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을 바이어에게 보여주기 위해 전세계 방방곡곡을 누빌만큼 인력과 비용, 시간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온라인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해외시장과 바이어에 관한 정보를 얻고 의사소통할 통로가 온라인에서는 오프라인보다 더 크게 열리고 접근하기가 쉽습니다."

편지, 영화, 쇼핑, 독서, 음악 감상, 전화 등 우리 생활은 인터넷을 만나 더 편리해졌다. 그런데 무역은 여전히 오프라인 영역이다. 해외 바이어를 찾으려고 무역 전시회에 참석해야 한다. 전시회가 해외에서 열리면 항공비에 숙박비는 물론 인력도 든다.

티모시 륭 알리바바닷컴 글로벌 서플라이어 대표는 알리바바닷컴을 소개하는 기자간담회를 6월13일 열고 온라인 무역을 이용하면 비용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도 해외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알리바바닷컴 배은주 한국 대표와 티모시 륭 글로벌 서플라이어 대표
▲ 알리바바닷컴 배은주 한국 대표와 티모시 륭 글로벌 서플라이어 대표

수출 담당 직원 없는 중소기업도 해외 진출 노릴 수 있다

알리바바닷컴은 중국에서 탄생한 전세계 1위 온라인 전자상거래 웹사이트로, 240개국 수출입 업체가 활용하고 있다. 일종의 온라인 무역 전시회이자 상품 전시장이다.

"우리의 미션은 '작은 기업이 어디에서나 사업하기 쉽도록 돕는다'입니다. 우리는 철저하게 중소기업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알리바바닷컴은 무역 거래에 관한 상담을 하는 공간으로, 직원이 10명인 작은 무역회사부터 2천~3천명 규모인 제조회사까지 주로 중소기업이 판매자로 등록돼 있습니다. 반면 바이어는 월마트나 베스타바이와 같은 큰 업체도 등록해 있습니다." '열려라 참깨'를 외쳐 보물을 찾은 알리바바처럼 각국의 중소기업을 알리바바로 만들겠다는 미션인 셈이다.

티모시 륭 대표는 기존 무역 시장에서 중소기업이 겪는 어려움으로 ▲잠재고객에 관한 정보를 얻기가 어렵고 ▲국제 시장에서 대기업처럼 영업조직이나 유통조직을 갖추기 어렵고 ▲언어의 제한이 있으며 ▲상품 가격 경쟁에서 밀리고 ▲해외 시장에 관한 정보가 적다는 점을 꼽았다. 하지만 이러한 제약은 인터넷이 등장하기 전, 정보가 막혔을 때 이야기라고 말했다. "온라인이라는 도구가 나오면서 이제 무역은 대기업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수출입을 온라인으로 하는 서비스라는 게 잘 와닿지 않는다. 검색과 e메일이란 서비스가 있는데 알리바바닷컴이 수출입 업체에 제공할 이점이 무엇이라는 것일까. 알리바바닷컴은 1인 기업으로 시작해 러시아와 브라질, 일본 등에 차량용 영상 블랙박스를 수출하는 디에스글로벌을 소개했다.

이헌재 대표는 알리바바닷컴에서 러시아 경찰청의 연락을 받고 빼쩨르부르크 경찰 차량에 제품을 수출했다. 이를 계기로 이후 일본, 브라질 등에 수출하기 시작했고 320개 업체와 연락하며 187개 고정 거래 업체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알리바바닷컴은 판매자와 바이어가 서로 연락하게 하는 데서 역할은 끝납니다. 하지만 수입하길 원하는 업체는 상품 정보와 가격을 쉽게 얻고, 판매자는 비용이 많이 드는 행사를 찾지 않아도 바이어와 연락할 수 있습니다."

알리바바닷컴은 판매자에게 상품 정보를 본 이용자의 국가, 방문자 수 변화, 총 방문자 수 등 통계 정보를 제공한다. 이 정보를 토대로 판매자는 공략할 지역을 가늠하는 것도 가능한 모양이다. 해외 시장을 분석할 담당 직원이 없는 작은 기업도 수출 가능성을 열게 되는 것이다.

디에스글로벌의 이야기는 솔깃하게 하지만, 아직 알리바바닷컴에 한국 이용자는 1%도 안 된다. 티모시 륭 대표는 한국이 OECD 국가 중 수출입 규모로 10위 안에 들지만, 알리바바닷컴을 활발하게 사용하지 않는 게 못내 아쉬운 눈치였다.

"한국은 전체 기업 중 중소기업이 99%, 고용에 이바지하는 비율이 88%인데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 불과합니다. 한국의 중소기업이 수출을 잘 하도록 돕는다면 앞으로 일자리 창출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알리바바닷컴은 국내 이용자를 위해 알리바바닷컴을 한국어판으로 마련했다.

인터넷 문외한 영어교사가 야후 넘보는 회장님으로

상품과 기업 정보를 공개하는 온라인 무역 전시장 알리바바닷컴은 2012년 현재 회원수가 7980만명이 넘는다. 알리바바닷컴은 46개 산업군, 5900개 상품 카테고리를 마련해 전세계 비즈니스 웹사이트 중 3위, 전자상거래 카테고리에서 1위, 인터넷 비즈니스와 무역 부문 1위에 올랐다.(알렉사닷컴 기준) 알리바바닷컴의 기업가치는 350억달러로 알려졌는데 우리돈으로 40조원이 넘는다. 올초 야후가 휘청인다는 소식과 함께 야후를 인수하려는 후보로 꼽힌 곳 중 한곳이 중국의 알리바바닷컴이었다.

알리바바닷컴 항저우 아파트
▲ 알리바바닷컴 항저우 아파트

▲사진 : 알리바바닷컴 한국 제공


알리바바닷컴은 전세계에 직원 2만5천명을 둔 알리바바그룹으로 성장했지만, 13년 전 아파트에서 18명이 만든 회사였다. 티모시 륭 대표는 창업스토리를 짤막하게 소개했다.

영어교사 잭 마는 1990년대 중반 미국에서 인터넷이란 것을 처음 알게 됐다. 잭 마는 "인터넷에서 모든 걸 찾을 수 있다"란 말을 듣고 중국 맥주를 인터넷에서 검색했다. 그런데 모든 게 있다던 인터넷에서 중국 맥주는 찾을 수 없었다.

그는 '중국 맥주를 인터넷에서 검색되게 하면 수입하려는 회사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B2B 전자상거래 웹사이트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잭 마는 중국으로 돌아와 항저우에 있는 자기 아파트에서 17명을 모아 1999년 알리바바닷컴을 창업했다. 그가 바로 잭 마 알리바바그룹 회장이다.

13년이 지나 알리바바닷컴은 글로벌 무역을 하는 알리바바닷컴 글로벌과 중국 내 업체간 거래를 돕는 1688.com, 중국 최대 오픈마켓 타오바오, 브랜드 제품을 위한 타오바오몰, 쇼핑 검색 엔진 e타오, B2C 서비스를 위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알리윤, 온라인 결제 플랫폼 알리페이, 야후 중국 등을 계열사로 둔 알리바바그룹으로 성장했다.

알리바바그룹은 항저우의 아파트를 지금도 사무실 중 한곳으로 두고 있다. 이곳은 타오바오와 같은 알리바바그룹의 신사업 조직이 서비스를 만드는 인큐베이터로 쓰인다. 사업 아이디어를 들고 직원들은 이 아파트에서 창업자들이 했던 대로 성공하고 나서야 아파트를 나올 수 있다고 티모시 륭 대표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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