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윈도우 애저'가 국내 공식 런칭됐다. 이날 행사장에는 김형수 넥슨아메리카 팀장이 미국에서 날아와 넥슨아메리카 법인이 왜 '윈도우 애저'를 사용해서 '칼마코인(Karma Koin)'이라는 선불 카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지 설명했다.

행사가 끝나고 그 다음날 김형수 팀장에게 전화를 걸고 만났다. 게임업계 입장에서 클라우드가 어떤 이점을 줄 수 있는지 전체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김형수 팀장은 2006년 넥슨아메리카 법인이 만들어질 때부터 참여해 지금까지 그곳에 몸담고 있다. 그는 게임 퍼블리싱 시스템 운영 책임과 빌링 플랫폼 개발과 운영 책임을 지내고 현재 칼마코인 시스템 개발과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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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기술 뿐아니라 비용까지 고려해야되는 입장에서 클라우드는 정말 안쓸 이유가 없습니다. 자체 IDC에서 운영할 때와는 비교자체가 불가능합니다. 하드웨어와 OS나 DB 같은 구매 비용이 '제로' 거든요. 개발툴이나 일부 상용 제품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이점은 엄청납니다"라고 밝혔다.

넥슨아메리카는 두 분야에서 클라우드를 활용하고 있다. 북미 지역에 직접 서비스하는 다양한 다중 접속자 온라인게임(MMORPG) 게임을 위한 사내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모바일이나 페이스북 기반 게임을 위한 퍼블릭 클라우드, 이번 칼마코인 같은 글로벌 선불 카드 서비스를 위한 퍼블릭 클라우드 활용이 그것.

현재까지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를 활용해 MMORPG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그는 "아직까지는 검증이 덜 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대신 넥슨아메리카는 4년전부터 서버 가상화를 통해 실제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 해외 새로운 게임을 런칭할 때도 이런 방식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온라인게임 회사들이 대부분 윈도우 인프라와 개발툴을 사용하고 있지만 일부는 윈도우 서버에 MySQL을 얹어 라이선스 절감도 꾀하고 있다.

이에 비해 '카트라이더' 같은 페이스북이나 다른 모바일게임은 아마존을 활용한다. 언제 접속자가 폭증할지 모르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유연하게 다가설 수 있어서다.

카르마코인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애저 기반이다. 현재 칼마코인은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4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데 7만5천여개 이상의 소매점에서 판매중이며 북미 선불카드 시장에서 애플에 이어 판매량 2위에 올라있지만 온라인게임 시장내에서는 1위다.

현재 칼마코인은 MS의 미국 데이터센터의 싱글 인스턴스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향후 각 지역에 가장 가까운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터센터를 활용할 계획이다.

그는 "속도라든가 전체적인 서비스 안정성을 위한 조치입니다. 퍼블릭 클라우드가 없었다면 해당 지역에 독자 IDC를 만들거나 호스팅 업체와 접촉해서 일을 진행했어야 하는데 지금은 미국법인에서 바로 결정해서 바로 멀티 인스턴스로 진행할 수 있는 것이죠.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자가 데이터베이스 싱크 기술을 제공하기 때문에 아주 수월하게 서비스를 런칭할 수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클라우드를 적극 활용해야 되는 이유는 이 외에도 많다. 가령 하나의 MMORPG 게임을 개발한 후 클로즈베타, 오픈베타 서비스를 진행하면 2만명에서 최대 15만명의 이용자들이 참여하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 하드웨어를 구매하고 운영체제를 비롯한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구매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설치 작업과 운영도 만만치 않다.

문제는 또 있다. 이렇게 테스트가 끝난 게임을 정식 런칭할 경우 실제 돈을 내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는 초기에 1만명도 안된다. 장비 자체는 이미 도입돼 있는데 중고로 팔수도 없고 도입한 라이선스도 어찌할 도리가 없다. 향후 이런 분야에 대한 연구와 투자가 병행돼야 하는 상황이다.

이들이 유연하게 움직여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미국의 온라인게임 서비스 업체들의 등장이다. 아직까지 국내 기업들이 아태지역에서 강력한 시장 경쟁력을 보이고 있지만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LOL)' 같은 서비스가 성공을 거두면서 국내 기업들을 위협할 수 있는 경쟁자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MMORGP 같은 경우 기획이나 개발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서비스의 안정성이다. 최근 '디아블로3'을 출시한 블리자드가 온라인 서비스 문제로 많은 게임머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운 경쟁자들이 한두번의 실패를 경험하고 나서 빠르게 이런 서비스 운영 노하우를 축적하고 부상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한국 온라인 게임 회사들의 운영 노하우가 절대적인 경쟁력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게임 회사들이 x86 서버의 가장 큰 구매자 중 한 곳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클라우드 도입이나 활용은 경쟁력과 맞닿아 있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이다.

김형수 팀장은 "아이디어를 바로 전세계에 구현할 수 있는 세상입니다. 안 쓸 이유가 없습니다. 국내 게임 회사들도 적극적으로 클라우드 환경을 도입, 활용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그는 국내 벤처나 기존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이런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해 보라고 조언했다. 아이디어가 해외 기업에 밀리지 않는 상황에서 이제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데도 한결 수월하고 유리하다는 것. 해외 지사를 만들고 인력을 뽑고 서비스를 런칭해야 할 때 드는 초기 비용이 '제로'인 상황을 마음껏 활용하라는 설명이다. 이미 해외 많은 기업들이 이런 클라우드를 활용하면서 초기 비용을 줄이고 글로벌 시장에 바로 대응하고 있는 상황에서 예전처럼 국내 시장만을 보고 사업을 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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