랫폼에서 게임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선 기존 고사양 클라이언트 형식 PC 게임은 아무래도 어렵다. 모바일 이식이 불가능하다. 웹게임의 가능성을 모바일과 연동으로 보고 있다는 거다.

    장준호 : '웹삼국지'는 아직 모바일 플랫폼에 대한 대응이 없는 상태다. 하지만 모바일게임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의견엔 합의가 이루어진 것 같다. 실제로 몇 년 전 VTC코리아쪽에서도 '웹삼국지'를 모바일 플랫폼으로 적용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우연한 기회를 통해 모바일 유입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계기가 재미있다. '윕삼국지'가 웹게임이다 보니 웹브라우저 호환성이 중요하다. 호환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사파리 웹브라우저를 통한 접속이 8%나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당시 아이폰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 때였다. 그 이후 중국 개발업체는 설득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차기작에서는 모바일게임과 온라인게임, 특히 웹게임이 동시에 서비스될 수 있는 게임을 준비 중이다.

    홍영준 : 우선 '갓워즈'는 국내 시장에서 짧은 시간에 제작해 성공 가능하고, 해외시장도 함께 공략할 수 있는 콘텐츠를 기본 뼈대로 진행된 프로젝트였다. 원래 모바일게임에 우선 눈을 돌렸지만, 당시에는 모바일게임 환경이 지금보다 열악했다. 그래서 PC 웹기반 콘텐츠로 먼저 제작됐다.

    이후 2011년 12월에 모바일게임 시장도 성숙했다고 판단했고, 기존 웹게임으로 제작된 콘텐츠에서 아쉬운 부분을 보강해 모바일게임 응용프로그램(앱)으로 런칭했다. 우리의 원래 목표였던 자리로 돌아왔다고 볼 수 있겠다.

    외형적으로는 비슷한 게임일지 몰라도 속에서 많이 바뀌었다. 현재로서는 웹게임 '갓워즈'와 모바일게임 '갓워즈'는 연동이 안 된다. 장기적으로 PC 플랫폼이 아닌 모바일게임 쪽으로 집중할 계획이다.

    오원석 : 모바일게임이 성장하면서, PC 온라인게임 시장이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에 어느정도 합의가 이루어진 것 같다.

    오준경 : 한정된 시간이 문제다. 운동할 시간을 게임기에 뺏기는 것은 운동이라는 콘텐츠가 게임이라는 콘텐츠 때문에 파이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모바일기기 때문에 PC 켜는 시간이 줄어들고, 그러다 보면 PC 게임을 즐기는 시간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다.

    장준호 : 부정할 수 없다. 시간은 흐르고, 게이머는 나이를 먹는다. 요즘 아이들이 PC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더 자주 접한다. 성능도 좋아지고 있다. 거기에 맞춰 PC 수준의 게임이 모바일기기에서 나올 수 있을 것이다. PC보다 언제 어디서든 연속성 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무시할 수 없다.

    홍영준 : 장기적으로는 명확하다. PC 이용 시간은 줄어들 것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처음 접한 아이들이 성장한 이후 PC에 관심을 갖게 될까? 아니라고 본다. 전체 PC 이용 시간은 줄어들 것이고, 필연적으로 PC 온라인게임도 파이가 작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오원석 : 결국 목표 지점은 정해진 것 같다. 그렇다면, 그 목표지점까지 어떻게 가야 할 지가 문제로 남은 것 같다. 모바일게임 시대 기존 PC 온라인게임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방법론에 대한 문제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우선 엔도어즈는 엔도어즈만의 확실한 방법을 선택한 것 같다.

    오준경 : PC 온라인게임은 웹게임을 기반으로 하고, 모바일 기기에서는 앱 형태로 게임을 지원하는 형식이다. 두 게임 사이에 완벽히 똑같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모바일 기기로 푸시 알림 기능을 지원하는 앱을 하나 더 만들 생각이다. 게임속에 접속하고 있는 다른 게이머들과 모바일 기기에서 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채팅 기능이다. 현재 게임 속 상황을 메시지나 알림으로 알려주는 기능을 넣는 거다.

    장준호 : 사실 우리가 '웹삼국지'를 통해 만들려고 했던 게 그런 기능이었다. 내 캐릭터가 다른 공간에서 존재하는 상황에서 그 캐릭터가 현재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게이머가 실시간으로 알고 싶어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푸시 알림을 모바일 기기에 내려주면 편리할 것으로 봤다. 실제 개발 직전 단계까지 갔다가 무효화됐다. 아쉬운 점이다.

    오원석 : 실현되진 못했지만, 결국 VTC코리아도 엔도어즈와 비슷한 전략을 취했던 것이라고 생각하면 되나? 모바일게임을 웹게임과 연동시키는 전략 말이다.

    장준호 : '웹삼국지'를 서비스하면서 생각이 바뀐 것이 있다. 원래 웹게임은 웹게임다워야 하고, 온라인게임은 온라인게임다워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 둘의 경계를 나눌 단계가 지난 것 같다. 웹게임을 모바일게임과 연동해 기존 PC게임을 살려낼 전략을 짰다기보단, 전체 PC용 온라인게임이 모바일 기기와 어떻게 호흡할 수 있는지를 고민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웹삼국지'가 웹게임이다보니 웹게임이라는 요소가 자연스럽게 들어갔을 뿐이다.

    오준경 : 아직은 과도기다. 아직 PC 온라인게임에 충성적인 게이머가 있고, 모바일게임은 이제 막 크는 상황이다. 자동차 산업에 비유하자면, 언젠가 화석연료로 동작하는 자동차는 종말을 맞을 것이다. 하지만 그 시점이 언제가 되리라고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나오는거다. 언제가 될 지 모르는 그 시점에서도 부드럽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게임도 일단 하이브리드 게임으로 대응하자는 전략이다.

    홍영준 : 외부인으로서 '삼국지를 품다'의 전략을 보면, '삼국지를 품다'의 의미는 멀티플랫폼이라는 것에 있는 것 같다. A라는 제품을 만들어서 PC와 스마트폰, 태블릿 PC 모두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렇듯 모바일게임 시대 대응하는 방법은 각 업체들이 제작하고 있는 콘텐츠의 성격이나 게이머의 성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국내 모 게임 개발업체는 꽤 규모가 큰 MMORPG를 모바일게임에서 일부 기능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개발 중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삼국지를 품다'처럼 모든 기능을 지원하는 방식은 아니라는 거다. 블리자드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도 경매장 기능을 모바일 플랫폼에서 구현하지 않았나. 그것도 또 다른 모바일 시대 대응 방식이라고 보는 것이다. 모바일과 PC가 완전히 같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할 수도 있고, 혹은 외전 형식의 게임을 사로 다르게 지원할 수도 있다. 관건은 게임에 대한 경험 자체가 모바일 기기로 오면서 어떻게 최적화시키는지 여부가 될 것이다.

    장준호 : 그게 바로 지금인 것 같다. 지금의 상태가 언제 바뀔지 모르니까. 기존 PC에서 즐기던 게임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특정 콘텐츠만 모아 모바일에서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좋아 보인다. 게이머는 필요하면 PC를 켜게 될 것이다.

    '웹삼국지'는 게임 속에서 경매장이 있다. 장수를 사고 파는 경매장이다. 경매라는 콘텐츠 특성상 정해진 시간에 낙찰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그 시간에 PC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경매를 위해 모바일 기기를 통해 접속하는 경우가 많다.

    우선은 엔도어즈의 '삼국지를 품다'가 PC 웹게임을 통해 모바일 기기와 완전 융합을 꿈꾸고 있다. 게이머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외부인으로서 굉장히 궁금하다.

    오원석 : '삼국지를 품다' 얘기가 자주 나오긴 하지만, 모바일 기기와 PC 플랫폼의 게임 이용 특성이 다르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삼국지를 품다'는 두 플랫폼에서 똑같은 게임을 지원하게 될 텐데, 이 지점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없을까.

    홍영준 : 내 생각도 비슷하다. 아까 엔도어즈는 PC와 모바일 모두에서 똑같은 게임을 지원해 PC 게이머의 이탈 없이 새로운 모바일 게이머 시장을 추가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과연 모바일 시장에서도 새로운 게이머층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거꾸로 모바일 기기로 게임을 접하는 게이머가 떨어져 나가지 않을지 걱정이다. 나는 멀티플랫폼 전략의 의의는 새로운 모바일 기기 게이머 시장을 확보한다기보다는, 모바일 기기 게이머 일부를 PC게임 시장으로 흡수하겠다는 것에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장준호 : 비슷한 의견을 갖고 있다. 모바일 기기 게임은 PC게임으로 유도하기 위한 매개체 정도라고 생각한다. 완전히 독립된 콘텐츠가 될 수 있을지 아직은 의문이다.

    오준경 : 개발실 안에서는 현재 끊임없이 테스트가 이뤄지고 있다. 모바일 기기의 사용자조작환경(UI)이나 모바일만을 위한 조작 기술도 개발했다. 실제로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느낀 것은, 예를 들어 적이 침입해 공격을 받고 있다는 알림을 받았는데도 굳이 PC를 켜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바일에서 다 할 수 있도록 했으니까.

    물론, 현재로서는 뭐라 확답을 할 수는 없다. 모바일 기기와 PC 모두에 똑같은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것이 과연 모바일게이머 층을 PC로 흡수하게 될 지 아직 모른다.

    하지만 목표는 확실하다. 우리는 현재 명확하게 모바일 사용자를 PC로 끌어들인다는 개념이 아니라 모바일 기기에서도 똑같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홍영준 : 물론 어느 정도는 가능하다고 본다. 이런 종류의 게임도 모바일게임에 있구나 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해도 멀티플랫폼 게임이라면 주요 플랫폼은 PC가 될 것이라는 거다. 고무적인 부분은 있다. PC만 했다면 놓쳤을 모바일기기 게이머층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는 부분이다.

    오원석 : 구체적으로 게이머 성향은 어떻게 달리 나타나나?

    홍영준 : 우선 게임을 즐기는 시간이 다르다. '삼국지를 품다'는 사용자가 접속했을 때 1시간에서 3시간 이상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했을 것이라고 믿는다.

    오원석 : 그렇게 했나? (일동 웃음)

    홍영준 : 하지만 모바일게임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플레이 시간이 길어질수록 게이머 스트레스는 증가한다고 본다. 여성 분들이나 전혀 게임을 하지 않던 사용자가 모바일 기기에서 SNG를 플레이하는 것은 게임 자체가 가볍게 뭔가 아기자기하게 꾸밀 수 있는 그런 부분에 빠져드는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전혀 게이머가 아니었던 사람들도 게이머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바일 기기 게임이라면 이런 취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PC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모바일에서 완전히 똑같이 구현된다고 해서 기존 PC 게이머들이 큰 감흥을 느낄 지 의문이다.

    오준경 : 우리도 테스트를 하면서 1시간 이상 즐기도록 하는 것이 단점으로 작용할 것인지 장점이 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페이스북 게임이나, 모바일게임, 웹게임 등의 발전 방향을 살펴본 결과가 흥미롭다. 처음에는 굉장히 가볍고 단순한 게임들이 점차 복잡하고 하드코어한 게임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바로 이 지점에서 기대하는 부분이 있다. "모바일기기에서도 이런 게임이 있네"하는 사용자가 있을 수 있다는 거지.

    무엇보다 처음으로 도전하는 부분이 너무 많다. 지금까지 이 같은 게임에 대한 레퍼런스가 없기 때문이다. 그저 '모바일 기기에서도 똑같은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목표에 따라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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