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구글코리아는 블로그를 통해 유튜브를 홍보하는 모바일 광고를 소개했다. 제목은 '작지만 재미있습니다'였는데 유튜브가 아니라 모바일 광고가 재미있단 이야기였다. 스마트폰을 기울이면 광고 속 캐릭터가 움직이는 광고, 광고 속 빈자리를 이미지를 끌어다 채우면 랜딩 페이지로 넘어가는 광고, 또 여러 개 영상을 손으로 넘기며 고르게 하는 랜딩 페이지 등이 소개됐다.

TV를 보다 광고가 나오면 채널을 돌리기 일쑤고, 웹사이트를 방문했다 팝업으로 광고가 뜨면 서둘러 닫기 급급한데 구글코리아는 광고를 두고 '재미있다'라고 표현했다. 광고도 하나의 즐길거리란 뜻일까. 가뜩이나 화면이 작아 답답한 스마트폰에서 광고는 마주치고 싶지 않은데 말이다.

구글코리아가 소개한 해당 모바일 광고는 비트도트란 회사에서 제작했다. 이제 설립 2년차를 맞이했는데 조희제 비트도트 대표는 "광고도 콘텐츠"라고 말했다. 비트도트는 구글코리아의 모바일 광고를 제작 대행하는데 애드몹 국내 광고주의 일부 인터랙티브 광고를 만든다. 애드몹은 구글이 전세계에 서비스하는 모바일 광고 플랫폼이다.

조희제 비트도트 대표
▲ 조희제 비트도트 대표


▲조희제 비트도트 대표


조희제 대표는 잡지 제작과 모바일 광고의 비슷한 점으로 기획이 우선한다는 점을 꼽았다. 비트도트는 구글코리아의 모바일 광고를 제작하기 전 아이패드용 잡지 '에피소드'를 발행했다.

"'에피소드'를 만들 때 기획부터 시작했어요. 원고를 받고 짜는 게 아니라, 기획을 하고선 원고 분량과 방향을 잡고, 그제야 원고 분량을 정하는 식이죠." 조희제 대표가 이 이야기에서 언급한 기획은 기사 꼭지나 아이템이 아니라 이용자 경험에 대한 거다. '무엇을 쓸까'가 아니라 '어떤 경험을 줄까'를 고민했다는 이야기다.

모바일 광고 제작 이야길 하는데 잡지와 UX 기획을 이야기하니 머리가 복잡해진다. 생각해보자. 잡지란 건 넘겨서 읽는 책이 아니던가. 잡지를 태블릿PC로 본대도 좌우로 넘기거나 위아래로 훑는 정도인 것 같은데 조희제 대표는 조금 다르게 생각했다.

그는 '에피소드'와 모바일 광고가 터치스크린에서 작동한다는 점부터 꼽았다. "그동안 잡지는 종이를 순서대로 넘기며 읽었지요. '와이어드'(아이패드 출시와 동시에 나온 잡지 앱)가 처음 나왔을 때 좌우, 상하로 넘기는 방식을 들여와 놀랐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 보자면, 콘텐츠를 층으로 쌓은 건데요. 사실 기존 잡지는 옆으로 길게 이은 걸 두 쪽씩 짤라 붙인 거죠. '와이어드'는 그걸 바꿔 층단위로 바꿨어요." 아이패드로 잡지를 보여주려는 시도가 터치스크린을 적극 활용한 제작 방식을 고민하는 걸로 이어졌단 이야기다.


▲비트도트가 제작한 모바일 광고 보러가기


그의 말은 종이 잡지와 태블릿PC용 잡지가 다르듯, 터치스크린으로 보이는 모바일 광고도 이전의 온라인 광고와 달라야 한단 뜻이기도 하다. 이쯤에서 터치스크린이라는 스마트폰의 기능 하나로 잡지와 광고 제작에 변화를 줘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조희제 대표는 "웹 기획을 할 때는 평면을 바탕으로 했지만, 이젠 '이용자가 만지게 하고 움직임을 어떻게 이끌어내는가'라는 UX 기획을 해야 한다"라며 모바일 광고를 만들 때 고민해야 할 점을 알려줬다.

"화면 기획을 하는 것과 UX 기획에는 차이가 있어요. 이용자 환경(UI) 기획에 UX까지 더해야 하는 건데요. 이용자가 행동했을 때 화면이 바뀌는 경험, 이건 이용자와 기기 또는 콘텐츠를 연결합니다. 보세요. 그동안 PC나 잡지는 보는 것만 가능했어요.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로 오면서 만지는 문화가 생겼습니다. 시각 중심에서 이제 촉각, 상호작용(인터랙션) 문화로 가는 큰 변화가 나타난 겁니다."

잡지의 독자, 광고의 타깃 고객 또는 이용자는 스마트폰의 자이로스코프 센서, 터치, 진동, GPS 등 다양한 기능을 이용한 다양한 앱을 이미 써봤다. 이 가운데서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유명 연예인의 얼굴만 내밀 순 없는 노릇이다. 조희제 대표는 '에피소드'란 무명 잡지를 만들며 이런 고민에 빠졌으리라.

한 번 앱을 내려받은 이용자에게 다시 선택받기 위해, 눈길을 끌기 위해 조희제 대표가 선택한 건 HTML5였다. "HTML5로 할 수 밖에 없는 게 운영체제와 단말기 화면 사이즈에 다 맞추긴 어렵기 때문입니다. 단말기가 10종이 있으면 다 최적화 작업을 해야해요. 이 과정이 어려운 게 아니어도 시간과 노력이 들지요. 물론, 웹브라우저의 성능에 따라 구현되는 기능이 달라진다는 한계는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비트도트는 모바일 광고를 HTML5로 만든다. 이전에 발행한 '에피소드'는 아이패드용 앱에 머무른 게 아쉽지만, 조희제 대표는 단말기마다 센서와 기능, 또 그 위에서 작동하는 웹브라우저의 성능에 대해 정리하는 중이라며 전자책을 접진 않을 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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