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판 '시리'가 올 하반기에 나올 모양이다. 네이버를 서비스하는 NHN은 자체 음성인식 기술 '링크'(Link)를 적용한 비서 앱을 올 하반기에 내놓는다고 7월27일 발표했다.

NHN은 "‘글로벌회화’ 앱에 적용된 ‘링크’는 네이버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대화형 음성인식 기술로써 네이버의 음성인식, 자연어처리, 검색기술 등을 이용하여 보다 쉽고 빠르게 정보를 검색하고 스마트폰을 활용하게 해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링크'는 NHN이 2010년 7월 전담반을 꾸리고 12월 내놓은 음성검색 서비스에 뿌리를 뒀다. 당시 NHN은 5개월 전 음성검색 서비스를 내놨으나, 이 기술은 에이치씨아이랩(HCILAB)이라는 외부 회사에서 만들어 NHN의 기술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그뒤 '링크'는 네이버 모바일 앱과 네이버 지도 앱의 음성검색, 미투데이 음성메모 등에 쓰였고, 이번에 '글로벌회화' 앱에도 적용됐다.

네이버 음성인식 기술 '링크'로 음성검색
▲ 네이버 음성인식 기술 '링크'로 음성검색

▲'글로벌회화' 안드로이드 앱에서 '링크'로 회화 표현을 검색하는 화면


사실 NHN은 '글로벌회화' 앱에 음성검색을 넣기 전까지 '링크'란 이름을 대외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그전까지는 그저 음성검색, 음성메모 기술 등으로만 설명했을 뿐이다. NHN쪽은 "이전에는 '네이버 스피치'란 이름을 잠깐 썼다 이번에 '링크'라고 지었다"라며 "그동안 (네이버 음성인식이)자체 기술이란 걸 모르는 사람이 많았는데 이 인식을 바로잡고자 했고, 그 덕분에 힘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음성기술을 총괄하는 김광현 실장은 "'글로벌회화' 앱 탑재를 시작으로 '링크'를 적용한 비서 앱을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라며 "비서 앱은 전화, 문자 등 음성을 통한 스마트폰 제어 기능에 시계, 일정관리 등 유틸리티 기능을 장착하고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한 검색을 지원하며 연속적인 대화형 음성인식이 가능하도록 발전시킨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서 앱에 '링크'를 적용한다는 이야기는, 앱을 쓰려고 이용자가 이런저런 단추를 찾아 누르는 대신 스마트폰에 대고 말하면 작동하게 한다는 뜻이다. 이 기능은 벌써 '글로벌회화' 앱에 슬쩍 들어온 모양이다.

네이버 음성검색, 음성메모
▲ 네이버 음성검색, 음성메모

▲네이버 앱과 네이버 지도 앱의 음성검색 기능과 미투데이 음성메모.


'글로벌회화' 앱으로 '이 짐 부쳐 주세요'라고 음성검색하면, 앱은 이용자가 미리 설정한 언어로 이 표현을 찾아주고, 곧바로 읽어주기까지 한다. 음성검색이 붙기 전까진 이용자가 검색 탭으로 들어가 글자를 입력하고, 적당한 표현을 고르고 재생 단추를 눌러야 했다. 이 기능은 모든 검색 결과에서 쓸 순 없고, 네이버가 미리 마련한 표현 문구와 정확하게 일치하는 문구로 검색했을 때만 작동한다. 검색 결과가 단 하나일 때만 가능한 셈이다.

네이버가 음성인식 기술 '뉘앙스'를 바탕으로 한 애플의 '시리'와 같은 수준의 서비스를 '링크'와 비서앱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까. 비서 앱의 기능 설명만 들으면, 구글의 음성인식 기반 비서 서비스 '구글 나우'에 견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 'S보이스'와 팬택 '스마트 보이스'에 쓰인 '블링고'나 LG전자가 자체 개발한 'Q보이스'도 '링크'의 경쟁자다. 다만, 네이버는 자체 운영체제나 단말기가 없으니, '링크'를 깔 곳을 찾아야 하는 약점이 있다. 이미 안드로이드와 iOS는 구글과 애플이, 삼성전자와 팬택, LG전자 등은 직접 혹은 외부 기술로 음성인식 기능을 적용해, 네이버가 낄 자리는 상당히 좁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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