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만큼 사람을 닮은 로봇 제작을 열망하는 나라가 또 어디 있을까. 일본 만화영화에서 로봇은 단골 소재다. 스스로 움직이는 로봇부터 사람이 탈 수 있는 로봇까지 다양하다. '건담'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만화영화에 쓰인 상상력은 일본 로봇 산업에 영감을 주기도 했다. 일본 자동차업체 혼다는 지난 2000년, 두 발로 걷는 첫 번째 휴머노이드 '아시모'를 소개하기도 했다.

아시모가 혼다의 기술력을 뽐내기 위한 이벤트성 비매품 로봇이라면, '구라타스'는 만화영화 건담을 쏙 빼닮은 판매용 로봇이다. 구라타스가 얼마나 건담과 비슷한 모습인지 살펴보면 혀를 내두를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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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uratas_1_500

일본 스이도바시 중공업이 만든 구라타스는 사람이 탑승할 수 있는 콕핏을 갖췄다. 높이가 4m에 이르고, 폭은 3m에 달한다. 무게도 4.5톤이다. 아쉽지만 구라타스는 두 발로 걷거나 하늘을 날 수는 없다. 네 개의 다리에 달린 바퀴로 움직인다. 하지만 콕핏에 탑승한 사람이 직접 조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로봇 매니아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놀라운 점은 구라타스는 전투형 로봇을 콘셉트로 제작됐다는 점이다. 양팔을 비롯한 구라타스 몸 전체에 무기가 탑재돼 있다. 구라타스가 몸에 두른 무기는 장난감 총에 쓰이는 플라스틱 총알이다.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장치에서는 미사일 대신 물통을 쏠 수 있다. 우주에서 로봇에 올라 전투를 벌이는 만화영화속 주인공의 기분만 체험하라는 식이다.

사람이 구라타스 안에 올라타지 않아도 된다. 구라타스는 아이폰 등 스마트폰을 이용해 외부에서 조작할 수도 있다. 일본의 전투형 로봇도 스마트폰 열풍에 한 발 걸친 셈이다.

이만 하면 로봇 매니아가 탐낼만한 물건이 아닐까. 구라타스는 누구나 구입할 수 있다. 스이도바시 중공업은 구라타스의 가격을 135만달러로 정했다. 우리나라 돈으로 15억원 정도다. 스아도바시 중공업은 구라타스를 설명하며 "구라타스는 예술작품이나 평범한 탈것은 아니기 때문에 안전과 편안함을 제공하지는 않는다"라며 "하지만 로봇 조종자의 꿈을 이뤄준다"고 밝혔다. 로봇 매니아들의 열망을 채워줄 수 있다는 뜻인데, 만화영화 속에서만 구경할 수 있었던 로봇을 실제로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싼값이라고 생각해야 할까.

15억원짜리 구라타스로 뭘 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전혀 실용적이지 않다는 점은 구라타스의 최대 단점이다. 플라스틱 총알과 물통을 쏠 수 있는 부호들을 위한 장난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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